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1월 2일 신한울1호기 정지와 관련하여 원안위의 조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보고하고 발표하는 과정이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역에서는 신한울1호기가 정지하기 전에 소외전원 상실 및 비상디젤 발전이 가동되지 않았다는 제보들이 나오고 있다. 한수원이나 원안위에서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2.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모든 가동을 중단하고 현재 재가동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에서 최근에 나온 책 「내가 원전을 멈춰 세운 이유」(저자 히구치 히데아키)는 원전을 멈추게 한 일본 재판장이 쓴 책이다. 저자는 2014년 5월에 오이원전 3,4호기와 다카하마 원전 3,4호기 재가동 금지 처분을 내렸다.
원전 소송이 전문가가 다룰 수 있는 소송이냐? 아니면 일반 시민들이 다룰 수 있는 소송이냐?라고 볼 때 저자는 일반 시민도 조금 공부를 해서 합리성과 이성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판결을 내릴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재판장이 판결 과정과 결과를 쓴 것으로 판결 근거와 논거를 정리한 글이라서 의미가 있다.
3.
다카하마원전 3,4호기, 오이원전 3,4호기는 전부 붉은 색 표시로 가동이 들어갔다. 이 지역은 시카원전에서 250km 이내 지역으로 최근 노토반도 지진이 난 곳이다. 이 지역은 해저단층이 많은데 근처에 22개 원전을 지어놓았다. 노토반도 7.6 강진의 진앙이었던 지역이 스지원전 후보부지였다. 과거에 주민들의 반대운동으로 인해 최종적으로는 취소되었다.
4.
다카하마 원전1호기에서 문제가 잇달아 발생되었다고 나오고 있다. 49년 된 다카하마 원전1호기와 40년 넘은 2호기가 재가동이 들어갔다. 다카하마 원전3, 4호기와 오이원전 3, 4호기에 대해 재가동 금지 처분을 내렸지만 결국 고등법원에서 판결이 뒤집어져 가동에 들어갔다. 이후 노토반도 지진이 일어났고, 다카하마 원전의 문제가 계속 되고 있다. 일본은 많은 투자를 해서 신안전기준을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진이 나니 기름이 새고, 수조가 넘치는 등의 문제가 계속 되고 있다.
5.
왜 원전은 당장 멈춰야 하는가?
위험하다는 것은 사고발생확률이 높거나 사고의 피해규모가 큰 것으로 그 정도를 알 수 있다. 위험성이 인간이 감당하고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냐는 것이다. 후쿠시마 사고를 보면 인간이 다룰 수 있는 규모를 넘어섰다. 사고의 발생확률은 운석이 떨어지는 확률과 대조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6.
사고의 피해와 규모를 보면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피난민이 15만명 발생하고, 대피과정에서 사망자가 60명 이상 발생했다. 녹아내린 핵연료물질로 지속적인 방사능 오염이 확산되고 있으며, 만약 4호기 핵연료가 녹아내렸다면 4천만명이 대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행이 수소폭발로 인해 내부 물주입이 가능한 상황이 되어서 기적적으로 모면되었다.
가와이 히로유키 선생은 원전을 자국민을 겨누고 있는 핵무기라고 했다. 일본 역사상 가장 컸던 위기는 2차 세계대전이나 13세기 몽골 침입도 아닌 2011년 3월 11일의 후쿠시마 원전사고였다.
7.
피해의 크기와 사고발생 확률은 반비례한다. 원전은 고도의 안전성이 요구되며, 나름 안전하고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원전 관계자들). 반면 나라의 존폐를 좌우하는 피해를 유발하므로 즉시 폐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 원전의 지진 가능성과 내진으로 본 사고확률은 2000년 이후 정비된 관측망으로 관측된 지진 수치이다. 그런데 설계기준지진을 초과하는 지진이 30회(700gal을 초과하는 지진)나 발생하였다.
지진으로 원자로 자체의 직접적 균열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외부에서 원전을 위해 전력을 공급해주는 변전시설이 터져서 외부전원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외부전원이 굉장히 쉽게 중단될 수 있고, 비상디젤 발전이 파괴된다면 지금 예측하는 안전이나 대책이 결과적으로 후쿠시마처럼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8.
후쿠시마에서는 2호기 설계기준지진 438gal로 설계되었지만 관측값 550gal로 지진이 왔다. 3호기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쓰나미가 오기 전에 벌써 안전주입계통이 작동이 안 되고 압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왔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지진이 굉장히 위협적인 요인인데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사고가 난 것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사고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9.
원전 추진세력의 변명에 대해서 저자의 반박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원전이 충분한 내진능력을 갖췄다고 하지만, 원전은 냉각기능을 유지하는 고유 안전기능까지 유지해야 하므로 추가로 기기와 배관의 높은 내진능력이 요구된다. 2) 원전 내진설계는 지표기준이 아니라고 하지만, 지진동(Ground motion)-지진파가 지표에 도달할 때 지반의 흔들림-은 지하 암반 위치에서 측정값을 기준으로 한다. 지진동은 관측된 지표 지진동 기록보다 낮은 값을 가지므로 설계 기준 지진동이 실제 관측기록보다 낮다. 3) 강진은 과학적으로 예측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계산법상 활성단층의 길이와 규모 관계는 평균이 아닌 과거 최대지진규모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4) 원전이 전력공급과 CO₂ 기후문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원전으로 원전을 보조하는 수준은 심각하며, 2/3의 열이 바다를 데우는데 쓰인다. 원전의 발전량을 다 합쳐도 전세계 발전량의 9%만을 차지한다. 5) 원전이 국가 에너지수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지만 사고 피해의 규모와 지속성에서 볼 때 국가 존속을 좌우할 수준이다.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이라면 버려야 한다. 6) 원전은 절대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이는 안전신화에서 비롯한 무책임한 말이다.
10.
가볍지 않은 책임의 무게를 후세에게 전가할 것인가? 특히 핵폐기물 처분이 기술적으로 처리불가하다는 것은 지난 40년간 확인했다. 중대사고는 발생한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 피해규모는 후쿠시마에서 250km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건설당시 기준 지진동이 과소평가되어 위험하다. 특정 원전에 대해서는 설계지진 수준이 관측지진의 1/4 수준으로 평가되었다고 보인다.
11.
재판관은 안전문제, 원전 소송에 대해서 판단할 때 감정의 문제가 아닌 논리의 문제로 봐야 한다. 700갈의 내진설계로 4000갈의 지진을 감당하기는 어렵다.
우리도 책임이 있다. 무지는 죄다. 하지만 침묵은 더 큰 죄다. 원전의 위험성을 알고 이를 제대로 알릴 책임이 있다. 이것은 원전을 제대로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12.
다음은 하구치 히데아키 재판장이 이야기한 내용이다. “원전소송이 3,000갈 지진을 원전이 견딜 수 있는지 여부를 쟁점으로 다룬다면 이것은 전문 기술 소송이다. 그러나 오이원전 부지에서처럼 700갈이 넘는 지진이 나지 않는다는 주장을 믿을 수 있는지 여부는 이성과 양식으로 풀 수 있는 문제이다. 많은 법률가들이 과학이 아니라 과학자를 신봉하고 있다. 재판장은 과학을 신봉한다.”
이 책 「내가 원전을 멈춰 세운 이유」가 많이 읽혀지길 바란다.
첫댓글 원전의 내진설계의 구체적인 설계기준은 지반가속도로 주어지는데 가령 0.3 g 라고 하면 중력가속도 g (980 cm/sec2)의 30% 즉 294 cm/sec2 이 된다. 이를 gal (Galileo)라는 가속도 단위를 사용하여 294 gal 이라고 간략히 표현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