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가루병 천연 살균제
자재비 90% 절감
시설 재배 농가들이 공통으로 꼽는 문제 병 해충이 있다. 흰가루병·노균병·곰팡이병, 진딧물·나방 등이다. 이들 병해충을 화학 농약으로 잡는 방법은 많이
개발돼 있다. 하지만 친환경 농가에겐 적은 비용으로 안 전하게 해결할 방법이 필요하다. 이번 호 부터 직접 만들어 쓰는 친환경 병해충 방제 제를 소개한다. 글김산들
자료 제공 자연을닮은사람들
흰가루병은 딸기·오이·참외 등 박과 채소와 화훼 시설 재배 하우스에서 많이 발생한다. 그 자체로
작 물을 고사시키지는 않지만 광합성 등 잎의 기능을 떨어뜨려 농산물 상품성을 떨어뜨린다.
과습 상태에서만 발병하는 것이 아니라 건조한 환경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작물이나 토양
상태가 나쁘면 감염 속도는 배가 된다. 다른 병해충에 비 해 하우스 전체로 확산하는 속도가 빠르므로, 병 발 생 자체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토양과 작물 의 내성을
높여야 가능한 일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방제 방법은 유황
사용
친환경 재배 농가들이 많이 사용하는 흰가루병 방 제 자재는 황이다. 작물이나 시설 규모에 따라 사용 하는 황의 형태에는 차이가 있다.
충남 당진 상추영농조합 이남희 대표는 천장이 높은 유리온실에서 토마토를 양액 재배하는데, 유
황 가루를 온실 바닥에 그대로 뿌려준다. 흰가루병 이 발생하면 그 주위에 뿌리는데 열흘 정도면 흰가
루병이 사라진다. 9900㎡(3000평)에 사용하는 유 황 가루는 40㎏ 두 포대면 충분하다. 4년째 사용하 는 방법으로, 약제를 사는 것에 비해 10분의 1 정도 로 비용을 절감했다.
시설 잎채소에서 흰가루병을 예방할 때도 유황을 사용한다. 자닮식으로 만든 유황을 쓰는데
자닮유 황 50㏄, 자닮오일 100㏄를 넣어 엽면시비한다. 흰 가루병이 발생한 후에는 자닮유황 70㏄에 자닮오일 100㏄를 넣어 뿌려준다.
이렇게 두 번 정도면 말끔히 사라진다. 이때 조금 만 사용량을 올려도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비 율을 조절할 때 사전 약해 테스트는 필수다.
유황을 발효한 액비 에 맥반석이나 목초액 을 섞어 쓰기도 한다.
한국발효농업연구소 김현남 소장이 개발한 방법이다. 600ℓ통에 지하수를 담고 맥반석(600메 시) 20㎏, 목초액 20ℓ, 소다 100g, 과산화수소 20ℓ, 유황발효액비 20ℓ를
차례로 혼합해 만든다. 이때 소다는 제빵용을 사서 쓰면 된다. 이렇게
만든 자재 를 500배 액 정도로 희석해서 사용하면 심각한 흰 가루병도 3~4번 살포로 말끔히 사라진다. 약해나 내성이 문제 되는 딸기와
잎채소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가성소다·난황유·바닷물도 효과 있어
유황보다 가격이 저렴한 자재를 활용해 효과를 보기 도 한다. 감과 참다래를 재배하는 김상수 씨(60·경 남 사천)는 직접 만든 친환경 자재를 쓰면서 몇 백만 원씩 들던 흰가루병 방제비를 절약하고 있다.
그는 친환경 재배한 감을 그대로 말려 감말랭이 등으로 가공하고 있어, 여러 가지 친환경
방제법을 연구해 왔다. 그 결과 지금의 가성소다 활용을 하게 ? 것이다.
“재배 면적 2만 1450㎡(6500평)에 드는 흰가루병 방제비가 1년에 400만~500만
원이었어요. 이걸 가 성소다(수산화나트륨)로 대체하면서 20분의 1인 25 만 원 정도로 줄였죠. 복잡하게 만들 필요 없이 물 500ℓ에 가성소다 2㎏을 넣어서 전체에 뿌려주면 됩 니다. 흰가루병은 물론이고 탄저병 방제 효과까지 있죠.” 이보다 오래된
방법으로 난황유를 쓰기도 한다.
달걀노른자와 기름을 섞어 만드는 난황유는 재료를 구하기 쉬운 것이 장점. 달걀노른자 7개와 같은 양 의 물을 믹서에 넣고 3분 이상 곱게 간 후, 식용유 500㎖를 넣고 3분
이상 잘 섞어 물 100ℓ에 희석하 면 0.3% 난황유액 100ℓ를 만들 수 있다. 사용량은
10a(303평)당 120ℓ내외로 한다. 응애·총채벌레· 노균병·진딧물에도 효과적이다. 예방을 위해 살포
할 때는 10~14일 간격, 해충이나 병이 발병한 후 치
료 목적으로는 5~7일 간격으로 살포하면 된다.
바다와 가까운 지역이라면 바닷물로 흰가루를 예 방할 수 있다. 미생물과 바닷물을 꾸준히
공급하는 방법이다. 부엽토와 물로 자체 증식시킨 미생물 액 비에 바닷물을 섞어 200~500배로 희석해서 일주 일 단위로 뿌려준다. ?기 등의 열매채소에서
효과 가 있다.
수용성 규산과 천연 추출물 활용법 개발
친환경 농가의 골칫거리 흰가루병 방제를 위해 농 업 연구기관도 계속 노력 중이다. 농촌진흥청은
오 이 흰가루병 방제용 친환경 미생물제를 개발했다.
미생물 배양액에 유칼립투스에서 추출한 식물 유래 물질을 혼합한 것으로, 농가 실증 실험에서 250배 희석액은 74.2%, 500배 희석액은 65.8% 방제 효과 를 보였다.
농촌진흥청 농업미생물과 이상엽 박사는 “500배 희석액은
5일 간격으로 4회 처리했을 때 97.5%로
방제 효과가 높았고, 7일 간격으로 3회 처리했을 때 도 90.7% 방제됐다”고 밝혔다.
충북도농업기술원은 시설 수박용 흰가루병 방제 법을 개발했다. 수용성 규산(규산칼륨)을 이용한 방 법으로, 수용성
규산 0.3%를 착과 전후 일주일 간 격으로 6회 엽면시비했을
때 흰가루병 발병률이 줄 었다. 당도도 0.6브릭스 정도
높아졌다. 수용성 규 산의 성분인 규소가 잎의 두께와 크기를 증가시켜,
작물 생육을 돕고 맛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흰가 루병 방제와 품질 향상의 일꺼이조 효과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소나무 추출물을 함유한 오 이 흰가루병 천연 방제제를 개발해 업체에 기술 이 전했다. 발생 초기 500~1000배 액으로 희석해 일 주일 간격으로 3차례 뿌릴 경우 흰가루병이 96% 사 라졌다. 노균병에서도 86% 방제 효과를 보였다. 지 난해 제품이 출시됐으며 시설 과채 농가로부터 효 과를 인정받고 있다.
초기에 방제하고 밀식·질소과다 피해야
효과 있는 친환경 자재로 방제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사전 에 예방하는 일이다. 흰가루병은 환기가 불량한 하우스에서 확산 속도가 특히 빠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밀식을 해서 는 안 된다. 다수확 욕심에 정식 간격을 좁게 하고 지나치게 촘촘히 재배하면 식물체가
생장해 잎이 많아지고 커져 눈으 로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 생긴다. 이런 부분은 병을 발견하 기 어려울뿐더러
약제를 뿌려도 제대로 묻지 않아 방제 효 과가 더디다.
농촌진흥청 농업미생물과 이상엽 박사는 “밀식을 하면 뿌리 에서 나오는 독소가 손쉽게 다른 뿌리를 감염시키고 작물을 약화시켜 병이 쉽게
발생하도록 한다”며 “오이는 과도한 질 소를 금하고 균형 시비를 실천해 식물체를 웃자라지 않도록 단단하게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본 비료 성분 전 체가 골고루 흡수되도록 뿌리 관주와 엽면시비를 병행해야 한다”면서 “염류가 집적된
비닐하우스에서는 칼슘·칼륨· 마그네슘·붕소 등이 함께 포?된 비료를 관주하는 것이 도 움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