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5분. 기온 -8도...
아무 생각없이 가겠다고 했는데, 불안한 기운이 엄습한다.
차량에서 체크한 온도는 -3.5도. 이것으로 위로를 삼아야 하나.
십수년전 꽁꽁 얼은 페어웨이를 아이언으로 쳤다가 돌을 치는 느낌을
받은 뒤로는 2월 골프를 쳐 본적이 없는데, 최근 따뜻한 날씨탓에
뭐에 홀린 것 같다.
아가씨들이 중무장을 했다. 전에 없던, 무인 운반 카드가 운행중이다.
차를 주차 해놓고, 오면서 찍은 클럽하우스. 지난 15년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어 보인다.
그나마 위로라면, 카트비 포함 7만6천원 정도의 금액...
개조를 했지만, 여전히 시골티를 벗어나지 못한 락커룸에서
내복을 포함 완전군장을 하고 나갔다.
티샷 위치에 사람들이 많이 웅성거린다.
출발한 앞조가 페어웨이이와 그린에서 유난히 늑장을 부린다고 생각했는데,
다 이유가 있다.
캐디 왈...
1. 페어웨이가 얼어 있어, 좌우로 공이 가면 끝까지 가서 OB가 납니다. ㅎㅎㅎㅎ.
2. 그린 공략시에는 2~3클럽 적게 잡고 공략하고, 그린을 맞으면 OB가 납니다. ㅍㅍㅍㅍ.
그런데 습관이란 것이 무섭다.
아무리 그린 앞 한참 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라 해도, 핀의 위치가 뒷핀이란 말에
그린 초입에 공을 떨어뜨리고자 한다.
위 동반자가 120m를 공략했는데, 공은 초입을 맞고, 아예 남의 홀로 넘어가 버렸다.
그리고 공을 끝내 찾지도 못했다. 프프프프..
그린은 공을 튕겨 냈지만, 퍼팅할 때는 구르는 것을 막아선다.
잔디 하나하나라 쭛삣하게 하늘을 향해 선채로 얼어 있어, 공의 흐름을 막는다.
페어웨이와 그린의 잔디는 마치 얼음 화장을 한 듯, 표면이 얼음으로 덮혀 있다.
위 파3가 황당했다.
얼음을 꽁꽁 얼지 않아, 물로 떨어지면, 바로 빠지고,
그린을 맞으면 넘어가고...
결국 물을 살짝 넘겨 페어웨이에 떨어뜨린 후 그린으로 올라가게 해야 한다.
아니면, 벙커로 빠트려야 한다.
그런데 그게 쉽나.
10시가 넘어가자, 그린과 페어웨이 표피 얼음이 녹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도 나무에 가려진 부분은 여전히 하얗게 얼음으로 살얼음져 덥혀있다.
계룡CC는 유난히 썰들이 많이 회자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벙커를 없앴다는 어느 장군의 명령이다.
군인이 운동중 스트레스를 받으면 않된다고 벙커를 모두 없애라 했다는데,
그래도 있을 만한 곳에는 벙커가 있다.
골프 시작후 처음 70대를 친 골프장인데, 넒은 페어웨이라지만,
OB를 내는 사람은 여전히 잘 낸다.
그리고, 파4가 오르막 370, 380m가 있어, 만만하게 보이지도 않는다.
마지막 18홀 파 5...
그린을 직접 공략해도 좋겠다는 캐디의 말에 따라
105m 피치샷을 했고, 1.5m 에 붙여 2019년 첫 국내 골프
버디를 했다.
오늘은 이것으로 대 만족이다. ㅎㅎㅎㅎ.
식사를 하면서, 우리는 모두 뭐에 홀렸나 보다 했다.
2월의 7시~9시대 골프...
해서는 아니되는 운동시간이다... ㅎㅎㅎ.
첫댓글 추운 날씨에 열정이 대단하이. ㅎㅎ
글만 쓰느라 댓글이 달린지도 몰랐다는... 오늘 날이 덥다보니, 이 날이 그리워 지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