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서당 세번째 시간이었습니다.
매주 일요일 새벽공부를 하는 자주서당이지만 이날은 특별히 오후에 서당 문을 열었습니다.
2시 40분 <논어>로 배우는 기본한자교실 부터 시작입니다.
설명도 재밌지만 이해가 쏙쏙~
손바닥 장자가 있길래 그럼 손등은 한자로 뭔지가 궁금해 찾아보셨다네요.
손등을 뜻하는 한자는 없대요. 손등은 手背 즉 손의 뒤쪽(?) 이렇게 쓰인답니다.
한자 일타강사가 되어가시는 박은영 샘입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읽고 있는 논어 문장이 들어있는 한 편을 읽는 것으로 <논어> 공부를 시작합니다.
허리를 곧게 펴고 음소거상태이지만 각자 소리내어 논어의 팔일편을 읽습니다.
처음엔 한자랑 한글을 오가며 읽었는데 몇 번 읽다보니 한자로 읽는 게 덜 어려워졌습니다.
반복이 무섭네요^^
팔일편의 문장들은 禮와 樂에 관한 문장들이 많다고 했습니다.
오늘은 祭(제), 즉 제사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는데요.
되새길 내용이 너무 많고 뭐 하나 소홀히 넘길 수 없는 말들입니다만 여기에 다 적기엔 능력이 모자라서^^;;;;.
오늘 공부한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을 적어보려고 합니다.(지극히 주관적으로 골랐습니다^^)
우선 제사 이야기를 들으며 이렇게 뜨끔뜨끔하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제사'하면 고리타분한 옛날 관습(?) 이런 정도로 생각하는 세대가 지금 우리 세대가 아닌가 싶어요.
이번에 나왔던 제사는 褅제사였습니다. 체제사는 천자가 자신의 시조 또는 하늘에 지내는 제사를 말합니다.
천자만이 지낼 수 있는 제사를 공자님의 나라인 노나라에서도 지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에도 역사적 배경이 있었는데요.
주나라 무왕이 죽고 성왕이 왕위에 올랐으나 너무 어린 나이라 무왕의 동생인 주공이 주나라의 정치를 돕게 됩니다.
사실 성정으로나 능력으로나 주공은 워낙 뛰어난 사람이라 주나라를 얼마든지 자기 손(?)에 넣을 수도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린 성왕을 도와 주나라의 기틀을 잡는데만 노력을 다했다고 해요.
성왕이 성장하고 성왕이 주공에게 내린 나라가 노나라라고 합니다. 성왕은 천자만이 지낼 수 있는 제사를 노나라에도 지낼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고 하는데 삼촌인 주공에 대한 고마움과 엄청난 신뢰의 의미였겠지요.
공자시대에도 노나라에서는 늘 그랬듯 체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공자가 살았던 시대는 천자의 권위가 약해지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제후들이 천자만이 할 수 있는 제사며 잔치등을 벌여 팔일편 처음부터 공자가 쓴소리(?^^)를 한 바 있습니다.
노나라는 제후의 권한도 약해지고 제후 밑의 대부들이 나라를 쥐락펴락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나라의 禮는 무너지고 있는데 관습대로 체제사를 지내는 것이 과연 맞는가하고 공자는 의문을 던진거죠.
사실 시성샘과 공부하기 전까지는 이 문장을 읽으며 공자가 노나라가 체제사를 지내는게 마음에 안들었구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공자의 의문을 우리 삶으로 가져와보자고 던지신 말씀에 너무 놀랐습니다.
공자의 질문은 "전통적, 관습적, 문화적으로 이어져 왔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 묻지 않는 것이 과연 올바른가?"라는 것이 아닐까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늘 하던 것이니 하던대로 하면서 사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해본적이 있나 싶습니다.
왜 하는 것인지 묻지 않고 당연히 하는 것이 미신이지 않겠냐고하는 말씀에는 할 말이 없어졌네요. ㅠㅠ
<논어>문장공부가 끝나면 15분동안 그날 느낀점, 새롭게 알게 된 점, 오늘 문장중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점 등을 줌 채팅방에 올립니다. 오늘도 각자의 느낌들을 올렸는데요. 이걸 같이 읽다보면 그날 공부한 것들을 저절로 복습하게 되기도 합니다. 또 각자 꽂히는 부분이 달라 내가 신경쓰지 않고 넘어갔던 부분도 기억나기도 하구요.
15분동안 적어주신 선생님들의 후기를 전해봅니다~
김*숙 4:55 PM
경이원지가 새로운 내 길을 가게 하는 군요.
비폭력의 길이 경이원지길
이*희 4:58 PM
오늘 문장들을 읽다보니 당연히 하는 것들을 묻지 않는 걸 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지?라고 공자님이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쉽고 편한 것 같아요. 혁명은 새 것을 집어 넣는거부터가 아니라 지금에 대한 질문부터
이*선 4:58 PM
실패한 것을 연구할 때 새로운 것이 나온다는 말이 새롭네요. 실패가 자기의 한계를 알게도 하겠지요^*^
박*영 5:00 PM
1. 망한 나라의 유민에게도 모여살 땅을 주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지만, 이것이 중국인들의 시간 개념을 담고 있다는 것이 또 놀랍네요. 시간은 반드시 되돌아 온다. 이제 스키니 진은 10년동안 넣어놓자. 하하 2. 본질을 잊지 말자. 항상 되돌아 와서 또다시 본질에 대해 묻자
박*옥 5:02 PM
외적인것에서 찾지 말고 내가 행복한지, 괴로운지 원리를 익혀서 나 스스로 자유로워 진다. 학의 개념이 연결되고 있네요. 재미있어요.
박*정 박 5:05 PM
귀신을 믿지 말고 배워서 살아가는 것이다. 운명은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공자님이 인간을 귀신에게서 구원해 주신것이 놀랍네요
오늘의 논어공부는 여기까지 였습니다. 공부의 열기가 넘쳐 오늘은 5시까지로 예정되었던 수업이 시간을 넘겼어요.
다음주에는 원래대로 다시 아침 자주서당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