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교회를 사택 앞에 있는 가까운 곳으로 이전하였더니
사모님 얼굴이 희희 낙낙 입니다.
교회 개척을 한지가 20년째가 되었는데
그동안 사택까지 걸어서 15분 거리를
매일 새벽과 공예배를 위해 몇번을 오가야 했고
매일 교회에 박혀있는
남편 목사님 끼니에 먹을 밥, 반찬 걱정하느라
고심하였는데, 이제 사택이 가까워 고생 다했다고 신이 났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사모님 얼굴을 보며
벌써 이전 해 줄 걸하는 하는 후회가 되지만
암튼 이제라도 사택과 가까운 성전으로 이전해서
정년 전에 사모님 소원 풀어 주었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목사가 나이가 들면
사모님 얼굴 보며 세월이 흘러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사모님이 장을 보러가면 요즈음 부쩍 나를 불러내는 일이 잦습니다.
매일 끌고 다니는 사모님 손수레 자가용에
짐이 가득 실려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오르막이 있으면 짐이 무거우니
더이상 못 가겠다고 나오라고 명령합니다.
전에 갔으면 넉넉히 혼자서
가지고 올수 있었던 짐인데 이제는 힘이 드는지
멀리 은행이 있는 중간쯤에서 손수레를 받치고
헐레벌떡 잰 걸음으로 오는 저를 향해 손 짓을 합니다.
처음에는 하고있던 일을 마무리하고 조금 늦게 나가면
눈총이 이만 저만이 아니고,
긴장하고 서둘러 나가다 보면 길이 어긋나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지금은 시장 길을 알아 어디로 오는지 나오라 하면 척 입니다.
고생한 지난 시간들에 미안한 마음으로
이를 보상 할 수는 없지만
사모님 무거운 손수레 자가용 운전기사라도
잘 감당해 보리라 생각해 봅니다.
행복한 목사와 사모님의 노년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