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도시농부 텃밭 공원만들기
2020.04.25.
시간: 오전 9시~12시
활동: 두둑과 길 만들기, 씨감자심기, 다양한 상추 심기
준비물: 괭이 꽃삽 노끈 얇은 기둥, 쇠스랑, 지생토, 입상석화,, 씨감자, 각종 상추 씨앗
3월 30일에 개강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개강이 늦추어졌다.
아침부터 분주하다 텃밭 만들기를 배우러 가는 첫 날이다. 이번 강좌에서는 어떤 분들을 만나게 될까 기대가 된다.
남편이 정왕동 도시농부 텃밭 공원까지 태워다 주셨다. 몇시에 끝나는지 문자로 알려 줄테니 다시 데리러 오라는 말을 차에 실고 집으로 향한다.
모이기로 한 잔디밭이 어디일까 한참을 두리번거리다 장갑을 들고 오는 젊은 청년을 보고 가져 오라는 장갑이 생각이 났다. "앗! 장갑을 잊었네~ "하는 말이 자연스럽게 툭하고 튀어 나온다.
툭~ 하고 튀어나오는 소리를 들었는지 '장갑 안가져 오셨어요" 하며 젊은 청년이 한 켤레 나누어 준다. 배려심이 보기 드문 젊은이이다.
코로나 때문에 잔디밭에서 첫 수업을 시작하였다. 넓게넓게 펼쳐 놓은 플라스틱 의지에 엉덩이를 얹는다. 여기저기에서 아는 사람들을 만났는지 반가워하는 말소리가 들린다. 나도 한바퀴 둘러 본다. 혹시 아는 얼굴이 없나 하고, 아니나 다를까 저 멀리 두 사람이 서로 이야기 하고 있다. 두 사람은 전에도 같이 다른 강좌에서 만났던 사람들이다. 한 분은 정왕동 주민 다른 한 분은 나와 같은 능곡동 주민이다. 출석을 부르고 간단한 자기소개가 끝난 후 강사님 소개와 함께 강의가 시작 되었다. 강사님 이름표에 이순옥이라는 나의 친 언니와 같은 이름이 적혀 있다. 같은 것을 찾는 다는 것은 동질감이나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기 위함인것 같다.
한 달 늦게 찾아온 개강으로 인해 감자 심는 시기가 한참이나 지났다고 선생님께서 걱정하셨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미리 감자를 갈라 싹을 틔워 놓으셨다고 한다. 늦은 감자를 심기위해 25평가량의 땅에 32명이 함께 텃밭 만드는 작업을 한다.
우선 토지에 붕사 비료를 상토와 섞어 뿌려준다. 그리고 ‘땅벌레 뚝’은 바이러스와 벌레 예방을 위해 상토와 섞어 뿌려 주었다. 비료를 주는 이유는 모두 내 기억에 없다. 아주 깨끗하게 지워졌다.
모든 것을 기억한다면 얼마나 괴로울까? 잊는 것도 축복이다. 잊고 싶은 기억도 같이 지워졌으면 더 좋았을 텐데...
텃밭 테두리에 사람이 밟고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든다. 길을 만들 때에도 폭과 높이가 모두 똑같이 반듯반듯 보기 좋고 예쁘게 만들어야 한다.
두둑을 만들 차례이다. 학생들이 만들 수 있도록 괭이 사용하는 방법과 쇠스랑 사용법을 알려 주셨다.
학생들이 설명으로만 듣고 만들어 놓은 삐뚤빼뚤한 길을 선생님께서 반듯하게 다시 매만져 주셨다. 길의 폭이 모두 일정하게 같아야 한다고 선으로 폭의 넓이를 잡아주셨다. 이제는 두둑을 밟으면 안 된다. 땅이 다져져서 싹이 올라오는데 더디어 질 수 있다. 그렇다. 사람도 위에서 아래로 누르면 주눅이 들고 기가 죽는다. 새로운 새싹이 잘 자라듯 우리들의 자라나는 자존감도 잘 자라기를 바란다.
1. 경작할 땅과 걸어 다닐 수 있는 땅을 기준선을 노끈과 막대를 이용하여 나누어준다.
2. 폭에 맞게 괭이로 땅을 긁어서 걸어 다닐 수 있는 길과 두둑을 분리한다. 두국은 높게 길은 고랑으로 만들기 한다. 땅은 그대로 있는데 사람들이 열매 맺는 땅과 비어있는 땅을 구분한다. 그러므로 한군데는 열매를 맺고 한군데는 비어 있어야 한다.
3. 감자 심을 두둑을 만든다. 첫 번째 두둑과 사람이 다니는 길과 다음 두둑의 시작점까지를 이랑이라 말한다. 사람이 다니는 길을 고랑이라는 명칭을 붙였고, 감자가 심기는 볼록 올라온 부분을 두둑이라 한다.
4. 두둑의 옆면을 쇠스랑을 사용하여 골고루 펴서 높이를 맞춘다. 어느 한 곳이라도 물이 고이지 않도록 높이를 같게 해야 한다.
이제 감자를 심어 보겠다. 감자는 씨감자를 싹을 튀워서 선생님께서 준비해 주셨다. 감자를 심을 땅은 감자의 키보다 2~3배 정도 깊이 판다. 감자는 햇빛을 보면 파래지면서 독소가 생기므로 깊이 파야 한다고 말씁하셨다. 감자가 싹을 틔웠을 때 싹들이 들쑥날쑥하지 않도록 한 줄로 나란히 심어야 한다. 심을 위치를 감자로 줄을 맞추는데 30CM 간격을 두어야 한다. 한 사람이 심으면 간격과 줄이 일정하게 맞겠지만 32명이 심어야하기 때문에 모두 다양한 깊이와 폭이 나올 수 있어서 정해진 규칙대로 맞춰서 심어야 한다. 사람은 각자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선생님께서 심어 높으신 감자의 옆에 심었다. 심고 나니 반장님께서 줄 안쪽에 심으라고 하신다. 그래서 나는 선생님께서 줄 밖에 심으셨기 때문에 선생님을 따라 줄 밖에 심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옆에 계섰던 분에 나의 말에 힘을 실어 주신다. 감자와 감자 사이에 고랑을 내어 물을 주어야 한다고 거들어 주신다. 그러자, 반장님께서 선생님 기준에 맞춰야 한다며 다른 학생들에게 말한다. “번거롭지만 다시 줄 밖에 심어야 합니다”라고.. 감자심기가 끝나고 두 줄로 심은 감자 사이에 고랑을 내주고 고랑에 물을 부었다. 깊이가 다른 고랑에는 물이 고이는 곳이 있었다. 깊이를 맞추어 주고 물이 스며들면 다시 물을 주어야 한다. 마른땅은 물을 흘려보내지 땅속으로 스며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감자심기가 끝이 났다. 우리가 감자들의 줄은 잘 맞추었는지 간격은 일정한지 깊이는 정해주신 깊이 만큼 꽃삽으로 팠는지 감자가 싹을 내보내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감자를 심고 상추를 심으러 갔다. 상추를 심어야 하는 토지 뒤엔 코끼리 마늘의 대가 하늘 높이 잎을 뻗치고 있었고, 그 앞엔 작은 펜지꽃이 한 아름 심겨져 있다. 상추는 3가지를 심었는데 기억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작은 농부들 밴드에 질문을 올렸다. 우리가 심은 3가지 상추 기억하시는 분 알려 달라고, 그러자 바로 사진이 첨부되어 올라 왔다. 영인님이 사진을 올려 주셨는데 사진을 보았지만 순서를 알지 못하겠다. 마지막에 심은 아시아 버터 헤드 상추를 기준으로 추리해서 기록하기로 했다.
도시에 텃밭 공원이기 때문에 조경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하시면서 3가지 상추를 줄을 맞추어 심게 하셨다. 맨 앞줄엔 롤라상추를 두 번 쩨 줄은 일반상추를 안쪽에는 아시아버터헤드상추를 심으셨다. 아시아 버터헤드상추는 100잎 상추라는 별명이 있는데 다른 상추는 소독을 하지 않는데 이 상추는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소독을 해서 판매된다고 한다.
오늘 날씨는 바람이 세게 불지만 볕은 따뜻하다. 상추는 심어야 하는데 상추 씨앗은 가볍과 작다. 때마침 바람이 세게 불어서 어떻게 심을까 궁금해 하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상토와 섞어서 솔솔솔 뿌려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참 지혜로운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가벼운 씨앗에 상토를 섞어 무게를 늘려 주다니. 놀라운 방법이다. 나의 힘은 연약하지만 하나님의 능력을 나에게 실으면 나의 능력의 무게도 늘어나겠지!^^
상추의 씨앗을 뿌렸으니 씨앗을 흙으로 덮어줄 차례이다. 선생님께서 상토를 씨앗 위에 뿌려 주어야 하는데 한사람이 하기로하였다. 여러 사람이 흙을 뿌리면 사람에 따라 높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선생님께서 반장님을 지목하셔서 반장님께서 반장님의 에너지만큼 상토를 덮어 주셨다. 씨앗의 2~3배 높이가 되도록 상토를 뿌리라는 지령을 내리셨다.
감자심기와 상추심기가 끝이 났다. 이제는 심어 놓은 농작물에 물을 뿌려줄 차례이다.
상추에는 안개비처럼 분사시켜서 물을 주고 감자에는 고랑에 30분 정도 물을 주어야 한다..
오전 10시 이전과 오후 5시 이후에 물을 주면 된다. 하루에 한 번 오전이나 오후에 주면 된다.
내가 물을 주어야 하는 순서는 언제인지 궁금해진다.
순서는 어떻게 정해질지도 같이 궁금하다.
능곡에서 정왕동까지 물을 주러가야 한다. 즐거운 마음으로..ㅋ
집에 오는길에 떡을 사기 위해 떡집에 들렸다.
우리의 텃밭에서 대풍나기를 방아쟁이 떡집 안주인인 교회 집사님께서 기원해 주셨다.
대풍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 열린다. 상대가 어떠한 목표를 두고 농사를 지어야 하는지 알려 주시다니...
"대풍 나기를 바랍니다." 듣기만 해도 대풍을 이룬것 같다.
상추씨를 뿌리며 .
강인한 생명을 가진 상추씨앗을 밭이 기다리고 있는데.
만만찮은 바람이 그치질 않는다.
작은 에너지로 기름진 땅에 내려 앉을 수 있을까
노련한 농사꾼은 방법을 알고 있다.
씨앗에 상토의 무게를 실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상추씨앗은 상토를 만나 밭에 내려 앉았다
능력을 갖추기 전에 세상으로 뛰쳐 나온 아이들이 있다.
n세대를 n번방에 가두기 위해
늑대와 승냥이와 이리가 우글 거리는 세상에 겁없이 떨어진 폭군들
거칠고 험한 가시밭에서
늑대와 승냥이와 이리의 먹이가 되었다.
쭉정이로 성급히 떨어져
평생 때지 못하는 열매는 꼬리표
n번방 꼬리표가 치렁치렁하다
상추 씨앗을 텃밭에 심으며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붉힌다.
바로 내가 승양이요 이리요 늑대
그런 나는
꼬리표를 외면한다
노련한 농사꾼은 어디에 있을까
첫댓글 사는 것 처럼 사네 순금씨는...
농학과 편입을 권장합니다~ ㅋㅋ
나도 농사 짓는 거 좋아하는데 몸이 안 따라줘서 포기했어요 그냥 고추 세 포기 화분에 심어놓고 위안을 삼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