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신기술-파이프만 박고 덩굴유인 일손 줄이고 수량 ‘쑥쑥’
산머루 직립식 재배법을 개발한 윤정열씨(48. 강원 평창 방림면 방림2리)가 부인과 함께 산머루를 돌보고 있다
산머루 ‘직립식’ 재배-윤정열씨 〈강원 평창〉
‘태풍이 가져다준 선물.
태풍 ‘루사’는 대부분의 농업인들에게 지금까지도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산머루를 재배하는 윤정열씨(48·강원 평창 방림면 방림2리)에게는 새로운 전기였다. 태풍이 아니었으면 어느 누가 산머루를 세워서 기를 생각을 했겠는가.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는 처참했다. 덩굴을 유인하기 위해 잡아맨 철사는 죄다 끊어져나갔고 여기저기 파이프도 휘고 뽑혀 널브러졌다. 망가져버린 산머루밭을 미처 수습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을을 맞고 말았는데 이게 웬일인가. 그냥 내버려뒀던 산머루 덩굴들이 파이프를 타고 올라 멀쩡하게 열매를 맺는 것이었다. 수량도 덕 재배에 비해 그다지 떨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재배해도 되겠구나’ 생각한 윤씨는 그때부터 연구를 거듭한 끝에 지금의 산머루 직립식 봉(파이프) 재배법을 완성했다.
철사를 연결하지 않고 파이프만 박아 산머루를 기르니 좋은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우선 덕 시설하는 자재비와 노력을 고스란히 아낄 수 있었고, 작업하기가 여간 편한 것이 아니었다. 그전 같으면 철사줄 밑으로 기어서 넘어가거나 멀리 돌아서 다녀야 했다. 나무를 배게 심어 수확량을 늘릴 수도 있었다. 철사로 덩굴을 유인해 옆으로 기르는 것이 아니라, 파이프를 따라 위로 기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의문을 갖는 것이 우선, 위로 기르면 손이 닿지 않아 작업이 불편하지 않느냐는 것과 둘째, 옆으로 기르는 것만큼 열매줄기(결과지)와 송이 수를 확보할 수 있느냐, 이렇게 되면 당연히 수확량이 줄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윤씨는 작업하기 수월하게 2m까지만 기르고 그 위는 순을 잘라버리며, 또한 나무 자람세를 봐가며 한 마디에서 열매줄기를 2개 이상 뽑아내 덕 재배한 이상의 결실을 보고 있다.
“아주 단순한 방법입니다만 보기 전에는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산머루 재배의 대가인 경기 파주의 서우석씨도 믿기 어렵다며 꼭 한번 방문하겠다고 하더군요.”
문의☎016-775-2859
〈평창=윤덕한〉
dkny@nongmin.com
*산머루 ‘직립식’재배 이렇게
⑴지름 25㎜, 혹은 32㎜의 하우스용 파이프를 2.5m 길이로 끊어 50㎝는 땅 속으로 박고 묘목의 대목을 끈으로 묶어 파이프의 위쪽 끝에 연결한다(사진 ⑴).
⑵토마토나 고추 지주를 세우듯이 테이프로 산머루 원줄기를 파이프와 함께 묶는다. 원줄기가 2m 이상 되면 순을 잘라 파이프 끝에 철사로 고정한다(사진 ⑵). 원줄기의 아래쪽 50㎝는 순을 다 따주고 위쪽 1.5m에만 열매가지를 받는다. 마디 간격이 10㎝쯤 되기 때문에 15마디, 즉 열매가지 15개를 기본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⑶수확을 마친 열매가지는 보통 제일 아래 밑둥을 쳐 잘라준다. 그러나 자람세가 좋으면 마디를 하나 남겨도 되는데, 그렇게 하면 이듬해 열매가지 2개가 나온다(사진 ⑶). 마디를 두개 남기면 열매가지는 3개가 나온다. 이런 방식으로 열매가지 수를 확보하면 수확량을 조절할 수 있다. 3년째부터 수확이 가능한데 3년째에는 열매가지 15개, 4년째는 30개, 5년째 이후로는 45개 정도를 기르는 것이 적당하다. 열매가지 한개에 3~4송이의 열매를 달게 된다.
[최종편집 : 2004/06/21]
평창산머루농장/윤정열/ 010-2775-2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