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기록자: 초록
와씨네 멤버들의 별점과 한줄평
상어: 3.5점 "돌보지 않은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
조코: 3.5점 "똑바로 사과하세요"
봄: 3.5점 "트라우마 하나로 환원되는 방식의 불편함"
겨울: 3점 "예상치 못한 전개에 충격"
소복: 4점 "여동생과 같이 다시 볼께요"
초록: 3.5점 "가해자여,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소서"
6월 26일 다들 영화를 따로 보고 와서 오후 5시에 와글에서 모였습니다.
아이들이 뛰어 노는 시끌벅적한 환경 속에서도 열띤 영화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와씨네 모임의 첫 영화 <이장>, 두번째 영화 <미나리>에 이어서 세번째 영화 <세자매>에 이르기까지 '가족'이라는 주제가 관통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모아졌습니다.
세 달에 걸쳐 '가족'을 주제로 논의를 이어가다 보니 이번 영화 모임에서는 개인적인 삶의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서 더욱 뜻깊었습니다.
가족으로부터의 학대와 상처를 대면한다는 것. 감정의 진폭이 큰 영화이다보니 내 몸에 남겨진 가족의 이야기와 연결되고, 또 이야기를 나누면서 중간 중간 코 끝이 찡하기도 했고 눈물이 찔끔 흐르기도 했습니다.
영화 속의 가족과 나의 가족이라는 경계를 넘나들면서 마음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와씨네!
이번엔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었을까요?
*영화 <이장>은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지만 세자매는 가족의 상처를 더 내밀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승원 감독의 스타일이 이전 영화 <해피뻐스데이> <팡파레>보다는 유해져서 그래도 그 전보다는 덜 불편하게 만든 편이다.
세 주인공의 연기가 꽉 채운 영화
*감독이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게 만드려고 불친절하게 만든 것 같다. 세자매들은 왜 저렇게 화가 나있을까?
중간 중간 설명을 해주지 않아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았다. 책 힐빌리의 노래와 비슷하게 연결되었다.
아이들에 대한 폭력, 학대, 아버지가 강렬하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가족들의 입을 막아버리는 것에 너무 화가 났다.
*마지막에 터뜨리는 형식이 오히려 좋았다. 마지막에 내러티브 전체를 이해할 수 있게 폭발적 효과가 있었다.
논리적이지 않지만 감각적이어서 연출이 좋았다.
*포스터를 보면 힐링영화, 휴먼영화인 줄 알았다. 포스터 잘못 만듬.
*영화 <밀양>처럼 아버지가 종교인이지만 전혀 용서되지 않았다. 종교로 자신의 잘못을 풀려고 하는 것에 화가 났다.
첫째 딸은 한국사회 기독교의 문제를 체화하고 있다. 아빠는 새사람이 되는 종교의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맞아도 다 잘 컸어 하는 기존에 폭력의 일상적 문제를 질문하고 있다. 옛날엔 정말 아이들에 대한 체벌과 폭력, 학대가 많았다.
*엄마가 무릎을 꿇고 울면서 연기를 하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진심으로 아이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자유분방한 셋째 딸과 그 남편은 왜 결혼해서 같이 사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솔직한 부부관계? 그 솔직함을 좋아하는게 아닐까?)
*세 자매 중에 제일 이해하기 힘든 사람은? (답변이 다 달랐음. 결국 셋다 이상함)
*부모에 대해서 형제 자매가 서로 공감하고 도움되는 순간이 있었나? 나는 부모도 형제 자매도 다 힘들다.
*나도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너무 크기 떄문에 대면하기 어렵다.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서사를 건드리는 영화이다. 세대를 지속하는 트라우마가 있다. 이러한 세대간 트라우마는 계속해서 되물림 된다.
*결말이 황당하다. 트라우마를 대면하는 것의 의미가 아닐까? 딸들이 아버지에게 "우리에게 사과하세요" 그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읽은 글 중에 기억남는 문장이 있었어요.
“희망하는 것만 들어와 있는 몸은 없다.. 단지 자기 몸의 일부가 된 타인이 자신의 전부가 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정희진, 타인이 내 몸에 거처할 때)"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트라우마가 되어 내 몸에 새겨져있어 불쑥 불쑥 상흔이 붉어질 때 여전히 나는 화가 나기도 눈물이 나기도 하지만, 그것 역시 나의 일부이고 나는 그 일부가 나를 덮치지 않게 할 힘을 키워왔고 나의 또 다른 다양한 가족들(비/혈연)이 내 옆에 존재하고 있기에 눈물은 쓱 닦고 씩 웃을 수 있지 않을까요.
호준이를 챙기면서 기록을 하다보니 빠진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의 영화 수다는 깊고 넓고 따뜻했습니다.
다음 영화는 이끔이가 정해서 공지를 할 예정이고 7월 방학주간에는 쉬고 8월 28일에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다음 이끔이는 조코!
조코가 애정하는 추천영화를 기대해봅니다.
와씨네! 함께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