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eRX5_KUyx7c
최근 흥행하고 있는 영화 올빼미를 주말에 보고 왔답니다.
그래서 가상평을 몇 자 적어볼까해요.
사실 예고편을 보고는 이게 무슨 영화인가. 싶었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찍길래
그리고 평점이 꽤 높은 걸 보고선 아. 이거 봐야겠구나 싶었습니다.
캐스팅도 마음에 들었구요.
유해진, 류준열.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유튜브로 예고편을 보고
아. 저 눈이 안 보이는 소경이 뭔가 암살 혹은 살인을 목격하는구나.
근데 맹인이 어떻게 목격을 할까?
제목이 올빼미인 이유가 그것 같습니다.
올빼미는 야행성이잖아요.
류준열은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장님이지만,
빛이 없는 밤이면 조금이나마 눈이 보입니다.
간략 줄거리를 이야기 하자면,
소경인 류준열은 침술과 의술에 뛰어난 실력자입니다.
그리하여 궁궐 내의원에서 일하게 됩니다.
눈이 보이지 앉는 그에게 다른 내의원들은 약재를 분류하라거나
그가 하기 어려운 아니 거의 불가능한 일들을 맡기지만,
다음날 아침이면 척척 분류도 잘해놓습니다.
위에서 말했듯 그는 불꺼진 밤에는 조금이나마 볼 수 있기에
바새도록 일해놓는 것이지요.
그가 이리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어린 동생이 있기 때문입니다. 열 살 남짓 어린 동생과 단 둘뿐인 그는
궐에 들어가 열심히 일하면 집 한 채 마련할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궁궐로 향합니다.
초중반까지의 전개는 류준령의 상황과 그가 결핍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나름의 노력으로 헤쳐나가며 실력을 인정받는 모습에 많이 공감하고 응원하며 보게 됩니다.
초중반 부를 넘어가면서
청으로 끌려갔던 소현세자가 입궐을 하게 되면서 이야기의 국면은 달라집니다.
남한산성 영화를 보셨거나 역사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병자호란으로 청이 쳐들어왔을 때, 인조가 삼전도의 굴욕을 겪었던 일을 아실 겁니다.
이 영화에서 왕의 역을 맡은 유해진이 바로 인조이고,
그는 청에 대한 경멸과 복수심,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소현세자의 의문의 죽음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낸 시나리오가 상당히 흥미로웠던 영화였습니다.
역사서에 딱 누가 범인이다 라는 언급은 없으나
인조가 독살했다는 쪽으로 보는 견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만약 밤에만 볼 수 있는 소경이 세자의 암살 현장에 있었다면?
그는 그 비밀을 함구할 것인가? 진실을 밝힐 것인가?
영화 내에서 이런 대가사 나오는데 기억에 남습니다.
세자가 류준열이 전맹이 아니란 걸 알고선,
세자 : 넌 볼 수 있는데 왜 맹인인척 하느냐?
준열 : 사람들은 봉사가 볼 수 있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 같은 천한 것은 보고도 못본 척, 듣고고 못들은 척하며 사는 것이 좋습니다.
세자는 준열이 동생에게 보내려고 쓴 삐뚤빼뚤한 편지를 보며
청에서 구해온 신물물인 돋보기를 선물해줍니다.
세자의 죽음을 눈 앞에서 본 그의 선택이 영화의 중반부 이후 클라이막스까지
스릴있게 펼쳐집니다.
감독은 검색해보니 왕의 남자 조감독 출신이더군요.
천한 신분의 누군가가 궐에 들어가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빠지게 됐을 때,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할 것인가? 라는 커다란 테마는 유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결말을 보면 왕의 남자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주인공의 행보를 볼 수 있습니다.
유사한 테마의 영화로 관상도 떠오릅니다.
이 세 영화를 비교하며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첫댓글 오 잼있겠다~^^문화생활 좀 해야겠다~^^잼난 영화 많이 나왔네요~^^
올빼미는 추천할 만한 영화인 것 같아요. 시간 되실 때 함 보시길~
영화도 재미있어 보이지만 일지매님의 글솜씨에 탄복을 금할 수 없습니다.
와아.... 덕분에 새로운 영화 하나를 또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고 별말씀을요.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해요~
오빠 글 보고 예매 함ㅋㅋㅋㅋ
시아 잘 지내지? 언제 함 봐야하는데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