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명연장을 위해서는 원전 반경 30km 내 지자체에 방사선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하여 주민공람 절차를 밟아야 함. 추가 원전 가동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평가로, 사고 발생 시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발전소가 아무리 안전하다고 하더라도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어떤 영향이 있을 수 있는지 리스크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차원임.
-그런데 현재 환경영향평가서는 위험도 관리 차원이 아닌 중대사고는 발생할 가능성이 없고 안전성만을 입증하는 문서로 전락했다는 것이 문제임.
-한수원은 1979년에 제정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환경표준심사지침인 NUREG(NUREG-0555)를 쓰고 있음. 해당 규정은 1997년에 개정되어 'NUREG-1555'로 불리는데, 사업자인 한수원은 45년전에 제정된 것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로 부각됨. 고리 2호기와는 달리 한빛 1,2호기는 'NUREG-1555를 반영한 규제심사지침서'에 따라 평가를 했다는 것이 한수원의 해명. 그러나 한수원의 해명이 맞다고 하더라도, 고리 2호기 수명연장 건을 포함하여 다른 원전의 수명연장 시에도 개정된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논란.
-2017년 서울행정법원은 월성 1호기 인근 주민 2167명이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상대로 낸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을 위한 운영변경 허가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바 있음. 당시 1심 재판부는 최신 기술 기준을 적용하지 않은 것을 취소 사유의 하나로 꼽았음. 재판부는 "수명연장 결정 과정에서 원자력안전법령이 요구하는 허가사항 전반에 대한 '변경내용 비교표'가 제출되지 않았고 안전성 평가에서도 최신 기술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함.
-원전 수명연장 운영허가 변경신청시 제출서류는 ▲운영기술지침서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 ▲사고관리계획서(중대사고 포함) ▲운전에 관한 품질보증계획서 ▲방사선 환경영향평가 ▲해체계획서 ▲액체기체 방사성물질의 배출계획서 ▲수명연장 주기적안정성검토(PSR) 보고서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에 따르면 사업자는 수명연장 대상 원자로 시설에 대해 PSR를 실시할 경우 ‘계통, 구조물, 기기에 대하여 최신 운전경험 및 연구결과 등을 반영한 기술기술을 활용하여 평가’하고 ‘방사선환경영향에 대해 최신 기술기준을 활용하여 평가’해야 함. 또 시행규칙은 사업자에 ‘운영허가 이후 변화된 자연환경 및 부지특성 등을 반영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를 수행하여야 하며, 그 결과 최신 기술기준에 만족되도록 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
-다수 호기 평가를 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는 지적임. 최근 온라인을 통해 진행한 ‘국민 안전 외면한 부실 원전의 실상’이라는 강의7)를 통해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동일 부지에 다수 호기가 존재한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준 사례”라면서 “한국은 부지별 원자로 밀집도가 아주 높다고 볼 수 있는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비하여 고리 원전의 잠재 리스크를 30km 내 인구수, 호기수 등으로 비교 분석하였을 때 위험도는 40배 이상”이라고 전했음.
-그는 “전 세계적으로 본다면 전체 원전의 29%(55개)가 단일 부지에 단일 호기만 있고 2기는 41%(77개)로 집계된다”며 “전체의 70%가 단일 부지 기준 1기 또는 2기가 있고 한국처럼 6기가 몰려있는 경우는 6%(11개)에 불과하다”고 언급. 캐나다 일부 지역에도 단일 부지에 다수 호기가 있지만 고리와 신고리를 합쳐 10기가 단일 부지에 위치한 상황에서 중대사고 관련 리스크 요인을 수명연장 시에도 반영해야 하는데 현재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미국은 연방법(10CFR100.11)에 다수기 규정8)을 추가했음.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 법제화한 것으로, 국내 원안위 고시에서 준용하는 기준임. 이 대표는 “10CFR100.11은 주변 원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 모든 원전에서 방사능 사고가 발생한다고 가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수기가 동시 배출하는 방사능 전부를 합하여 주민 소개지역과 비상대책 수립을 검토하여야 한다”고 설명함.
예를 들어 1개 호기에서 사고 발생 시 반경 1km를 제한구역(주민소개지역)9)으로 설정할 경우, 동일 부지에 있는 나머지 3개 호기에서 방사능이 동시에 배출된다는 가정으로 기존 제한구역을 확대하여 검토하거나 안전설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 미국 규정에 따르면, 핵연료가 녹는 중대 사고가 발생하면 주민이 전신 피폭 25 Rem, 갑상샘 피폭이 300 Rem 이하로 사고를 관리하게 됨.10)
<각주>
7) ttps://www.youtube.com/watch?v=ZnaqA98QnFo
8) 10CFR100.11: "Determination of Exclusion Area, Low Population Zone and Population Center Distance"
9) Exclusion Area Boundary(EAB)
10)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