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글과 인연. 178
[포상 휴가 2]
인터넷으로 지도를 확인한다. 진주까지 내가 가보지 못한 동선을 찾는다. 처음 진주를 갈 때, 네비에
무료도로를 치고 안내하는 대로 갔는데, 문제는 대전에서 금산까지 시내를 통과하는 시간이 너무 많
이 걸렸다는 경험 때문에 다음부터는 집에서 금산까지는 고속도로를 이용하고, 금산부터 덕유산을
경유해서 함양, 산청 진주 길로 잡아서 다니곤 했는데, 이번에는 다른 길을 찾은 것이 조치원 -
남대전까지 고속도로, 그리고 진안군 마이산을 경유해서 함양 산청 진주 노선이었다.
소개해 드린 것처럼 나의 길은 게으름이다. 당연히 느릴 수밖에 없는 길,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3시간
거리, 무료도로를 이용해도 5시간이면 진주까지 갈 수 있는데, 나는 오전 11시 경 집에서 출발했고
진주 후배 시인의 집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으니 내려가는 시간만 7시간을
소비한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 고속도로에서는 제한 속도보다 조금 느리게 가장 바깥 차선을 타고 가는데,
그러면 때때로 고속도로에서도 나름의 풍경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며, 일반 도로에서도 역시 제한 속
도 보다는 느리게, 바깥 차선을 이용했고. 일차선인 경우에는 뒤에서 차가 오면 갓길로 비켜주므로
추월할 수 있도록 해주면서 운전을 했기 때문이다.
특이 마산의 해안선을 따라 가는 길에서는 평균 20키로 속도로 운행을 했는데, 심지어 마산의 진동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65번 버스는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언덕길에서 내 뒤를 쫓아 오르다가 내가 양보해
주므로 추월하면서 고맙다고 깜빡이를 켜 주었을 정도였으니,
내 차는 남대전 톨게이트를 벗어나면서 네비는 금산방향을 가리킨다. 그리고 다른 때 지나쳤던 금산 인
삼 시장을 지나면서 덕유산 방향이 아닌 마이산 방향으로 길을 이끌어 준다. 금산을 지나치면서 생각난
커피, 나는 하루에 두 잔의 블랙커피를 마시는데, 그 한 잔은 오전 5시부터 5시 30분 사이, 잠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마시는 커피이다. 머그잔으로 한 잔 가득 마시며 컴퓨터를 켜고 글을 읽고, 쓰고, 그 후 8시
경에 간단한 건과류와 과일을 믹스해서 한 잔 마시는 것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하며 오후 3시를 기준으로
커피를 한 잔 마시는 것이다.
내가 마시는 커피, 야외에서는 편의점에서 내리는 블랙커피가 기준이다. 아직까지 내 돈으로 커피숍이
라고 하는 곳에서 커피를 사서 마신 기억은 없다. 편의점 1500원이면 충분하기 때문이고, 내가 내 주머
니에게 세운 기준이 되는 비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금산을 벗어나면서부터 편의점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물론 조금 큰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있을지도 모르지만 도로 변에서 본 기억이 없다. 시내
같으면 곳곳에 있는 것이 편의점인데 말이다.
금산을 벗어나면서 용담이라는 곳에서 슈퍼를 만났다. 그나마 그곳에 체육공원이 있어서였을 것인데,
그곳에서 캔 커피와 음료를 산다. 앞으로 어디서 편의점을 만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용담 체육공원의
이름이 용담체력공원이다. 왜 그렇게 이름을 썼을까? 그 슈퍼는 치킨과 생맥주를 중심으로 판매하는,
곧 다른 음료나 과자류는 덤으로 판매하는 그런 가게였다.
블랙 커피/ 고정현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만나는 너/ 따뜻한/ 네 모습이/ 늘 그대로면 좋겠어/
프림도 설탕도 섞지 않은/ 너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변치 않는 그대로이길 바래/
*이 시에는 내가 곡을 붙여서 틈틈이 적당한 곳에서 부르곤 한다.
첫댓글 멋진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