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게시물의 원문은 예향누리 2018년 8월호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본 게시글은 원고만을 게시하였습니다.
언젠가부터 양꼬치&칭다오란 말과 함께 청도맥주는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어느덧 맥주는 청도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어버려서 청도여행은 맥주여행이라고 부르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여전히 유명검색사이트에서 청도를 검색하면 54광장이 나오듯이 청도는 맥주이야기말고도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습니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초에는 우리나라와 같이 중국도 많은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운 것은 아편전쟁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편전쟁으로 국력이 쇠약해진 중국은 많은 열강들에 침략을 받게 됩니다. 그로 인해 홍콩이 99년간 영국의 지배를 받게 되는데 잘 알려져있지는 않지만 청도에도 그런 슬픈 역사가 있습니다.
의화단은 중국에서 특권세력과 서구 열강 그리고 청왕조를 몰아내고자 한 단체였는데 청나라 조정의 반외세파와 손을 잡으면서 부청멸망이라는 기치로 서태후의 지원을 받으며 서구열강에 대항합니다. 그들의 눈에는 기독교로 개종한 중국인들이 중국전통의례와 가족관계를 무시하는 것으로 보였고, 소송지원과 같은 법률적·행정적 지원을 통해 기독교인들의 편을 들었던 선교사들을 좋게 보아줄 리 없었습니다. 결국 1899년에는 기독교인들과 선교사들을 공격하고 교회를 불지르게 됩니다. 이에 영국·프랑스·미국·독일의 군대파견을 발표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 서태후는 모든 외국인을 살해하라고 명하고 그로 인해 교안사건(반그리스도교 운동)이라 불리는 독일인 선교사 2분이 피살되게 됩니다. 그로 인해 청도는 독일군에 의해 점령되게 됩니다. 1차대전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청도는 홍콩이상 발전한 도시가 되어있을지 모르겠습니다. 1차대전의 승전국인 일본에 의해 독일과 체결한 조약은 무효가 되었고, 54운동을 계기로 하여 일시적으로 되찾게 되었으나 일본에 다시 점령당하게 되고 2차대전후 국민당정부에 의해 해방되었다가 1949년 중국의 영토가 됩니다.
이런 역사를 가진 청도이기에 중국이지만 중국식 건축물을 보기 어려운 도시이며, 역사의 이야기가 이곳저곳 숨어있는 근대 유럽에 온듯한 느낌이 드는 휴양지가 되었습니다. 청도의 이국적인 풍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신호산공원 전망대와 아픈 역사를 대변하듯 각 나라의 건축양식의 별장이 밀집한 팔대관을 산책하고 러시아 영사관이었다가 장개석의 별장이었던 화석루 그리고 독일총독이 벌을 받고 추방당했을만큼 내외부를 화려하게 독일의 성처럼 건축하여 총독의 관저로 사용한 영빈관(중국사람들은 마오쩌둥이 휴가를 보낸 곳으로 의미를 더 부여하고 있습니다)이 가 그 역사를 이야기해주고 있는 듯합니다.
외세의 침입을 막기위해 만들어진 부두인 잔교와 베이징올림픽의 요트경기장과 해변조각공원들은 청도의 아름다운 해변을 만날 수 있게 해주면서 평소 바다를 접하지 못하는 중국내륙인들이 줄지어 해산물을 구매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3면이 바다인 한국인에게는 이색적인 풍경입니다.
청도가 있는 산동성은 공자의 고향이기도 한데 도교의 발원지이면서 매혹적인 산세를 보여주는 노산이 위치하고 있으며 중국의 첫 민주주의 성향을 띈 운동이면서 민족운동이었던 54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54광장이 있다. 소위 짝퉁시장으로 한때 전성기를 맞이했었지만 많이 쇠퇴해보이는 찌머루시장과 청도의 명동인 타이동거리는 현재의 청도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청도 사람들의 자랑중 하나는 교주만대교입니다. 교주만대교는 세계에서 제일 긴 해양대교입니다. 청도시정부의 노력으로 마라톤대회가 열리는데 기록은 잘안나온다고 합니다. 바다만 보면서 달리는 것은 선수들에게도 재미가 없나 봅니다. 청도에 도착할쯤 창가자리에 앉으시면 교주만대교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1등을 무척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국인들에게는 2019년이 되면 청도에는 우리나라 인천공항의 2배크기이며 세계에서 가장 큰 공항이 운영되게 됩니다. 지금은 시범운영중인데 이에 대해서 무척이나 기대가 크다고 합니다. 내년 가을쯤에는 새로운 공항을 이용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청도여행에서 무엇보다도 즐거운 일정은 피차이위웬이라는 먹거리골목입니다. 해안도시인만큼 내륙과는 달리 각종 요리방법에 따른 문어와 오징어를 맛볼 수 있고 특히나 저렴한 가격(새우만두 6개에 10위안)에 맛있는 만두를 먹을 수 있어서 방문때마다 방문해서 만두를 꼭 사먹는 만두집이 있습니다. 18년 7월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사람의 입맛은 비슷한건지 제가 맛있는 집을 잘 찾는 것인지 중국요리로 유명한 이연복셰프가 방문해서 만두를 드시면서 유명세를 타버린 맛집이 되었습니다. 이연복셰프의 사진이 크게 마치 간판처럼 걸려있었는데 이 간판은 이제 이 집에서 편히 앉아서 만두를 먹기는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라고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시원한 맥주한잔이 떠오르는 무더위로 힘겨운 여름입니다. 맥주 한잔과 떠나는 청도여행으로 잠시나마 청도해변의 시원한 바람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