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참석: 권정옥 님,김혜정 님,김현영 님
유경은 님,정은미
<킨츠기>
이사 와타나베 글그림| 황연재 옮김| 책빛출판사| 2024.4.3 원제:Kintsugi(2023)
여는 글
- 3월에게 - 에밀리 디킨슨
3월이여–어서오세요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당신이 더 일찍 오길 바랐답니다
모자는 내려놓으세요
걸어오셨나 보군요
숨이 차 헐떡이네요
3월이여, 그동안 잘 지냈나요,
다른 사람들은요
자연은 잘 두고 오셨나요
오 3월이여, 바로 나랑 2층으로 올라가요
당신에게 할 말이 너무나 많아요
네 편지와 새들은 잘 받았어요
단풍나무들은 당신이 오고 있는지
전혀 몰랐지요
세상에, 그 애들의 얼굴이 얼마나 붉어지던지
하지만 3월이여, 날 용서하세요
당신이 물들여 달라고 남겨둔 저 언덕들은
적당한 보라색이 없었답니다
당신이 모두 가져가 버렸잖아요
누가 문을 두드리죠? 4월이군요
문을 잠그세요 - 난 쫓기고 싶지 않아요
1년 내내 멀리 떨어져 지냈으면서
내가 이렇게 바쁠 때 찾아오다니
하지만 당신이 오자마자
하찮은 것들은 정말 하찮게 보이네요
비난도 칭찬만큼이나 소중하고
칭찬도 비난만큼 부질없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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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 소생하는 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하는 새해의 소망과 다짐으로 부푼 시기. 이 시기에 적절한 책은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문득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지난날의 후회와 상처를 뒤로하고, 새로운 희망과 용기로 나아가는 나날들로 채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킨츠기는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 초 오래된 것을 고쳐쓰고 아끼는 와비사비문화의 영향으로 탄생한 공예기술을 일컫습니다.
깨진 도자기를 옻칠로 이어 붙이고 그 이음새를 금, 은, 백금 가루로 장식하여 수리하는 것으로, 결함을 숨기지 않고 상처를 예술로 승화시켜 불완전함 속의 아름다움과 회복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상처의 수용 -> 회복과 탄력성 -> 희소성)
현대에는 '심리적 킨츠기'처럼 상처를 받아들이는 과정의 은유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희망은 대가를 바라지 않고 우리 곁에 늘 존재함에도 어리석게도 그것을 찾아 헤매며 잡지 못합니다. <킨츠기>는 관계의 분열, 상실, 이별, 죽음으로부터 상처를 받아 헤매는 연약한 영혼이 다시금 회복을 통해 더욱 단단해지고 성장하는 과정을 조용히 보여줍니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는 시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책속으로
이스터 에그: 부활절 달걀. 새로운 생명과 시작을 의미합니다. 최근에는 게임이나 영상물 속 숨겨둔 메시지나 재미를 말하기도 합니다.
싹: 시작,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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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식탁 위에 불안정하게 솟은 나뭇가지 위로 다양한 물건들이 걸려 있습니다.
식탁 맞은편 의자엔 빨간색 새가 앉아 있습니다. 갑자기 새의 색이 사라지고 색을 잃은 새가 식탁보를 움켜쥐고 날아갑니다.
식탁 위에 모든 것이 부서지고 화자(토끼)는 새를 쫓아갑니다.
숲과 바다를 지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토끼는 부서진 물건들을 붙이고 재조립하여 새로운 물건들을 탄생시킵니다.
마침내 새로운 잔에 심어둔 싹에서 나무가 자라고 새로 만든 물건들을 걸어둡니다.
함께 나눈 이야기
- 올해 나의 새로운 소망이나 희망
- 어긋난 관계나 상처로부터 나를 지키고 일으키는 나만의 방법
뒷 면지에 나온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읽으며
각자가 느낀 다양한 해석을 나누었습니다.
-토끼와 새에 대한 다양한 해석
(연인, 부모와 자식, 친구, 내 안의 본질 또는 개성, 사회적 관계에서 보여지는 나)
-나뭇가지에 걸린 물건들(추억의 물건들, 함께 만들어나갈 물건들)
-희망의 속성(삶을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어리석고 헛된 행동을 지속시키기도 한다.)
새로운 소망&희망
나에게 적합한 곳, 좋아하는 곳을 향해 도전
하루에 한 번씩 따뜻한 말 하나씩 하기
수용과 내려놓기
흔들리고 무너지는 불안전한 존재이지만 절망의 끝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더욱 단단해진 나로 성장한 모습을 발견하게 되겠죠.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따뜻하게 품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로 굳건히 있어 줄 거라는 믿음을 갖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요즘 한창 전쟁의 광풍에 있어서 그런지
작가님이 몇 일전 이런 글을 올리셔서 공유합니다. (책빛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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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난 뒤에는 누군가는 반드시 치워야 한다. 일들이 저절로 정리되지는 않는다. 내가 말하건대 누군가는 시체로 가득 찬 수레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잔해들을 길가로 치워야 한다.
누군가는 진흙과 재 사이로,
부서진 소파의 스프링 사이로,
유리 조각들과 피 묻은 천들 사이로 들어가야 한다.
누군가는 무너진 벽을 지탱하려고 들보를 끌어와야 하고, 누군가는 창문에 유리를 끼우고 문을 다시 제자리에 달아야 한다.
이 일은 사진으로 보기 좋지 않다. 그리고 몇 년이 걸린다. 모든 카메라는 이미 다른 전쟁을 향해 떠나버렸다. 다시 다리와 역을 재건해야 한다.
계속 팔을 걷어붙이다 보면 소매는 다 찢어질 것이다.
빗자루를 손에 쥔 누군가는 아직도 그때가 어땠는지 기억할 것이다.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 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하지만 그 주변에는 그 이야기가 지루하게 느껴지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그래도 가끔은 잡초 사이에서 녹에 갉아먹힌 주장들을 발견해 그것들을 쓰레기 더미로 가져다 버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던 사람들은 자리를 내주어야 할 것이다.
조금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보다도 더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원인과 결과를 덮어버린 풀밭 위에는 아마 누군가가 누워 있을 것이다.
이 사이에 풀 한 줄기를 물고 구름을 바라보면서.
첫댓글 ❤️❤️❤️❤️❤️
어제 너무 추웠어서 [3월에게] 시가 안와닿네요 ㅎ 킨츠기 혼자읽고 어려워서 염탐하러 왔는데 반가운 책벗들 얼굴도 보고(재경님 없네? 참 한결같은 우리 정옥님 역시나 열일하고 있고 ㅎㅎ) 역시나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었다니....누군가가 치워야 할 것들의 의미를 읽으니 마음이 너무 무거워지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