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시 : 2011년 12월 30일(금) 21시 13분 ~ 2012년 1월 1일(일) 17시 21분(44시간 8분)
○ 산행내용 : 지리산 태극종주 90.5k
○ 산행코스 : 덕산 - 수양산 - 벌목봉 - 웅석봉 - 밤머리재 - 천왕봉 - 성삼재 - 정령치 - 바래봉 - 덕두봉 - 구인월
○ 누구랑 : 반박사, 호야호야, 나
○ 종주중 날씨 : 30일 31일 맑음/ 31일 밤 강풍/ 1일 흐림, 폭설을 동반한 강풍
2011년도 이제 몇일밖에 남지 않았다.
2011년도를 보다 의미있게 보낼 방법을 궁리하다가 언젠가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혹한기 지리산태극이 머리를 스친다.
먼저 28일 반박사, 호야호야에게 혹한기 화대종주를 하려고 하는데 같이 갈 생각이 있냐고 의사를 물었더니 함께 할수 있단다.
그래서 다시 "님들의 체력으로 혹한기 지리태극도 가능할것 같은데 검토요망"이라고 문자를 날렸더니 기왕이 고생할거면 태극을 하자고 한다. 나의 계획이 성공한 샘이다. 이렇게 미끼를 쉽게 물다니....ㅋㅋㅋ
이렇게 아무런 계획도 없이 초스피드로 태극을 하기로 결정하게 된것이다.
도대체 겁이 없는건지, 용감한건지 아님 무식한건지?
30일 오전까지 근무를 한후 오후에 반연가를 내고 4시쯤 광주에 도착하였다.
5시 40분버스를 타야 하므로 시간이 빠듯하다.
미리 작성한 목록표를 보며 물품을 준비하는데 동계산행이라 준비물품 또한 엄청나다. 바쁘게 준비하다 보니 이것저것 빠진것이
많았지만 40리터배낭을 가득 채워서 늦지 않게 터미널에 도착 5시 40분 진주행고속버스에 몸을 싣는다.
진주터미널 근처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수 있었지만 출발시간을 조금이라도 빨리하기 위해서 덕산택시를 이용 산행초입지에 도착한다.
이번 산행은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완주가 목적이므로 최대한 속도를 줄여 진행하였다.
걱정했던 날씨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포근하여 호야호야가 반팔차림으로 갈 정도이다.
어느덧 18k 지점 밤머리재에 도착하여 300미터 아래에 있는 물을 받아와 컵라면으로 요기하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경사도가 장난이 아닌 도토리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이제 본격적인 비지정로 동부능선에 진입이다.
왕등재습지 도착하기 전 어느 봉우리에서 2011년의 마지막 일출을 본다. 정말 장관이다.
당초 독바위에서 일출을 보려고 했으나 밤머리재에서 너무 시간을 많이 지체하는 바람에 계획이 틀어졌다.
배가 고파 속도가 나질않는다. 추위때문에 체력손실은 더욱커지고 물이 있어야 라면이라도 끓여 먹을텐데 역시 행동식만으로는 에너지를 보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오전 11시경 겨우 청이당계곡에 도착하였다. 물이있는 곳이다. 그러나 온통 얼어 붙어서 짱돌로 얼움을 깨고 가까스로 누룽지를 끓여 먹었다. 40분가량 휴식후 다시 출발한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눈이 장난이 아니다.
국골사거리 이후부터는 길을 찾을수 없을 정도로 허벅지까지 눈이 쌓여 러셀을하며 1킬로를 가는데 1시간이 넘게 걸린다.
두류봉에서 중봉까지는 길이없다. 간혹 나타나는 시그널을 보며 그냥 능선만 따라간다.
만약 이구간을 야간에 진행했다면 더욱 어려웠을텐데 그나마 다행이다.
4시 10분경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하였다.
콜라하나씩 사먹고 약40분정도 누워있다가 참치를 넣은 라면을 끓여 햇반과 함께 먹었다.
눈을 헤치고 오느라 체력소모가 엄청났기 때문에 여기에서 2시간정도 쉬는 시간을 충분이 가진후 주능선을 진행하였다.
주능선은 눈이 다져저서 진행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어느덧 연하천대피소이다. 벌써 종주거리의 절반을 훨씬 넘긴 거리이다.
삶은계란과 꿀물로 간단히 요기하고 대피소에 몰래 들어가 빈자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3시간 가량을 도둑잠을 자고나서 다시 출발하였다. 따뜻한 곳에서 쉬어서 그런지 체력이 회복되어 몸이 날라간다. 짦은시간에 노고단에 도착했다.
노고단대피소에서 여유있게 마지막 남은 반박사표 양주와 라면과 햇반으로 식사를 하고 8시 15분경 이번종주의 마지막구간 서북능선으로 진입한다.
그런데 오늘 날씨는 장난이 아니다. 주간임에도 불구하고 강풍과 눈보라 때문에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만복대에 도착하여 2012년 임진년 우리가족 건강과 행복을 빌어보고 정령치를 향하여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을 단숨에 뛰어 내려왔다. 정령치에 도착하여 강풍과 눈보라 때문에 그나마 바람이 덜다은 화장실 입구에서 마지막 라면을 끓여먹었다.
이제 남은 거리는 약14킬로 점점 강해지는 눈보라를 헤치며 바래봉과 덕두봉을 거쳐 구인월 마을회관 앞까지 44시간 8분간의 혹한기 지리태극을 마무리하였다.
지리태극에 처음 도전하여 한방에 성공하신 반박사님, 호야호야님 정말 축하드립니다.
봄,가을에 하기에도 힘겨운데 이렇게 추운 겨울날씨에 같이 하고자 해서 한편으로 미안하기도 하구요.
우리 빛고을노스페이스산악회 회원으로만 구성하여 혹한기 지리태극종주에 성공한것에 대해서 큰 자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덕산 산행 들머리 (카메라 후레쉬가 작동되지 않아 화질이 영 그렇습니다.)
수양산에서 귤 하나씩 먹고 진행합니다.
지난 8월에 붙여두웠던 우리산악회 표식지가 그대로 있네요.
엄청난 된비알을 오르니 벌목봉이네요.
지리산 둘레길 안내표지판
웅석봉에서 바라본 경남 산청읍내 야경~
밤머리재 권사장님네 물이 얼어붙어서 300미터를 내려와 식수를 구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물이 없었더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함.
왕등재습지 오기 직전 봉우리에서 맞이한 2011년도 마지막 일출~~~ 제 카메라가 찬란한 빛을 감당하질 못하네요.
독바위에서 일출을 볼 계획이었으나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네요.
왕등재습지
지난 8월 달아 두웠던 빛고을노스페이스 산악회 표식지~
지나왔던 달뜨기 능선~~~~
앞으로 가야할 천왕봉. 눈이 많이 쌓여있네요.~~~
새봉근처. 이제부터 서서히 눈길로 접어듭니다.
지나온 능선길~~
지나온 능선길~~~
청이당 계곡물이 완전히 얼어붙어 짱돌로 식수를 구하려고 애쓰는 호야동상 수고하셨네...
반박사 뒷모습이 힘들게만 보입니다. 고생은 이제부터 시작이야.
한걸음 진행하면 반걸음 아래로 밀리고............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길을 럿셀하면서 진행합니다.
반야봉과 서북능선이 조망됩니다.~~
가깝게 보이는 반야봉~
멀리 덕유산까지 보입니다. 조망이 끝내주네요~
앞으로 진행할 서북능선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
비탐방로 출입금지 위반!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합니다.
반박사 고생했네.........여기서 포기할까?
중봉에서 내려가면서 천왕봉을 향해~
천왕봉!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탐방객이 몇사람 없네요.
(이후로는 밧데리가 방전되어 촬영불가, 차라리 잘됐네~ 손시러 죽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