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문학 4월 4주 금주의 시 선정
이종근시인
부산 출생, 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한국문인협회 시창작과(2년과정) 수료함
국제설봉예술협회/ 설봉문학 회원 (서울지회).
계간《미네르바》등단함,『5·18광주민주화운동40주년기념시집』,『부마민주항쟁의재조명과문학작품』,『부산김민부문학제』,『대구10월문학제』기념문집 등에 참여함. 그리고《서귀포문학작품공모전》,《박종철문학상》,《부마민주항쟁문학창작공모전》,《빛고을문예백일장》,《국립임실호국원나라사랑시공모전》등에서 수상하고, 계간《문예바다》2020년, 겨울호(vol 29)에 공모시 당선과 월간 웹진《공정한시인의사회》2021년, 3월호(vol 66) <공시사의시선>에 선정됨.
<작품 감상>
봄이라 청춘이라
이종근
그래 너를 쭉 따라왔어 옳거니
그르거니 하지 않고
사뿐히 내려앉으며 살짝궁
도닥거리며 얌전빼는
이른 봄이라
바람에 먼지 날리고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는 질퍽한
길이어도
스물한 살, 곱상한 청춘이
끄덕 끄덕이며
숨 고르는 고갯길 같은
생기발랄한 봄이라
놀랍게도 소셜커머스¹는 너를 두고
꽃이라 분양한다기에 앞질러
달콤한 첨부파일 하나 딸려 보냈는데
두 페이지 분량만큼의
아찔하고 살벌한
첫 키스의, 작년 다시 봄이라
풋풋한 초록에 감당 못 할
야릇한 청춘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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¹ social commerce ‘소셜‘은 온라인상의 사회관계망을, '커머스'는 상업 활동을 의미함.
금강휴게소 1
이종근
차창 밖에서 내뿜는 입김은 영하의
수은주를 상납했는가
따사로운 풀빛은 오간 데 없고
쌀쌀맞은 풍광에 쓸쓸히 나는 머문다
으레 머물다 떠나는 사람들의 눈가에
물 한 모금 축일 수 없는
천 리 물빛이 단단히 얼어붙었다
나의 목마른 곤경은
아슬아슬하게 산을 쪼개고 간간이 비켜 나오는
햇볕만이 내리쬐는
절박한 졸음으로 나는 서 있다
금강나들목으로 걸려든 라디오 교통방송
주파수는 상, 하행의
혼정(混晶)¹을 확연히 뛰어넘을 수 있을까
한겨울 중심에서 천 리 물빛을 다시 그리는
더없이 좋은 이곳, 금강휴게소에서
나는
목을 축이듯 따사로운 봄빛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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¹ 두 가지 이상의 물질이 섞여 균일한 하나의 결정을 이룬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