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살리에서 3시간 넘게 베스트 드라이버 상뽕스가 운전해서 도착한 실상사
인터넷으로는 많이 접했지만 산 속이 아닌 평지 위에 절은 처음이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도착
첫날부터 행복한 마을 베지나랑에서 오셔서 거한 채식 뷔페를 차려주셨다.
절이나 덕계마을에 갈때마다 체리가 "고기 있어?" 라는 질문을 제일 먼저 하는데
이 곳에서는 고기가 생각 나지 않을 만큼 건강하고 맛있는 채식 식단을 접할 수 있었다.
실상사 인드라망 발효연구소에서 유기농 쌀로 직접 개발한 '쌀로요'
저녁 모임에서는 각 공동체 소개 시간이 있었다.
다음날 6;30~7:30 울력으로 농장 잡초뽑기
7:30 별미 중의 별미인 땅콩죽 아침 공양
자유 시간
불교 어린이 잡지에 푹 빠진 체리
매 모임마다 가득했던 비건 다과
정성가득한 공양 시간
도시에 사는 어른들은 다 알지 못했던 우렁이알
때마침 장이 열렸다
오후 활동 시간에 선택한 마을탐방
산내들 어린이집 2025년 재원생은 0명이라 비를 피해 모여 앉아 시골의 인구유입, 기존 학생들 복지 등에 대해서 여러 의견을 나누었다.
목금토 공방 - 기본 교육을 빠짐없이 이수해야 이용 가능하다. 처음에는 왜 이걸 만드냐고 했던 분들도 지금은 잘 이용하신다고 한다.
월 정기 이용료 or 일일 이용료로 나뉘어 이용수칙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세심하게 차려주신 주전부리
특히나 산성마을에서 직접 빚었다는 찹쌀 곡차는 일품이었다.
여울님의 실력과 견줄만한 뒷끝 없는 좋은 곡차(?)였다.
아이들을 위해 수제소세지까지 준비한 인드라망의 배려는 감동이었다.
온배움터의 장기자랑 시간은 미처 준비를 못해
대표이신 상뽕스가 고민 끝에 <광야에서>를 열창하셨다.
3일차
아침 울력- 잡초뽑기, 30분 밖에 안 되어 조심 아쉬웠다.
(나중에 알고보니 모임의 첫 취지 자체가 공동체 활동가들이 마음 편하게 먹고 쉬고 가라는 뜻이었다고 한다)
핸드폰이 있어도 쓰면 안 된다고 엄마한테 세뇌 당한 체리와 가을이는 자연에서 몸으로 노는 방법을 떠올려
땀을 뻘뻘 흘리며 놀았다. 나중에 덕계마을 언니들도 합류하였다.
전날 남은 미역국의 대변신 -미역죽
09:30 아침 예불
실상사에서 한자로 된 경전을 우리말로 풀어놓은 것을 소리내어 읽으며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너무나 감동적이라 두고 두고 읽어보려고 1부 얻어왔다.
(시중에서 구입이 불가하다 ㅜㅜ )
마지막 날 예불에선 어린이 참가자가 가을, 체리 밖에 없었다.
그 모습이 기특했던지 스님 한분은 따로 간식을 주시기도 했다.
(이 곳 저 곳 절을 제법 다녀봤는데
실상사만의 독특한 분위기는 잊을 수 없을 듯 하다)
여러가지 강연, 살리장터, 텃밭모임, 모내기, 추수제에서 온배움터 식구들과 함께하며
그 동안 만났던 여타의 모임, 사람들과 무언가 다른 것을 느꼈다.
어디에서 그 차이가 오는 것일까? 궁금한데 알지 못했다.
이번 제3회 지리산 소풍을 통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늘 깨어있는 멋진 분들을 많이 만났다.
나만 잘 사려고 경쟁하고 비교하고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너와 내가 만나 우리가 되고 함께 어울려 살며 더 큰 행복을 찾는 이들을 만났다.
지리산의 큰 품에서
그보다 더 큰 넉넉함을 가진 마을공동체(공동체마을)의 활동가와 구성원들
온배움터, 덕계마을, 산성마을 등
남이 만들어 낸 규격화된 삶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노력하는 이들을 알게 된 것은 우연일까?
인연일까?
한 사람들 돌아가며 후기를 말하는 시간에 누군가 말했다.
"진심이 닿으면 인연이 된다."고
지리산 소풍과 1년 떄 딱 1번 있는 중요한 시험과 겹쳐서
이틀을 고민하다가 과감히 시험 신청을 취소했고
지금은 참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왕복 장거리 운전하며 이끌어주신 상뽕스
왕년에 농사해본 솜씨 뽐내주셨던 화이트
아이들과 한 가족처럼 편안하게 어울리던 해봄
시크한 매력의 캠퍼 보은
내면이 단단한 송현
가을/체리의 조잘거림과 소음마저 귀여움으로 승화시켜주시고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스이 맞아주신 산성/덕계마을분들 고맙습니다.
1년 뒤 오늘 당신은 또 나는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살고 있을지 자못 기대가 됩니다.
벌써 그리워진 지리산의 따스함을 간직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첫댓글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예요~~~ ㅎㅎ
정성스런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정성스럽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슬 가을 체리라는 제목에 미소가 절로 나네요 ㅎㅎ 함께 간 이들 한분한분 언급하는 윤현님의 진심이 맞닿는 순간~~ 우리의 만남은~~~2
우연이 아ㄴ..........
앗~ 어제도 매실 텃밭가꾸느라 바쁘셔서 잠시 인사만 나눴네요.
다음에 아이들과 함께 더 좋은 시간 보내요. (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