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RAG는 유럽의 원전위험을 평가하는 민간전문가 그룹이다. 정부나 특정세력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네트워크다. 지구촌에서 귀중한 존재다.
https://www.inrag.org/
필자의 순례 중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본부를 둔 INRAG 대표와의 미팅을 생각한 것은 생명탈핵실크로드 진행 중인 시기였다. 2021년 말 코로나가 거의 잡혀서 동유럽에서의 순례를 재개할 무렵이었다. 미팅에서의 독일어 통역은 필자가 비엔나 한인학생회에 의뢰하여, 기계공학 박사과정에 있는 학생이자 통역경험이 풍부한 젊은 분을 만날 수 있었다.
필자는 사전에 미리, "동북아와 한국은 유럽과 달리 원전위험에 대한 교차감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 매우 위험한 상태다. 한국은 3월 이후 어떤 정부가 들어설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만약 새 정부가 원전위험에 경각심을 갖고 INRAG에 협력을 요청한다면 INRAG측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요지의 질문을 메일로 해둔 바 있다.
시간: 2022년 2월1일 오후2시
장소: 비엔나 BOKU 캠퍼스
회의는 뮬너회장의 INRAG소개로 시작되었다.
"사전에 보내주신 메일의 질의를 잘 보았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모인 단체다. 각자 자신의 직장 혹은 독립적 연구자/컨설턴트로서 원전현장에 관련된 엔지니어일을 하면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네트워크다.
원전에 종사한 경력이 있는 구성원이 많은 편이다. 상당수는 현장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비판적인 자세를 갖고 우리 단체에 참여했다.
구성원은 독립적 자율적으로 참여한다. 국제적 인사가 많다. 그리고 30개 단체가 INRAG 네트워크에 가입되어 있다. 독일, 불가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미국버지니아 등 원전종사자 출신들도 가담하고 있다. 그중 3인은 정부관청에서 근무경력이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라마다교수, 프랑스의 마이클슈나이더 등 저명인사도 있다.
https://www.inrag.org/beispiel-seite/members-and-observers
원전의 위험을 평가하는 프로젝트를 모두 참여해서 공동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부분적으로 소그룹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참여자가 직접 사비를 들여 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유럽전체의 노후원전 수명평가를 했던 사례가 있고, 2018년에는 벨기에 원자로 균열 사건에 대해 그 정부의 조사결과에 반대해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코로나에 의한 위험성평가 연구도 한쪽에서 진행하고 있다.
만약 한국정부가 요청한다면 기꺼이 도울 자세가 되어 있다. 그린피스 한국지부의 요청으로 신고리 5·6호기 사고발생시 피해규모에 대한 분석을 진행중이다."
다음은 필자가 묻고 그가 답했다.
문) 설명사례 중 유럽 전체 노후원전평가는 누가 의뢰했는가?
답) 유럽연합이나 어느 국가가 의뢰한 것이 아니라, 각국의 지방정부 차원의 연합체가 의뢰한 것이다. 원전의 위험을 우려하는 지방정부들이다.
문) ENSREG(European Nuclear Safety Regulators Group, 유럽국가들의 원전안전규제그룹)과는 어떤 관계인가?
https://www.ensreg.eu/
답) 그들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정부들의 공식기구여서 우리와는 다르다.
문) ENSREG의 보고서는 신뢰할만한가?
답) 공식화된 것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공식화되지 않은 부분이 더 많다.
문) 회사가 아닌 INRAG같은 네트워크가 원전위험을 평가하는데는 신뢰성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구성원들은 요즘 어떤 주제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
답) SMR의 문제점, 원전사고발생시 방사능측정 시뮬레이션, 핵폐기물의 반감기를 단축시키는 연구 등을 하고 있다.
문) 코로나 이전 1년 2회 오프라인회의를 했다는데 지금은 어떤가?
답) 온라인이 좋은 면도 있다. 유튜브 강연도 상당히 한 편이다.
문) 1년 중 한국에 오시기 좋은 시간대는 언제인가?
답) 6월, 7월, 9월, 10월이 좋은 편이다. 유럽쪽 구성원들도 대체로 그때가 좋다. 만약 한국 측에서 온라인 회의를 요청하셔도 구성원들과 적극 검토하겠다.
참고1. INSAG와 INRAG
국제원자력안전자문그룹(INSAG)은 IAEA내에서 원자력 및 방사선 안전 분야에서 높은 전문 역량을 갖추고 규제 기관, 원자력 산업, 기술 지원 기관, 연구 또는 학술 기관에서 근무한 경험을 갖춘 전문가 그룹이다. INSAG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IAEA 사무총장에게 원자력 및 방사선 안전 접근법, 정책 및 원칙과 관련된 현재 및 향후 문제에 대한 권위 있는 조언과 권고사항을 제공할 목적으로 소집된다. INSAG는 핵 및 방사선 안전과 관련된 핵 안보 문제를 포함하여 모든 시설 및 활동의 핵 및 방사선 안전과 관련된 현재 및 미래의 중요 문제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안전 문제도 다룬다. 이 그룹은 1985년 IAEA 사무총장에 의해 창설되었다. INRAG는 이와 IAEA와는 무관한 독립적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단체다.
참고2. ENSREG
유럽원자력안전규제그룹(European Nuclear Safety Regulators’ Group, ENSERG)은 유럽집행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2007년에 설립된 독립적인 전문가 자문그룹이다. 이 기구는 국가 원자력 안전 고위 공무원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유럽연합의 28개 회원국과 유럽집행위원회의 대표들로 방사성 폐기물 안전 또는 방사선 방호 규제 당국 및 이 분야에 능력 있는 고위 공무원들이다. 유럽핵안전규제부의 역할은 원자력 안전 및 방사성 폐기물 관리 분야에서 지속적인 개선을 위한 조건을 수립하고 공통된 이해를 도출하는 것이다. 원자력 안전과 규제를 다루는 중요한 국제협약을 정리하고, 이 국제 협정이 EU회원국들에게서 어떻게 이행되고 있으며 EU 및 ENSREG가 다른 국제기구들과 함께 이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EU각 나라별 원자력 안전문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ENSREG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ensreg.eu/
참고3. EURATOM
EURATOM은 유럽 원자력 공동체(原⼦⼒共同體, EURopean ATOMic Energy Community)로 유럽연합의 산하에 만들어진 국제기구이다. 1957년 3월 25일에 로마 조약에 의하여 만들어졌고, 같은 날에 유럽 경제 공동체가 설립되었다.
EURATOM 조약은 원자력과 관련된 많은 EU활동의 기초를 형성하며, 대중에게 알리고 컨설팅 하기 위한 요구사항을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