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2011년 9월18일 칠장산 칠장사 절문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칠장산 정상에 올라 제를 올리고
산행을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금새 1년을 훌쩍 넘어 지나가 버린 것 같습니다.
사실 시작할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제가 맡고 있는 일이 재난안전
업무로 매일 새로운 현장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이를 관리하고 수습하는 일이라 때론 업무로 인해
정기산행에 불참할 수 있을꺼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항상 맴돌고 있었죠.
하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2012년12월 16일 백두대간의 접속부인 속리산 천왕봉에 도착하면서 약
160km 400여리의 산행길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한구간이 짧게는8km-길게는16km까지, 평균 13-14km정도를 12회에 걸처 종주를 완료한게 된거지요.
그래서 기쁨니다. 누구보다도 더 기분 좋습니다.
사실 완주를 못할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지난 2012년 6월8일 직원친선 족구대회에 나갔다가 인대가
파열되어 8월초까지 2개월간 기브스해서 발 붙들어 매고 꼼짝도 못했으니까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기간 동안에는 뭔일로 정맥산행이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운이 좋았나봅니다.
이제 저는 2008.10.5일 백두대간완주, 2009.6.14일 한북정맥완주, 2011.6.19일 한강기맥완주와
더블어 한남금북정맥완주를 하게된거죠~ ㅎ
이는 산을 좋아하고 진실로 산을 사랑하는 문산자유로 산악회여러분이 도와주고 함께 동행해준 결과
라 생각 됩니다.
한남금북정맥의 1구간은 안성 칠장산 칠장사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첫 구간 날씨는 좋았고 많은
산악회원들이 참여해 즐겁고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그다지 높지도 낮지도 않은 여러산 능선을
넘어갔습니다. 더욱이 도착한 수레티고개 중부고속도로 화봉육교위에서 아하형님께서 준비한 오리
고기로 정말 배가 터지도록 자알~먹었습니다.
2-3구간은 산도넘고, 농장도 지나고, 군부대울타리를 따라가기도하고, 신작로를 건너기도하고,
공장지대와 시가지구간을 지나갔으며 지형의 변화로 가끔은 알바 하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3구간 종주후 허름한 음식점옆에서 옹기종기 모여 먹은 이상옥산악회장님께서 준비해주신
쭈삼불고기는 잊을 수 없네요.
4구간의 대미는 역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뚝솟은 충북음성 보덕산정상에서
바라본 생가를 비롯한 기념관은 세계의 대통령을 배출하기에 손색없는 곳이었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주유소 휴게소에서 오뎅국물로 허기를 달랬던 추억이 생생합니다.
5-6구간은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구간이었던 것같습니다. 알바덕분에 어디서 다쳤는지 모르지만
오른발 검지 발꼬락이 죽어 좌구산을 넘어 천문대를 거쳐 분젓치재까지 넘어오는 길이 왜 그렇게
멀기만 하던지........하지만 5구간 모래제에서는 염황호형님이, 6구간 분젓치재에서는 김병화 회원이
준비한 오삼불고기로 멋지게 산행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더워지면서 부터는 산행에 참여하는 산악회원수가 평상시보다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완주를 눈앞에 둔 몇몇은 산행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발을 다쳐 중간에 불참으로 빼먹었던 이른아침회원님은 나홀로 땜방으로 완주의지를 북돋아
주었었지요. 7구간 상당산 산성에서 떼지어 아이스크림 사먹었던일, 8구간 현암삼거리에서 누구랄것
없이 묵밥집에 발길 돌려 묵밥 한그릇 나누며 즐거움을 더 했던일, 추정재 시골집 앞마당을 빌려
회원 모두 샤워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특히 나중에 아하형님께서 오리를 한번내셨는냐? 두 번내셨느냐? 말들 했었는데 이날 두 번째 오리
를 준비해오셔서 배불리 먹게 해주셨습니다. 그날 묵은김치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저나름대로 산을 다녀봤지만 유난히 충청북도 구간은 산은 낮아도 능선길이 짧고 오르고 내리고가
심해 산행에 무척 힘든 지역입니다. 한남금북정맥구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산행로 표시도
제대로 되어있지않아 독하게 알바를 하게되지요. 9구간에서 평생잊지못할 알바를 합니다. 얼떨결에
날머리를 잘못 내려온거죠. 하산후 길가에서서 오는 비 다 맞아가면서 버스를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이 때문에 10구간 들머리 대안리고개를 찾지못하고 버스를 타고 한참을 헤메이다가 들머리를 찾게
됩니다.
인원은 몇 명 안되었으나 오르고 내리고는 계속되었고 마지막으로 오른 탁주봉에서 드디어 저멀리
속리산 주능선을 보았습니다. 이한종 대장이 지난간 흔적 문산자유로산악회 꼬리표도 보았습니다.
아~ 정말! 기쁨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이날은 문산자유로산악회에 발딛은 이래 처음타보는 15인승
리무진버스였습니다.
11구간은 중학교때 수학여행길에 넘었던 말티고개에서 종주후 뒷풀이를 했습니다.
누가 여기서 날 궂은 날 뒤풀이를 할 줄 알았겠습니까? 우연이기 보다는 필연이라는 생각이 들더군
요.
드디어 마지막구간입니다. 이번주는 연말이라 그런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연말 송년모임등으로
술 약속이 이어졌습니다. 걱정이 태산같았죠. 그래 생각한 것이 “소주만 마신다”였습니다.
공연히 폭탄주나 술 섞어먹다가 마무리산행을 힘들게 할 것 같아서였죠. 정말 이구간은 만만한 구간
이 아니었습니다. 땀은 비오듯 쏱아지고 옷은 다젖어 땀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역시나 오르고 내리고
를 반복하다가 천왕봉을 오르는 구간은 힘들었습니다. 특히나 정상전 갈림길에 붙은 안내판에는 우
리가 오른 갈목리에서 천왕봉구간을 출입통제구간으로 표시하고 입산시 과태료50만원으로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을 지나쳐 정상에 발을 내딛는 순간 환희와 기쁨이 벅차 올랐습니다. 완주의 성취감이 배
가되는 느낌입니다.
정상사진 몇장 찍고 산신제를 지내며 나에게 했던말 “인내심을 갖고 여기까지 오느라 정말 고생했다.
너 정말 장하다” 였습니다.
이제 한남금북정맥종주는 모두 끝났습니다.
그동안 함께 동행해주었던 문산자유로산악회원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특히 어려운 여건속에
서도 완주의지를 갖고 끝까지 해낸 동석이에게 축하를 보냅니다. 그리고 눈쌓인 겨울 정맥길 산새들
새모이(?) 주면서, 땜방을 해가면서까지 완주에 성공한 양은직회원님께도 늘 함께할 수 있는 멋쟁이
산꾼임을 인증합니다. ㅋㅋㅋㅋ.
뒤돌아보니 종주기간동안 내내 정말 행복했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