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소재 분과 · 주세돈
대한민국은 조선, 자동차, 전자, 화공 등의 기간산업이 국가의 부를 견인해 왔고, 여기에는 품질 좋은 철강소재가 값싸게 공급된 점이 크게 이바지하였다. 국민 일인당 철강 생산량을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보면, 대한민국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철강 혹은 철강을 사용한 제품을 외국에 많이 수출하기 때문이며, 앞으로도 국가 경쟁력을 유지 혹은 강화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철강 공급이 필수적이다.
지구온난화, 무역 관세 등의 새로운 국제 환경에서 국내 철강산업은 크게 위협받고 있으며, 우리는 오로지 기술 개발로써 이를 극복해야 한다. 철은 지구에서 가장 흔하고, 광석으로부터 값싸게 추출하는 기술이 잘 발달 되어 있고, 문명에 필요한 물성을 잘 만족시키기 때문에 앞으로도 오랫동안 인류는 철강을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의 용광로 공법을 계속 사용할 경우, 막대하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므로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특히, 대한민국 제철소는 세계 최대용량의 용광로를 이용한 쇳물 생산이 경쟁력의 기반이었기 때문에, 철강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저감시킬 수 있을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다.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탄소 대신 수소로 철광석을 환원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의 부족한 자원 환경을 고려하고, 이미 우리가 개발에 성공한 분철광 유동화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독자적인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 기술의 개략도는 그림과 같다.
대한민국 제철 회사는 철강 생산에 필요한 철광석, 환원제, 및 에너지가 모두 부족한 상황에서 세계의 제철 회사와 경쟁해야 한다. 철강업이 대한민국의 기간 산업으로 역할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불리한 자원 환경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혁신적인 생산 공법이 필요하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생산성 혁신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 유럽 등 각국의 관세 정책은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린다.
수소 환원 제철법 개략도
이를 상충하려면 생산 공정의 효율을 극대화해서 원가를 절감해야 한다. 제철소에 인공지능 (AI) 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도입해, 생산 과정을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하고 최적의 조건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건비 절감뿐만 아니라,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낮춰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경쟁사보다 더욱 스마트하게 제철소를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장 전문 기술과 AI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제철 시스템을 구축하여, 원가 및 품질에서 해외 철강사들을 압도해야만 국내 기간 산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물리, 화학, 기계, 금속 등에 관련된 현장 엔지니어들의 지식이 데이터의 측정 및 분석에 활용되고, 공학적인 가치 판단에도 동원되어야 한다. 공학적인 도메인 지식과 인공지능 기술이 융합되어 지능형 제철소를 구축하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는 철강 국가가 될 것이다. 이 운영 시스템을 이식하여 다른 나라의 철강사를 대신 운영하는 사업도 가능할 것이다. 현장 엔지니어들은 제철소를 운영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로부터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가치 창조자가 될 것이다. 국내 제철소는 철강을 생산하기도 하지만 양질의 데이터를 생산하는 기지로써 운영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만드는 도구가 될 것이다. 그 시스템으로 세계의 제철소를 통합 운영하면서, 세계 철강산업을 지배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소망한다. 젊은 엔지니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