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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11 : 구슬여섯 ~73페이지까지
1941년부터 1948년까지의 기록이다.
불안한 정세에 조선을 떠나는 외국인들이 많았다.
1941.11월말 서울에는 21명의 외국인이 남아 있었고, 조선을 떠나라는 미국영사관의 경고 편지가 날아왔다.
금광과 딜쿠샤를 포기할 수 없었던 테일러부부는 끝까지 남았고, 테일러가 일경에 잡혀가서 금광을 포기한 후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포로의 신분으로 조선을 떠나서 일본으로 갔고, 수용소 생활을 하다 아프리카 중립항구 로렌수 마르케스항에서 미국행 배에 오를 수 있었다.
얼마되지 않은 재산으로 생활하기 어려워 맞벌이를 해야 했다. 종전이 되고 한국으로 돌아가자던 약속은 테일러의 심장마비로 지켜질 수 없는듯 했지만 메리는 남편의 유골을 들고 한국으로 가는 배에 오른다.
ㅡ 思 : 외국인도 이렇게 불안했던 그 시절 우리 민족의 삶은 어떠했을까 생각해본다.
ㅡㅡㅡㅡㅡㅡ 전체서평
책읏ㄴ 읽고 검색을 해 보니, 3.1운동과 딜쿠샤와 그 곳에 살던 테일러 부부에 관한 기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딜쿠샤와 3.1운동은 직접 상관이 없다. 하지만 3.1운동 100주년을 맞아서 조명을 받는 이유는 책 227페이지 때문이다. 브루스(본명은 앨버트 와일더 테일러)가 'UP통신미합중국특별통신원'이 되어서 3.1만세운동을 세계에 알렸기 때문이다.
브루스의 기척을 느끼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병실이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그는 몸을 굽혀 내게 입맞춤을 하고는 어설픈 동작으로 아기를 안아보려고 했다. 그러는 와중에 아직도 내 침대 속에 감춰져 있던 종이 뭉치들이 드러났다. 브루스는 급히 아기를 내려놓고, 글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빛이 들어오는 창가로 달려갔다.
"대한독립선언문이군!" 브루스가 놀라서 소리쳤다. 오늘날까지도 나는 서운한 마음에 그날의 일을 힘주어 말한다. 당시 갓 신문기자가 된 브루스는 아들을 처음 만난 것보다 그 문서를 발견한 것에 더 흥분했다고 말이다. 바로 그날 밤, 시동생 빌이 독립선언문 사본과 그에 관해 브루스가 쓴 기사를 구두 뒤축에 감춘 채 서울을 떠나 도쿄로 갔다. 금지령이 떨어지기 전에 그것을 전신으로 미국에 보내기 위해서였다. 227페이지
이 책을 쓴 메리 린리 테일러는 영국인으로 연극배우였다. 동양 순회공연을 하다가 일본에서 만난 브루스와 인도에서 결혼식을 하고 한국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그녀의 이야기이다.
책은 총 '서른넷의 구슬'로 구성되어 있다. 목차가 '구슬 하나 ~ 구슬 둘~'이렇게 구성되어 있는 것은 그녀에게 의미있는 호박목걸이 때문이다. 호박목걸이는 그녀의 삶과 함께 한 산증인이다.
이야기는 한국에서 생활한 1941년부터 시작된다.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배에서 회상하는 부분에서 그녀의 성장과 남편과의 만남 그리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이야기 한다. 그녀는 1917년 한국에 왔고 1942년 태평양전쟁으로 미일관계가 악화되자 송환선을 타고 강제추방되었다. 1948년 남편의 유언에 따라 남편의 유골을 묻기 위해서 한국을 방문한다.
예전에 <조선, 1894년여름(오스트리아인 헤세-바르텍의 여행기)>란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화려한(?) 일본의 근대적 모습과 비교되는 조선을 쓴 내용들이 조금은 불편하게 다가왔다.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보다는 무언가 속상함이 먼저였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때 읽었던 그 책이 생각났나 보다. 두 사람의 시각 차이는 무엇일까? 일본에 의해 조선의 근대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다고 해도 그 곳에 살고 있던 한민족이 바뀌지는 않았을 것인데 말이다. 나는 애정이 차이라고 생각한다. 거쳐가는 사람과 머무는 사람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서 살아봐야 아는 것이 있다. 메리처럼 말이다.
미션을 정리해 본다.
1. 테일러부부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어서 읽고, 서로를 위한 사랑을 책에서 찾아보고 부부간의 사랑에 대해서 논하시오.
브루스는 미국인이다. 메리는 영국인이다. 그런데 둘은 한국에서 산다. 츤데레같은 브루스는 메리에게 낯간지러운 사랑표현을 하지 않는다. 그는 그녀를 위해서 호박목걸이를 준비하고, 딜쿠샤를 지어준다. 개척자의 후손답게 메리의 사생활을 크게 간섭하지 않는다. 메리의 브루스에 대한 가장 큰 사랑표현은 낯선 한국에서의 생활이다. 브루스는 한국에서 금광사업을 한 지가 오래 되어서 낯설지 않은 곳이지만 그녀에게는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한국에서 생활할 용기가 사랑이다. 부부간의 사랑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믿어주고 의심하지 않으며 묵묵히 바라봐주는 내 편!
2. 책에서 등장하는 테일러 부부의 주변인물 중 한국인을 중심으로 논하시오.
테일러 부부의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기억에 남는다. 집안 일을 돌보던 공서방, 가게 일을 봐 주던 김주사, 가게일을 보던 두더지 원씨.
메리는 공서방에 대해서 두 페이지를 할애해서 이야기 한다. (146~147쪽) 그만큼 그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6가게일을 보던 두더지 원씨 이야기는 새로운 금광을 찾아가는 책 뒷부분에 나오는데 그가 혼자서 영어를 독학했다는 부분이 기억에 남았다.
무엇보다 알고 싶었던 사람은 김주사이다. 개화파로 미국을 다녀와서 영어가 가능하며, 궁궐에서도 일했다는 그에 대한 기록을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보빙사로 미국에 갔던 11명 중 김씨는 없었다. 혹시 고영철을 잘못 표기했나해서 찾았더니 그는 화가 고희동의 부친으로 메리의 집에서 일할 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워싱턴 신문에 삽화로 그려진 자신의 모습이 실렸다는 부분(311쪽)을 보고 검색을 해 보았지만 끝내 찾을 수 없어서 아쉬웠다. 한국을 떠났던 메리가 돌아와서 들은 김주사의 소식은 그가 종로 감옥에 감금되었다가 거의 죽기 직전에 풀려났다는 것이다.(447쪽) 그래서 그가 누구인지 더욱 궁금했다.
3. 책에 등장하는 주변 인물 중 외국인을 중심으로 논하시오.
스물두번째 구슬에서 이야기되는 '백계 러시아인'들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백계러시아인이란 1917년 러시아혁명때 국외로 망명한 러시아인들을 말한다. 일본은 망명한 러시아인들의 육지 상륙을 허락하지 않으려고 했고, 테일러부부의 노력이 이를 성사시켰다. 6개월동안 원산에서 열악하게 지내던 이들은 미국의 도움으로 필리핀, 샌프란시스코, 중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후에 메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러시아이민자들의 모임에 초대되는데(366쪽) 그가 원산에서 백계러시아인들을 도운 까닭이다. 망명객들 중 씨심스대령과 체리가 기억에 남는다.
4. 테일러 부부의 여정을 만남부터 이별까지 순서대로 나열해 주세요.
일본에서 처음 만난 그들은 인도에서 다시 만나서 결혼한다. 한국으로 온 테일러 부부는 대부분 서울에서 같이 지냈으나 금광사업을 하던 테일러가 장거리 출장을 가면 떨어져 지내기도 했다. 테일러가 심한 병에 걸렸을 때는 혼자 미국으로 요양차 떠나서 이별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런던에서 교육받던 아들을 만나기 위해 메리가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고 영국으로 갔다가 미국에서 머물다 돌아오기도 했다. 그들의 영원한 이별은 미국에서 생활하던 중 브루스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면서이다.
5. 테일러(메리)가 다른 문화의 한국인들에게 느꼈던 정과 당혹감을 찾아보세요.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흥분해서 크게 화낼 일을 만들지 않으려면 몇 가지만 조심하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간섭하지 말 것, 불가피한 일은 받아들일 것, 가능하면 질문하지 말 것, 최대한 견뎌보다가 더 이상 안 되면 깨끗이 포기할 것, 모른 척 하고 넘어가야 할 일과 져주어야 할 때를 알 것, 슬쩍 빼돌리는 것은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경비에 포함시킬 것, 체면 차리기는 아주 오래된 습관이니 인정해 줄 것, 거짓말은 많은 경우 예의상 하는 말임을 이해할 것, 그리고 무엇보다 동양의 방식에 맞서려고 하지 말 것'(147쪽~)
메리가 다른 문화에 적응한 방식이다.
추운 겨울 한 집에서 포개듯이 잠을 자는 것, 개에 물리면 그 털을 태워서 상처에 바르는 것이나 무당이 굿을 하는 것과 같은 다른 문화는 당혹감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를 도와주고 함께 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그녀는 한국의 정을 알아가지 않았을까?
6. 책 속에 등장하는 역사적 사건을 국내와 국외 각 하나씩 소개해 주세요.
국내의 사건은 단연 3.1만세운동이다. 그녀가 세브란스병원에서 아들 브루스(아버지와 이름이 같다)를 낳으면서 3.1만세운동의 한 축이 된 부분은 잊을 수 없다. 국외의 사건은 백계러시아인들의 망명이다.
*공동미션 : 별점주기(5점 만점), 간단한 소회 발표
별점은 5점 만점에 4.5점을 주고 싶다.
그녀의 회고록은 시간이 지나서 쓴 것이기에 역사적으로 맞지 않은 부분도 있고 자세하게 서술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녀의 기록이 없었다면 우리가 모르고 지나갔을 많은 이야기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래서 이 책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 함께 나눈 이야기
- 평점과 평점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세요.
ㅈㄹ샘 : 3.5점을 주고 싶어요. 분류가 모호해요. 역사서도 아닌 것이 문학서도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진행이 매끄럽지 않아요. 그래도 아는 사람들과 아는 지명들이 나올 때는 이미지가 떠올라서 좋았어요. '서대문형무소가 보이는...' 이라는 대목에서 그 장면이 눈에 들어 왔어요.
ㅁㄴ샘 : 3점 주고 싶어요. 관점이 개인사이고 호기심을 다루었어요. 서양사람들이 미개한 나라를 관광 온 느낌이었고, 원산별장 등 이야기에서는 누리고 사는 모습과 그들이 바라보는 관점이 불편했어요. 미국과 일본의 관계를 생각했어요. 긍정적으로 본 것은 풍경, 모습 등이 그려지게 한 것이에요. 스토리는 궁금한 것이 없었어요. 씁쓸했습니다.
ㅎㄱ샘 : 3.5점 주고 싶어요. 남편이 독립선언서와 제향리사건을 세계에 알렸다는 것은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광산산업권을 가진 남편의 시선이나 생각도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부인의 시선만으로 보다보니 정세나 시선이 한정적이었습니다. 독립운동가를 만났다면 시선이 좀 달라졌을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김주사의 친척들이 그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기억에 남아요. 생활 속에 들어가지 않으면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ㅁㅈ샘 : 4점을 주고 싶어요. 역사서라기보다는 하이틴로맨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잘 사는 나라에서 누리고 살았던 용감하고 도전적인 여성의 특별한 출발선을 보면서 메리의 삶이 부러웠어요. 브루스만 보고 일반적인 마음으로 낯선 나라를 올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불같은 사랑을 생각했지요. 남편을 영웅적으로 표현했어요. 회고록이다 보니 남편에 대해서 더 애틋했을 것 같아요. 사료의 가치는 없다고 봅니다. 금강산에 간 부분이 재미있어서 금강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ㅎㄱ샘의 1번 질문에 대한 답변
462페이지의 싯구가 테일러 부부의 사랑을 말하는 것 같아요.
111페이지에 결혼의 정의에 대한 부분이 기억에 남아요. 부부는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끝을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그가 싫듯 그도 나를 싫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ㅈㄹ샘의 6번 질문에 대한 답변
251페이지 백계러시아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원산 앞바다에 정박한 백계러시아인을 도와달라고 사이토 마고토를 만나러 간 날 강우규의사가 폭탄의거를 했다는 부분을 보면서 역사적인 만남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ㅁㄴ샘의 6번 질문에 대한 답변
119페이지, 142페이지, 147페이지, 149페이지, 183페이지, 184페이지, 189페이지, 223페이지, 224페이지의 고종 장례식 묘사한 부분과 무당의 굿과 저주에 대한 부분이 기억에 남아요.
ㅁㅈ샘의 3번 질문에 대한 답변
백계러시아인이 기억에 남아요. 그 중에 체리가 기억에 남아요. 우리의 독립을 도왔던 러시아 적군파가 이 책에서는 백계러시아인들을 몰아내는 사람들인 거잖아요. 백군파와 적군파를 생각하며 역사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ㅈㄹ샘.. '닥터 지바고'가 생각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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