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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장 天心之氣의 神童 마무쌍(魔無雙)! 이 괴이한 세 글자가 사람의 이름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으리라! 그러나, 여기에는 엄청난 내력(來歷)이 깃들어 있었다. 천하의 그 어떠한 마(魔)도 그와 견줄 수 없다는 뜻이 거기 있는 것이다. 마를 거느리고, 지배한다는 가공할 뜻이…… * * * 찰랑찰랑…… 물이 부서진다. 고사리와 같은 손에 의해 물보라가 일어나고 있었다. 거울처럼 맑은 물이었다. 사방 삼사 장 가량의 연못 속에서 한 어린 소년이 헤엄을 치고 있었다. "푸우……" 소년이 물 속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천상금동(天上金童)인가? 소년의 용모는 인간의 것이 아닌 듯 했다. 관옥과 같은 얼굴에서는 한 가닥 신비한 기운이 감돌았고 태산과 같이 우뚝 솟은 코는 강인한 의지의 표상(表象)인 듯하며, 석류빛 붉은 입술은 오히려 여인의 것보다 더 붉은 듯 했다. 그 입술에 감도는 미소는 어딘가 장난기가 어린 듯…… 하나, 그의 눈에 비하면 그 모든 것이 뒤떨어지는 느낌이 었다. 한 없이 깊고 맑은 그의 눈빛은 천하의 그 무엇이라도 빨아들이고 말 듯한 마력(魔力)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한 어린 소년의 눈이기 이전에 하늘의 눈과 같았다. 그리고 그 눈은 실제로 상상도 못할 가공할 능력을 지닌 눈이었다. 약 십 세 가량으로 보이는 이 소년은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 마무쌍(魔無雙)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멀리서 소년 마무쌍이 헤엄치는 것을 지켜보는 노인이 있었다. 그는 가군자라 불리웠다. 그리고 소년 마무쌍에게 이 절곡(絶谷)내에서 유일하게 사부(師父)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 '팔 년…… 어느 새 팔 년이 흘렀구나……!' 가군자는 감회어린 듯 내심 중얼거렸다. 갓난아이가 어느 새 소년으로 변해있는 것이다. 천마요희를 어머니로, 나머지 신주칠대마존을 모조리 아버지라 부르며 커온 지난 세월 팔년이었다. '녀석은 두 살때 유가십경(儒家十經)을 줄줄 외운 천상기재(天上奇才)다. 그들은 녀석에게 완전히 빠지고 말았다……' 신주팔대마존은 그들이 일 년여의 장고(長考)끝에 지어낸 마무쌍이라는 괴기(怪奇)한 이름을 가진 소년에게 홀딱 빠져있었다. 종일 하는 일이 싸움이었다. 서로가 내 아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신분으로 보아 그것은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지만 마무쌍과 하루를 지내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마무쌍. 이 소년에게는 실로 뭐라고 표현할 수 없도록 사람을 끄는 마력이 있었다. 거기에 더해 그의 총명은 감탄정도가 아니라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가군자가 뇌리에 모아놓은 천심지기가 원래 특출한 그의 머리를 완전히 신인(神人)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더우기 정신을 집중하면 천심지기가 눈을 통해 발동되는데, 이때는 천하의 그 무엇이라도 그의 눈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천하의 아무리 복잡한 것이라도 단번에 기억하고 이해 해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와서는 신주팔대마존이 싸우는 일은 거의 전무하게 되었다. 그 까닭을 안다면 입을 벌리지 않을 사람은 없으리라! 금마곡에는 당연히 책이 없다. 그러기 때문에 마무쌍이 배우는 것은 모조리 가군자와 신주팔대마존이 알고 기억하는 것에 한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 아홉 명이 아는 것은 천하의 모든 것이라해도 좋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도 한정이 있는 것이다. 한 번 들으면 외우고 이해해버리니 천하없는 사람이라도 당해낼 재간이 있을 리 없었다. 게다가 마무쌍이 묻기 시작하면 천하의 그들도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그렇다고 대답을 하지 아니하면 마무쌍은 그와는 놀아주지를 않는 것이다. 가군자는 생각할 수록 기가막혀 실소를 흘리고 있었다. '이 시간…… 신주팔대마존은 공포에 질려 머리를 싸메고 있을 것이다……' 신주팔대마존이 요즘 와서 전과 같이 싸우지 않는 것은 마무쌍의 신임을 잃지 않기 위해 가르칠 것을 궁리하느라 머리를 싸매고 각기 거처에 틀어박혀 있기 때문이었다. 그 말을 누가 믿겠는가? '생각대로 녀석은 마성에 젖지 않고 잘 자라고 있다. 하지만 너무 장난이 심하긴 하다……' 마무쌍의 장난은 마무쌍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만큼 귀여워하는 신주팔대마존조차도 학을 띠고 고개를 흔드는 것이었다. * * * 뇌극찰(雷克刹). 천하를 공포에 떨게 만들던 천축 소뢰음사의 장문인. 눈두덩을 덮은 송충이같은 눈썹, 퉁망울 같은 눈에서는 전광과 같은 눈빛이 쏟아진다. 매부리 코 밑에 자리한 메기입을 보지 않아도 그 상태로 이미 흉맹무쌍의 공포스러운 모습을 한 마승(魔僧)! 그는 턱을 고이고 앉아 끙끙 앓고 있었다. 그 무엇이 천하제일의 마승이라는 그를 곤란하게 하고 있는 것일까? "빌어먹을…… 큰일났다. 아무리 대가리를 쥐어짜 봐도 이제는 할게 없는 것 같은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던 뇌극찰의 눈이 반짝 빛났다. "누구? 무쌍이냐?" 그의 말과 함께 문 앞에 아랫도리만 겨우 가린 마무쌍이 나타났다. 순간, 중이라고 여겨지지도 않던 그의 얼굴이 마치 고승의 그것처럼 자애롭게 변했다. 그 누구도 믿지 못하리라! 마승 뇌극찰의 얼굴이 그렇게 변할 수도 있음을…… "허허…… 어서 오너라. 고승 아버지께서는 종일 너만 기다렸다." 뇌극찰의 속은 타고 있었다. 마무쌍을 보니 좋기는 좋은데 그가 뭐만 물어오면 낭패인 것이다. "중놈 아버지는 무슨 준비를 해두고 쌍아를 기다렸지?" 그때, 마무쌍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뭣? 네 이놈! 중놈이라니!" 뇌극찰이 두 눈을 부릅떴다. 그러나 실상 그의 마음 속은 하나도 노엽지 않았다. '이히…… 다행이다. 트집거리 생겼으니 오늘은 대강 넘어갈 수 있겠다!' 그의 생각을 안 사람이 있다면 어찌 배꼽을 잡지 않겠는가? "왜? 중놈 아버지에게 중놈 아버지라고 하면 뭐 나쁜 일인가?" 한데, 마무쌍이 잇달아 중놈 중놈 하지 않는가? 뇌극찰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미 시신조차 찾아보지 못하게 되었으리라! "거 이상하다. 중놈 아버지는 중놈 아버지라는 소리가 듣기 싫은가! 중놈 아버지라면 분명히 듣기 좋아할거라던데?" 그제서야 뇌극찰은 대강 짐작을 했다. "어…… 어떤 놈이냐? 네녀석에게 그따위 말을 가르쳐 준 개 뼈다귀가?" 마무쌍에게는 차마 터뜨리지 못하던 분통이 드디어 터진 것이다. "개 뼈다귀가 아니고 독심 뼈다귀! 아니 독심 아버지가……" "이 죽일 놈! 내 그놈이 그랬을 줄 알았다!" 뇌극찰은 두 눈에 불을 켜고 그곳에서 부리나케 사라졌다. 혼자 남은 마무쌍은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이 미친 중놈! 무슨 짓이냐." "이 찢어죽일 놈! 또 중놈이냐?" 꽈르르릉! 꽈꽝! 분노한 외침과 함께 벼락치는 폭음이 진동했다. 가공할 강기가 소용돌이치며 한 채의 석옥을 박살내는 가운데, 두 인영이 잡아먹을 듯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바로 뇌극찰과 독심환영마후였다. "크흐흐흐…… 제법이군! 어디 본좌의 수라분천마염신공에서 얼마나 견디나 보자!" 뇌극찰이 살기에 가득찬 괴소를 터뜨리며 양 손을 치켜들었다. 화르릉--- 시뻘건 혈류(血流)가 수십 장을 뒤덮으며 독심환영마후에게 덮쳐갔다. 츠츠츠…… 그 여파에 쓸린 암석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녹아갔다. 꽈꽝! "으……" 벼락치는 폭음과 함께 둑심환영마후가 이를 악물었다. 무공만 따진다면 그는 뇌극찰에게 좀 떨어지는 것이다. '뭔가 잘못 되었다!' 초절한 심기의 독심환영마후답게 그는 대뜸 이상함을 느꼈다. 과연, 무서운 열류가 또 그를 덮쳐왔다. 독심환영마후는 다급히 외쳤다. "뇌극찰! 싸우겠다면 싸워주겠다! 하지만 그 이유부터 알자! 무엇 때문에 이러는 것이냐?" "신도효! 네놈이 시켜놓고도 발뺌을 하려는 것이냐" "발뺌이라니? 뭘 시켰단 말이냐?" 독심환영마후가 의혹어린 음성으로 외쳤다. "네가 무쌍이에게……" 뇌극찰은 천축 최고의 마종초강고수, 그가 어찌 바보이겠는가? "아하하하……" 그 순간 폭소가 터져나오며 마무쌍이 손뼉을 치면서 나타났다. "……!" 두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서로를 마주보았다. '또 속았다!' 그들은 내심 외치고 있었다. 이게 어찌 한두 번인가? "무쌍아! 너……" 뇌극찰이 두 눈을 부릅뜨는 순간, 마무쌍이 빙글빙글 웃으며 말했다. "독심 아버지가 가르쳐준 이간계(離間計)는 정말 신통한데요? 중놈 아버지가 단번에 달려나갔으니……" "이놈이 또!" 뇌극찰이 두 눈을 부라리다가 연방 코웃음을 쳤다. "흐흥! 그 쓰잘데 없는 개나발같은 심계(心計)인지 뭔지를 가르쳐 애 다 버려놨군. 잘 하는 짓이다!" 독심환영마후 신도효의 얼굴이 울그락 붉으락하게 변했다. "네 이놈! 그렇다고 우리에게 그런걸 사용하면 어떻게 하느냐?" 마무쌍이 눈망울을 또르르 굴렸다. "그럼 어떻게 해요? 여기에는 우리 열 사람 밖에 없는데……?" 마무쌍은 혀를 날름 하더니 다람쥐같이 사라져 갔다. 독심환영마후와 뇌극찰은 어이가 없어 자신도 모르게 서로 마주보고 피식 실소를 터뜨렸다. 그것이 과연 신주팔대마존의 모습이란 말인가? 하나 그들은 곧 자신들의 실태를 깨닫고 몸을 돌렸다. 걸음을 옮기는 뇌극찰의 마음은 무거웠다. '휴우…… 오늘은 어쨌든 간신히 넘겼지만 내일은 또 어떻게 한다지?' 골치 아프긴 독심환영마후도 마찬가지였다. '이젠 내가 당하는 판이니 더 이상 이렇게 나갈 수는 없다! 일을 앞당겨야지……' * * * 그날 밤, 칠흑같은 어둠 속에 아홉 명이 둘러앉아 있었다. 등불 조차 필요없는 안력을 가진 것이 그들이었다. 그들의 모임은 팔 년 전 마무쌍이 태어났을 때 이후 처음이었다. 그들은 무슨 의논을 하는지 밤새 머리를 맞대고 있다가 날이 밝아져서야 헤어졌다. "드디어 시작이군……" 한 마디와 함께, 그 다음날 아침, 마무쌍은 가군자의 처소에 불려갔다. 마무쌍이 가장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가군자였고,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도 가군자였다. 그만큼 두 사람의 사이는 소문난 것이었다. "부르셨습니까? 사부님!" 마무쌍이 맑은 두 눈으로 가군자를 쳐다보았다. "어제도 여전히 장난이 심했다고?" 가군자의 말에 마무쌍은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가르쳐 주시는 것도 없고…… 심심하고……" "너는 지금 네가 천하의 모든 것을 다 배웠다고 생각하느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모르는게 아는 것보다 많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가군자의 물음에 마무쌍은 또렷이 대답했다. 자부심이 깃든 음성이었고, 거기에는 확신이 있었다. 기막힌 일이 아닌가? 어떻게 열 살도 안된 꼬마의 입에서 이토록 광오(狂傲)한 말이 나올 수 있단 말인가? 가군자는 오히려 담담히 웃었다. "건방진 녀석…… 네놈이 하늘밖의 하늘을 보지 못했기에 감히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네게 하늘을 보여주기로 결정했다." "……?" 마무쌍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나 그는 묻지 않았다. 그런 말이 나온 이상 분명히 보충설명이 있을 것임을 그는 알기 때문이다. 가군자도 마무쌍의 내심을 짐작했다. "사람이란 너무 남 앞에 두드러지는 것은 좋지 않은 법이다! 장교어졸(藏巧於拙)이란 말의 뜻을 아느냐?" "재주를 졸렬(拙劣)함 속에 감춘다는 뜻으로 압니다." "영졸무교(寧拙毋巧)는……?" "차라리 서툰 척 하면서 재주있는 체 하지 않는다!" 가군자는 여전히 담담히 웃고 있었다. "너는 독심 아버지에게서 심계를 배우면서 기도(欺道=사기의 도)를 배웠을 것이다. 기도에도 인의예지용(仁義禮智勇)의 오덕(五德)이 있을텐데 그중 예가 무엇이냐?" 마무쌍의 미간에 식은 땀이 맺혔다. "잘못 했습니다!" 마무쌍은 무릎을 끓었다. "무엇이냐?" 가군자가 냉엄히 물었다. 얼굴빛이 조금전과 완연히 달랐다. "기도의 예란 남을 속이고자 자신을 낮추는 것입니다, 그래야 상대가 자신에게 허점을 보일테니까……" "그렇다면 너는 지금 어떻게 했느냐?" "……" 마무쌍은 고개를 숙였다. "자신(自信)을 갖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자만(自慢)은 자신을 망치는 일이다. 익은 벼가 머리를 숙인다는 가장 평범한 말은 만고불변(萬古不變)의 진리다! 평범속에 진리가 있음을 잊지마라!" "명심하겠습니다." 마무쌍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것은 그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자신의 잘못을 깨달으면 곧 고치는 것이다. 가군자는 이 어린 꼬마가 같은 잘못을 두번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은 용기가 없는 자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오늘 일은 없던 것으로 치겠다." "사부님, 고맙습니다." 마무쌍의 안색에 안도의 빛이 돌았다. "요즘 우리는 너를 가르치는 것 때문에 좀 골탕을 먹고 있었다. 아마 너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어떠냐? 너는 우리 구인의 모든 것을 배웠다고 생각하느냐?" 마무쌍은 가군자의 말에 잠시 망설이는 듯 하다가 입을 열었다. "다른 방면은 대강 배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의 무공방면은 아직 완전하게 배우지 못한 것 같습니다." 가군자는 빙그레 웃더니 말했다. "너는 우리들의 무공을 얼마나 배웠다고 생각하느냐?" '가르쳐 준것은 이미 모조리 구성 이상으로 익혔다. 하지만 그렇게 말했다간 또 야단맞을 지도……' 빠르게 생각을 굴린 마무쌍의 말, "아마 절반 정도는……" 꽁! "어이쿠!" 마무쌍은 눈 앞에 불이 번쩍이는 걸 느끼고 죽는 소리를 했다. 가군자가 그의 머리를 쥐어박은 것이다. "건방진 녀석! 너는 우리들의 진공(眞功)은 만분의 일도 익히지 못했다!" 머리를 움켜쥐었던 마무쌍이 볼멘 소리로 항의했다. "제자는 탄지신통(彈指神通)으로 십 장 밖의 바위에 구멍을 뚫을 수 있고, 비천무영술로 단숨에 십 오장을 날 수 있습니다! 그게 어떻게 만분의 일도 안됩니까?" 십 세 소년의 능력으로서 그의 능력은 이미 무림의 일류를 능가하고 있었다. 가히 가공할만 한 것이다. 순간, 가군자가 오른손을 퉁겼다. 쉭! 쉬쉭----쉭! 가공할 지력 다섯 줄기가 무서운 속도로 마무쌍에게 격중되었다. 마치 쇠라도 뚫을 듯한 기세였다. "으---- 악!" 마무쌍이 피할수 없었다. 그러나 그 무서운 지력에 격중되고도 마무쌍은 고통은 커녕 상처하나 없이 멀쩡했다. 의혹어린 빛이었던 마무쌍은 그 자리에 석상과 같이 굳어지고 말았다. 그의 등 뒤, 그와 십 장 가량 떨어진 석벽에는 매화송이모양의 구멍이 나 있었던 것이다. 방금까지 없었던, 그 구멍은 그의 몸에 격중된 지력이 그의 몸을 통해 뿜어나가 만들어 놓은 걸작이었다. 이것이 과연 사실인가? "이, 이런…… 이런 무공이…… 무공이 이럴 수는……?" "무공이 아니고 사술(邪術)이라고 말하고 싶으냐? 그것이 진정한 초강무학(超强武學)이다! 아직도 부정하고 싶으냐?" "……" 마무쌍은 경악을 금치못한 듯 뚫어져라 벽에 뚫린 지공(指孔)을 보고 있었다. "게 앉거라!" 가군자가 조용히 말했다. 마무쌍이 묵묵히 무릎을 꿇고 앉았다. "네 어머니와 일곱 아버지들은 너를 마중지존으로 만들고자 한다. 그들의 뜻대로면 너는 사상최초의 마천자(魔天子)가 될 것이다!" "……" "네가 배운 것은 비록 박대(博大)하나 그 모두가 마중지존이 되기 위한 기초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그 과정을 십 년으로 보았었다. 그러나 너는 그것을 이 년 앞당겼다……" 십 년! 그들이 잡은 십 년은 마무쌍이 절세의 귀재(鬼才)라고 예측하고 잡은 것이었다. 그런데도…… "그래서 우리는 네게 본격적으로 무공을 전수하기로 결정했다. 우리 구인의 모든 것이 네 한 몸에 모이는 날! 너는 진정한 마중지존의 위력(偉力)을 갖게 될 것이다!" "!" 소년 마무쌍의 가슴은 떨리고 있었다. 기실 그가 지닌 무공만 해도 범인(凡人)은 평생을 바쳐도 다 배울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것이 기초라니! 어찌 가슴이 벅차지 않겠는가? "마중지존은 천하마도를 지배하고 그들의 생사여탈권을 갖는다! 그의 생각 하나에 따라 천하가 피에 잠길 수도 있는 존재가 바로 마중지존이다!" 가군자는 횃불같은 눈으로 마무쌍을 바라보았다. 그의 몸에서는 갑자기 태산과 같은 위엄이 솟아났다. "그러나 이 사부는 네가 그런 마중지존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무슨 뜻 입니까?" 마무쌍의 눈에 의혹의 빛이 떠올랐다. "이 사부는 네게 더 큰 것을 원한다! 마도에 휩쓸리고 마도를 지배하는 마중지존의 존재를 뛰어넘어서! 마를 포용(包容)하고 천하를 포용할 도량과 덕을 갖춘 천하지존(天下至尊)이 되기를 원한다!" 소년 마무쌍의 조그만 가슴은 터질 듯 벅차 올랐다. 가군자는 마무쌍의 고사리같은 손을 힘껏 마주 잡았다, "너는 이 사부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으리라 믿는다! 할수 있겠느냐?" "예, 사부님! 제가 누굽니까? 사부님의 자랑스러운 제자가 아닙니까?" 마무쌍은 총명한 눈을 빛내며 또렷하게 외쳤다. 그 모습을 보고 사랑스럽다고 감탄치 않을 사람이 있다면 그는 장님이리라! "녀석!" 가군자는 마무쌍을 덥석 안으며 그의 등을 두드렸다. 정(情)! 훈훈한 정이 용솟음쳐 두 노소(老少)의 가슴을 넘나들었다. 잠시 후, 가군자는 마무쌍을 품에 안은 채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 네가 배우게 될 것들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가공스러운 것이다…… 그 무공 하나나에는 형언할수 없는 마기가 스며있다! 너는 네 자신이 마에 물들지 않고 그것을 지배할 수 있도록 너를 지켜야 한다!" "예, 사부님. 쌍아는 사부님을 실망시키지 않을거에요!" "그래야지! 네가 누구냐? 무쌍이가 아니더냐? 허허허……" 가군자는 흔쾌히 웃었다. "한데…… 사부님……" 문득 마무쌍이 머뭇거리며 가군자를 올려보았다. 가군자가 그 뜻을 알고 가볍게 탄식을 했다. "알고있다. 이 사부만은 네가 심중에 많은 의문과 괴로움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이 장난으로 발산되고 있음을…… 그러나 지금은 네게 아무 말도 해 줄 수가 없구나.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네가 이 금마곡을 벗어나는 날, 너는 모든 것을 알게 될 거라는 점이다!" "……" 마무쌍은 잠시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있었다. 그 얼굴에 서린 고뇌를 보고 누가 그를 여덟 살 소년이라 하겠는가? "여기에는 복마천강대진이 펼쳐져 있는데 어떻게 나갈 수 있단 말이에요? 출구가 없는 것이 복마천강대진이 아닙니까?" "그렇다! 하지만 한 가닥 단서가 있다…… 네가 무공을 익히고 날 때쯤이면 아마 방도가 마련될 것이다!" "그때가 언제쯤일까요?" 가군자가 빙그레 웃었다. "아마 구 년쯤 걸리겠지! 우리 한 사람의 본전을 다 털려면 최소한 일 년은 걸릴 것이다." "그렇게나요?" 마무쌍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잼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