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작가님들의 작품 중 선덕여왕의 미실에 관한 글을 써보려 합니다.
미실의 죽음과 설원을 이용한 비담 추동에 관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사실 예전부터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미실은 왜 굳이 비담을 왕으로 세우려 했을까.
새주님은 스스로가 왕이 되지 못한다면 찬란히 부서져 그대로 끝낼 사람이지 굳이 남은 세력, 아들에게라도 권력을 물려줄 인물은 아니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미실은 죽음 직전, 자신을 찾아온 비담에게 어머니라 부를 필요 없다며 사랑같은 건 자신에게 없다고 말합니다. 비담이 진흥제의 서찰을 미실에게 보이는 장면을 미루어 봤을 때, 비담에 대한 애정이 0%는 아니었겠지만 그렇다고 권력을 물려줄만큼의 애정 또한 없었다고 보거든요. 무엇보다 미실은 1인자가 어울리는 인물이죠.

그렇다면 미실은 왜 비담을 왕으로 세우려 했는가. 미실은 비담을 간파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연모에 미쳐있는 비담은 그 어떤 말을 해줘도 변할 수 없다는 것을, 훗날 제 손으로 자기 세력을 파멸시킬 거라는 것을 진작에 간파하고 예상했던 것이죠.

그리고 미실은 덕만의 합종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미실 또한 왕권이 귀족권보다 커져야 함을 인정했고 또 덕만의 능력을, 그릇을 인정했습니다. 자신이 죽으면 왕이 될 덕만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왕권 강화를 위해 미실은 자기 세력의 힘을 죽여 파멸시켜야만 했습니다.

미실은 자신의 세력들 중 설원을 제외한 미생, 하종, 보종 등은 자신의 사후에도 끝없이 권력을 탐하고 귀족권을 키워나갈 것도 간파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세력들을 파멸시킬 누군가가 필요했고 그것이 설원이 되는 것이죠.

미실은 설원을 이용해 비담을 추동하고 결국 훗날 비담이 남겨진 모든 세력을 파멸시키길 원했던 것 같네요. 설원은 미실의 사후에도 미실을 그리워할 뿐, 권력은 그리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아무 조건 없이 미실의 명을 따를 사람, 설원. 그라면 자신의 명을 어길 수 없을 거라 생각했겠지요.

설원은 죽기 직전까지 미실의 유지를 받들게 됩니다. 자신의 임종을 지키는 비담에게 미실의 명을 따르지 않으면 철저히 2인자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끝까지 비담을 추동합니다.
설원은 미실의 뜻과 자신의 뜻을 일치시키려 노력해왔기에 이제 미실의 세력을 파멸시키고 새 시대를 열어야 함을 이해하고 인정했을 것이라 생각해요.
첫댓글 ㅠㅠ너무 좋은 해석 감사합니당!!! 미실 덕만 둘이 상대를 생각하는 모습 정말 너무 좋아요ㅠㅡㅠ
헉 엄청난 해석이에요~!
술술 읽었어요ㅠㅠㅠ
최고의 해석입니다. 늘 미실이 비담을 내세운 이유가 궁금했는데 그게 이렇게 명쾌하게 해결되네요. 미실이 "그만"하게 된 이유까지 이 글로 모두 이해가 됩니다. 뛰어난 통찰로 신라를 이끌었던 미실은 마지막까지 시대의 흐름을 통찰해내고 신라를 위해 자리를 만들어내 준 것이 되네요.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