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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벗어나 비교적 큰 산에 오르면 주변이 산 너머 산이요, 온 전국이 산으로 이루어 지는 것 같이 보인다. 저 많은 산들과 산줄기들은 어디서 흘러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지난 10여 년 동안 8백여산 이상을 다녀본 것 같은데 산줄기의 체계가 서지 않는다. 그리하여 2005년부터 전국에 연결되는 산맥을 등정하여 보기로 하고 절친한 벗 김문오 부부와 강성익 군과 함께 산능선을 타기 시작하여 최근에는 1대간 9정맥 종주를 완료하고 30여 개의 기맥, 지맥을 등정하였다
1. 백두대간과 9정맥
우리나라의 산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남북을 관류하는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남한에는 9정맥이 나누어진다. 그리고 거기에서 또 100여 개의 기맥, 지맥이 분류되어 백두산에서 목포의 유달산, 부산의 금정산, 김포의 포구까지 어느 곳이나 다 산 능선 길로 연결된다.
1) 백두대간
2005년 10월 지리산을 출발하여 금강산 줄기이며 휴전선 아래 향로봉까지 800 여 km를 한 달에 2회 하루에 15km 전후, 50 여 회에 걸쳐 2년 동안 산악회 버스를 이용하여 종주하였다. 단 지리산 능선 45km, 덕유산 능선36km 등 긴 곳은 종주하던지, 2회로 나누어야 하는데 나는 종주로 하였다.
① 지리산 종주
2005년 10월 23일 기후가 좋던 가을날, 새벽4시 중산리에 도착하여 1915km의 천왕봉까지 4km의 직경사를 2시간에 걸쳐 올랐다. 이미 여러 곳에서 등정한 산 벗님들이 해 뜨는 모습을 보려고 바람이 없는 바위 틈에 박혀 옹기종기 일출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30여분을 기다려 황금빛 찬란한 해오름을 보고 서쪽으로 가야 할 능선을 바라보자 멀리 반야봉과 노고단의 40 여 km 줄기가 펼쳐 있었다. 장터목과 세석을 지나 영신봉, 명선봉 등 고봉준령을 넘으면서 변화무쌍한 경관들을 스치는 눈으로 보면서 노고단에 오르니 멀리 무등산과 월출산을 볼 수 있었다. 출발 후 45km 지점인 성삼재에 도착하니 오후 5시였다. 13시간의 긴 종주였다.
전국도로 사정이 좋아 대간의 일반 구간의 경우, 서울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15km 전후, 5~6시간 등정하고 다시 서울에 전철이 끊기기 전에 돌아올 수 있었다.
② 덕유산 종주
눈이 많은 덕유산을 겨울철에 지나게 된다 하여 앞당겨 11월 23일 종주하기로 했다. 새벽3시에 육십령에 도착하여 남덕유산, 삿갓봉, 무룡산, 중봉을 지나, 향적봉에 낮 12시에 도착하여 점심을 하고, 철봉을 지나 삼공리 까지 36km를 11시간에 걸쳐 종주하였다.
2006년에는 추풍령, 속리산, 죽령, 소백산을 지나고 2007년 여름에는 두타산, 청옥산의 28km 구간을 지나는데 잡목과 돌들이 많아 고생한 기억이 있다. 설악산과 점봉산의 일부 구간이 휴식년제로 통제되어 밤12시 너머 진행하여 아침 7시 이전에 도착하는 야간 산행을 하였는데 기온이 낮아지고 비까지 내려 깜깜한 밤중에 무척 고생했다. 설악산을 너머 휴전선 군부대 속으로 이어지는 진부령에서 사전허가를 받아 군부대속으로 북진하여 금강산줄기 향로봉가지 올라갔으나 날이 흐려 금강산을 보지 못하고 내려와 긴 백두대간의 등정을 마감하였다.
2) 9정맥
백두산에서 뻗어 나온 큰 능선이 금강산을 지나 지리산까지 오는 남한의 구역에서 9개의 줄기로 이어져 나온다.
① 한북정맥
백두대간의 원산쪽에서 흘러나온 산줄기가 중부전선의 대성산을 거쳐 포천의 백운산, 운악산, 서울의 도봉산, 파주의 장명산까지 한강 북쪽의 큰 산줄기로 170km를 12회로 종주하였다.
② 한남정맥
안성 칠장산에서 수원 광교산, 군포의 수리산, 인천의 계양산을 지나 김포의 보구곳리까지 180 여 km의 거리를 12회에 걸쳐 종주하였다. 이 지역은 일반버스와 전철을 이용하여 다닐 수 있으나 일부 지역은 개발이 되어 찾기가 어려운 지역이 있다.
③ 한남 금북정맥
칠장산에서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이 갈라진다. 속리산 천왕봉에서 시작하여 청주의 상당산, 음성의 보현산, 죽산의 칠현산을 거쳐 안성 칠장산까지 160 여 km를 10회로 나누어 종주하였다. 진행하는 동안 사람 보기가 힘들고, 어느 때는 5~6시간 산행 동안 반대편에서 사람이 오는 경우가 전혀 없을 때 가있다. 백두대간의 금강산과 태백산 구간, 한북정맥, 한남정맥 사이에 오는 비는 한강을 만든다.
④ 금북정맥
안성 칠장산에서 시작하여 천안의 태조산, 청양의 오서산, 덕산 가야산을 거쳐 태안 반도의 안흥진까지 280km를 18회로 나누어 종주하였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지날 경우 서산 지역의 “동물이 지나요” 라고 써진 육교를 지나 목장 내부를 지나가는데 바닥에 소똥이 많이 있고 아늑한 지역에 있는 축사에는 소들이 많이 있었다. 이 산맥을 차령산맥이라 할 수 있고, 실제 천안·논산 민자고속도로 시발점에 차령고개가 있고 그 위 능선을 지나게 된다.
⑤ 금남정맥
전북 마이산에서 대둔산을 거쳐 충남 계룡산을 지나 부여 부소산까지 130여 km를 8회로 나누어 종주하였다. 부소산 종점에 낙화암이 있는데 낙화암이 금강가에 있으나 밑에는 모래 흙이고, 강물이 20여m 모래지역 안쪽에 흐르고 있어 삼천궁녀의 이야기가 의아스러웠다. 백두대간의 속리산, 영취산 구간과 금북, 금남정맥 사이에 오는 비는 금강을 만든다.
⑥ 금남 호남정맥
백두대간의 장수 영취산에서 흘러나와 팔공산, 진안의 마이산을 거쳐 주화산까지 이어오다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갈라진다.
⑦ 호남정맥
전라북도 주화산에서 시작하여 정읍의 내장산, 장선 백암산, 광주의 무등산, 장흥 사자산, 순천의 조계산, 광양의 백운산까지 430km를 26회로 종주하였다. 명산이 많고 남도의 향수가 물씬 풍기는 산행이다. 임실 지역의 산능선을 지나며 낮은 물안개 속으로 펼쳐지는 옥정호는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었으며, 보성지역을 지날 때 남쪽으로 펼쳐지는 평야와 다도해는 한폭의 그림이었다. 대간의 영취산과 지리산 구간, 금남·호남정맥 사이에 오는 비가 섬진강을 만든다.
⑧ 낙동정맥
태백산쪽에서 대간과 갈라져 경북 주왕산, 울산의 영취산, 부산 금정산을 지나, 몰운대까지 350km를 24회 걸쳐 종주하였다. 산세가 높고 겨울철에는 눈이 많이 쌓여 힘들고 고생하였던 기억이 난다. 낙동정맥을 태백산맥이라고도 한다.
⑨ 낙남정맥
지리산 세석산장 옆에 있는 영신봉에서 남쪽으로 사천의 팔음산, 함양의 무량산, 창원의 불모산을 경유하여 낙동강 서쪽의 신어산을 지나 김해 하구까지 240km를 16회에 걸쳐 종주하였다. 김해의 신어산에서 낙동강 건너보면 낙동정맥이 남북으로 흐르고 부산의 금정산이 보여 지난번 걸어 내려온 낙동정맥 줄기의 옆모습을 보니 감개무량하였다. 대간의 태백산, 지리산 동쪽 방향, 낙동정맥, 낙남정맥 사이에 오는 비가 낙동강을 만든다.
이상이 대간과 9정맥의 종주이야기이다.
2. 삼도봉과 삼수령
백두대간을 종주하다 보면 3도를 나누어 주는 봉우리가 3곳이 있다. 지리산 군내에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를 가르는 삼도봉(1499m), 전라북도, 충청북도, 경상북도의 3도를 가르는 삼도봉(1172m), 그리고 강원도 영월군 어래산 군에 있는 삼도봉(1063m)은 충청북도, 경상북도, 강원도의 3도를 가른다.
백두대간 상의 삼척시 행정구역에 있는 삼수령은 높이920m로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의 분기점이며 한강, 낙동강, 오십 천의 발원지이다. 이 곳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바람이 불어 봉우리 북쪽으로 떨어지면 한강으로 흐르고, 남쪽으로 떨어지면 낙동강으로 동쪽으로 떨어지면 오십천으로 흐른다. 근처 아래에 검용소가 있는데 항상 엄청난 양의 물을 뿜어 내어 한강의 풍부한 물을 제공해 주는 곳이다.
산 능선을 종주하다 보면 이와 같이 물줄기를 가르며 이어지는 산줄기의 흐름과 산줄기와 어우른 물줄기, 어느 산 능선에서 내린 비가 어대로 흘러가는지 파악할 수 있다.
3. 백두대간과 태백산맥
산 능선을 이어가던 초기에는 학교 시절에 배웠던 동쪽 남북으로 이어지는 태백산맥에서 서쪽 상하로 이어 나오는 차령산맥과 노령산맥을 생각하며 시작했다. 그러나 내가 몸소 5년 동안 5,000여 km의 산 능선을 몸소 걸어 다녀 본바 실제와는 다르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우리 나라의 산맥은 백두산이 중심 기준이자 출발점이 되어 금강산, 설악산으로 내려와 태백산, 덕유산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에서 9정맥을 가지 쳐서 그 사이 한강, 금강, 낙동강이 흐른다. 이전부터 현재까지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태백산맥, 차령산맥, 노령산맥은 강이 산맥을 지나는 모순점을 보인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의구심이 나서 여러 자료를 찾아본 바 일제 강점기에 광물 등을 수탈하고자 지질조사를 하였던 일본 학자들의 지질 분포에 의한 분류인 것 같다. 또한 식민통치를 위해 민족 정신의 해체 방법으로 주요 산의 맥을 끊는 철심을 박으면서 백두산으로부터 이어지는 민족 정기를 폄하하기위해 지형을 바꾸어 놓은 것인데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이북에서는 1996년 백두산에서 이어지는 백두대간과 정맥들의 산 체계를 바로 잡았다고 신문기사에서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까지 광복65년이 지나도록 지리 교과서에 있으니 조속히 수정하여야 할 부분이다.
4. 산경표와 대동여지도
조선시대 대표적인 지리학자 신경준의『산경표』(1770,영조 46년)를 보면 “백두대간”이란 우리 국토의 뼈대를 중심으로 국토의 산줄기가 잘 설명되어 있다. 이는 우리 나라의 산줄기와 산의 갈래, 산의 위치들이 일목요연하게 표로 나타낸 지리서이다. 이 책에는 산줄기를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1개의 대간과 1정간, 13정맥으로 분류하였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1862, 철종12년)에도 대간의 원줄기에서 각 산맥들이 분류되어 나타내었고 단지 산맥 이름이 없을 뿐이다.
필자가 남한에 있는 대간과 9정맥을 종주한 결과 신경준의 산경표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실제있는 산줄기와 일치한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산경표에 근거해 그려진 우리 전래의 산줄기 그림, 수계도(水界圖)와 비슷해 산줄기가 강에 의해 잘리는 법이 없다. 인문지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산맥도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일제시대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 정립된 이래 지금까지 정설로 굳어있는 산맥 그림. 지질구조를 바탕으로 해서 그렸기 때문에 산줄기가 강으로 잘린 부분이 많다.
산경표에 근거해 그려진 우리 전래의 산줄기 그림. 수계도(水界圖)와 비슷해 산줄기가 강에 의해 잘리는 법이 없다. 인문지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산맥도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일제시대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 정립된 이래 지금까지 정설로 굳어있는 산맥 그림. 지질구조를 바탕으로 해서 그렸기 때문에 산줄기가 강으로 잘린 부분이 많다.
5. 기맥과 지맥
기맥은 정맥의 다음 단계 산줄기로서 100km이상의 줄기인데 남한에 6개의 기맥이 있다.
한강기맥은 백두대간의 오대산에서 시작하여 경기도 양평까지 167km 내려 오는 줄기이다. 영산기맥은 전라도 백암산에서 장성재를 지나 영광 불갑산을 경유하여 목포 유달산까지 160km의 줄기이다. 땅끝기맥은 전남 화순의 노적봉에서 국사봉, 영암 월출산, 도갑산, 해남의 두륜산, 대둔산, 달마산을 지나, 땅 끝 토말로 이어지는 120km의 줄기이다. 영산기맥, 호남정맥 일부, 땅끝기맥 사이에 내리는 비가 영산강을 만든다. 이외 충청도에 금북, 금강기맥과 덕유산에서 진주로 흐르는 진양기맥이 있다.
지맥은 30km이상 100km 미만의 산줄기로 대간과 9정맥에서 가지쳐 나오는 작은 줄기이다. 100여 개가 있으며, 필자는 경기도에 있는 13개의 지맥을 완료하고 새로운 지맥 능선을 찾아 계속 다니고 있다.
6. 유달에서 백두까지
발로 몸소 걸어 유달산에서 백두산까지 가능한가? 가능하고 산 능선에도 길이 있다. 유달산에서 백두산까지 북진할 경우 상기의 영산 기맥을 출발하여 호남정맥을 거쳐 백두대간을 경유하여 갈 수 있다. 실제로 목포 온금동의 예향 목포 기념탑에서 출발하여 1등 바위, 2등 바위, 정명예고, 행남사 뒷산, 목포고 뒤편 유방산, 양을산, 청계 승달산, 함평 불갑산, 전남북 경계를 지나 백암산 상왕봉(영산강 발원지)에 이르러 호남정맥을 연결하여 북진한다. 그리고 임실의 아름다운 옥정호를 보면서 마이산, 진안 팔공산을 지나 백두대간의 무령고개와 접속한다, 대간의 덕유산을 지나 추풍령, 속리산, 소백산, 태백산, 오대산, 설악산을 너머 휴전선의 향로봉에 이르면 금강산이 앞에 보인다.
언제 휴전선 너머의 구간을 발로 밟으며, 북쪽의 백두대간을 종주하여 백두산 정상에 이르를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