2018년 11월, 전국의 작은 동네책방들이 손잡고 연대 모임인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각 지역에서 외로이 고군분투하던 우리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인사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벅찼습니다.
그리고 2019년 1월, 회원 책방들이 모두 모이는 제 1회 워크숍을 전주에서 가졌습니다.
전체 61개 회원 책방 가운데 43곳, 57명의 사람들이 전주에서 1박2일을 만나기 위해 모였습니다.
70%가량 되는 놀라운 참석율이어서 우리는 서로 놀랐습니다.
얼마나 이 만남이 간절했는지를 확인한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모처럼 시간을 내서, 일 년에 딱 한 번 할 수 밖에 없는 워크숍이기에 잠시의 짬도 허투루 쓰지않고 너무너무 일정이 빡빡한, 그러나 너무너무 알찬 프로그램을 시간을 보냈지요.
제1회 워크숍을 전주에서 가진 이유는 일단 전주에도 10 여개 동네책방들이 최근 속속 들어서고 있고요, 무엇보다도 전주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와는 뗄 수 없는 이런저런 정책과 지원사업들을 내고 있는 출판진흥원도 원장님이 최근에 새로 임명되셨고요, 이 기회에 함께 인사나누며 협업을 의논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입니다. 워크숍 프로그램 중의 일부를 진흥원 강당을 빌려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1일차 모임은 전주에 있는 문학전문서점 "카프카"에서 진행했습니다.
북카페를 여러 해 동안 해오셨고 서점으로 바꾼지는 이제 2년 되었다고 하는데요. 등단 작가이신 책방지기는 이 서점의 특징으로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4년까지 오랫동안 이어가는 독서모임 글쓰기 모임 등의 내공을 들었습니다. 장소가 넓어서 50 여 명에 이르는 참가자들이 여유있게 둘러앉아 기본 발제와 강연도 듣고 분과별 모임도 할 수 있었네요.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약칭 책방넷)는 회장(김영수 부산 책과아이들 대표)과 3인의 부회장, 그리고 모든 회원들이 의무적으로 소속되어 있는 3개 분과사업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일차에는 각 분과별로 모여앉아 2019년 주요하게 실행할 사업기획안들을 논의했고요, 회원사인 대전 우분투북스 이용주 대표님으로부터 <동네책방 북큐레이션> 강의를 들었습니다.
2일차 오전에는 전주에 있는 회원 책방 투어를 했지요.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 내에 자리한 "토닥토닥" 카피라이터 책방지기의 언어구사력이 돋보이는 "잘익은언어들" 세련된 인테리어 감각이 돋보이는 "살림책방" 들을 돌아보고 책 한 권씩 구매도 해서 인증샷도 남기고....덕분에 이들 책방은 책방지기들 우정의 구매로 이날 매출이 아주 훈훈했다죠..ㅎ...
2일차 오후 행사의 클라이맥스는 바로 <동네책방 생존 필살기 대공개> 시간이었습니다.
참여자가 많아서 시간이 늦어질 것을 우려해 한 책방 당 4분으로 시간을 제한하고 "나는 이렇게 지역에서 살아남고 있다" 생존 필살기를 대방출하였습니다.
이 시간은 정말 감동의 부흥회장이었습니다. 한결같이 재능많고 성실하고 열정적인 동네 책방지기들의 진가를 확인하는 시간이었고 풀어져있던 자신을 가다듬는 시간이었으며 새해 새 각오를 다지는 자극과 도전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틀 통틀어 가장 좋은 시간이었고, 바로 이런 걸 위해 우리가 모였음을 새삼 확인한 순간이기도 했지요.
발표자 중 4곳을 뽑아 상품도 나갔습니다.
잊고 싶지 않은, 오래 기억하고 싶은, 정말 여기 모인 모든 분들과 오래오래 한 길 가고 싶어졌던 그런 충만한 워크숍이었습니다. 새해 아침 받아온 이 기운으로 한 해 동안 다시 신발끈을 조이고 열심히 한 번 책방을 운영해보고 싶습니다.
"흥해라, 동네책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