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복음서는 마태, 마가, 누가복음입니다. 예수님의 생애에 대해 비슷한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고 해서 공관복음서라고 부릅니다. 세 복음서는 비슷한 내용을 다루지만,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마태복음에는 있는데 마가복음에는 없고, 마가복음에는 있는데 누가복음에는 없고, 누가복음에는 있는데 마태복음에는 없는 내용이 있습니다.
사실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은 마태, 마가, 누가 개인의 기록이라기보다는 마태공동체, 마가공동체, 누가공동체에서 기록한 것으로 봅니다. 각 공동체의 구성원들과 상황이 다르다보니 복음서 내용에도 상이점이 있는 것입니다. 또한, 세 복음서의 저술시기도 다른데, 마가복음이 먼저 기록되었고, 마태, 누가복음이 나중에 기록되었습니다. 마태복음, 누가복음은 마가복음을 기초로 작성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각 복음서는 일관된 특징이 있습니다. 마가복음은 가장 먼저 기록되어 단순한 문체로 기술되었고, 예수님 고난의 의미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마태복음은 유대적 성향이 강한 복음서로 율법에 관심이 있습니다. 누가복음은 복음의 보편성 곧, 죄인, 여인, 가난한 자 등 소외계층에 특별한 관심을 갖습니다.
이런 배경지식으로 질문 내용을 살펴봅시다. 마가복음은 맨 먼저 기록된 복음서이기 때문에 세부적인 내용보다는 핵심적 사건 위주로 기록되었습니다. 따라서, 못 박힌 강도들 이야기는 빠졌다고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마태복음은 유대인들의 정서에 어울리는 기록입니다. 유대인들의 입장에서 예수님은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못박힌 강도들이 욕하는 내용이 자연스럽게 더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복음의 경우에는 소외계층인 죄인, 강도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입니다. 또한, 두 강도 중 한 사람의 예수님 옹호 발언을 기록하여, 예수님이 비난만 받으셨던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요한복음은 복음서에 속하지만, 공관복음서는 아닙니다. 내용을 서술하는 방식이 공관복음서와는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은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록했다기보다는 신학적 해석을 시도합니다. 강도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신학적 해석을 시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가운데 위치하셨다고 보도하면서, 복음의 중심, 강도들에게 은혜 베푸시는 존재로 기술하고 있는 것입니다.
공관복음서가 같은 사건을 다르게 기록하거나, 각자 다른 내용들을 포함시키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예수님의 생애에 대해 좀더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각자 다른 기술내용이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보다는 모든 자료를 통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유익할 것입니다.
이경화(신학박사, 중리교회 담임목사)
첫댓글 귀한 내용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관련된 관점을 잘 알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소상히 알게 되었습니다. 40년 넘게 모태신앙인으로 나름 열심을 가지고 신앙 생활을 하였지만 이런 기초적(?)인 내용들이 취약한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저는 그 부분이 '팩트'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관점의 차이가 있었네요.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귀한 토론의 장이 되길 다시 한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