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13:00시 이강언의 딸 결혼식이 분당에서 있다.
서대 역에 내려 4번 출구로 나와 좌측으로 걸으면 다리 건너 있는 새벽월드교회다.
오전 11:10분에 근무처를 떠나 전철 3호선을 타고 향하였다.
전철을 타고부터는 읽고 있던 태백산맥을 읽기 시작했다. 전철을 타고 오고가는 시간에 시간이 허락되는 대로 하루에 10페이지도 좋고 읽을 수 있는 대로 읽어본다. 현재 읽고 있는 부분은 당시 벌교 지역 계엄사령관이었던 심 재모 중위가 헌병대에 구속되어 가고 백 남일 중위가 후임으로 부임하여 용공분자라고 여겨지는 사람들을 잡아드리고 있고 서운영이가 심재모를 구원하기 위하여 주민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심 재모 중위의 처소가 어딘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알아보고 있는 시점이다.
내려야 할 서대 역에 도착하였다. 12:25분이다. 걸어서 가면 딱 맞겠구나 싶다. 4번 출구를 나와 걸었다. 교회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 길가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도 대답이 정확하지를 않다. 청첩장을 꺼내어 위치를 보니 좌측을 돌아야 하는데 너무 많이 걸어 왔다. 몇 블록은 더 왔나 보다. 좌측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걸었다. 눈 앞에 건물이 보인다. 건너편에 크게 새벽 월드 교회라고 간판이 보인다.
가는 길이 뚜렷하지 않다. 시간이 늦을 것 같기도 하다. 택시를 기다리다 잡아타다. 목적지가 앞에 보이는데도 그 쪽으로 가는 길이 없다면서 운전수가 망설인다. 그러면 내려야 합니까? 예, 그렇게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몇 분을 더 걸었다. 또 빈 택시가 온다. 잡아타다. 건너편에 보이는 새벽월드 교회로 갑시다. 이 운전수 역시 손님 그 곳은 가는 길이 없습니다. 내려 시야 되겠습니다. 아 그래요. 하고 내리다.
길가 건널목에는 빨간 신호등이 켜져 있다. 기다리는 중이다. 여자들 몇 분이 몰려든다. 이 사람들도 가는 방향이 결혼식장인 것 같다. 어디 가십니까? 결혼식장요. 아, 그래요. 신랑 댁 하객이십니까? 신부 댁 하객이십니까? 신랑 댁이란다. 같이 건널목을 건너다.
교회이면서 오늘은 예식장을 개방되어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축하 화한이 20개는 되지 싶다. 웬 화환이 이렇게 많나? 하면서 접수장소를 물으면서 2층으로 올라가다.
2층 입구에서 최 정호, 박 범해, 지 규화를 만나다. 그리고 신부의 가족들이 서 있는 곳으로 가서 혼주 인 이 강언 이를 만나다. 그리고 접수하는 곳으로 가서 서명을 하고 예식장 안을 잠시 보았다. 너무나 길게 늘어진 의자와 옆으로도 펼쳐진 공간이 넓다. 의자에 앉으라고 안내하는 사람이 많다. 아직 손님들이 다 오지 않았는지 앞좌석 6분의 1정도만 사람이 앉아 있다. 예식 시간은 아직 10여분 남아 있다.
식당으로 간 친구들이 많이 갔다고 정호와 범해가 알려준다. 식당으로 향하다. 식당 앞에서 김 호진 장군을 만나다. 식당에 들어서니. 정 형균 이가 악수를 청한다. 그리고 고개를 두리번거리니. 건너편 좌석에 몇 사람이 앉아 있다.
배가 더 불럭하다. 채소류나 몇 점 선택하여 먹을까 싶다. 뷔페 진열된 곳으로 가다. 채소 위주로 몇 점 골라 담고 나오는데 의자에 앉을 자리가 없다. 밖에 빈자리가 있나 보다. 나가니. 그 테이블에 박 혁주 와 심 근모, 박 호권, 최 주환, 최 한범 이가 식사를 마친 후 담화를 나누고 있다. 그 테이블 빈자리 앉아 식사를 간단히 하다.
마치고 나니 심 상욱 이와 염 성균 이가 나타나서 인사를 한다. 임관 후 35년 만에 만나는 사람이다. 우리는 교육 받을 때 한 내무반으로 편성되어 생사고락을 같이한 전우다. 상욱이는 좀 살이 찌고 염 성균 이는 주름살이 좀 져 있다. 오래만의 해후가 즐겁다. 이러는 사이에 윤재영이도 만나다. 일찍 온 친구들은 나가고 있다. 정 용섭 장군, 문 상구 장군. 정 형균 이다. 그리고 늦게 온 친구들 정 태익, 장 택수, 박 출근, 유 중보, 정 주환 이다. 한 테이블에 의자를 넓게 자리 잡고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시간이 경과 된 후에 식당으로 사람들이 몰려든다. 우리들은 자리를 양보하고 나와 바깥 도로변에 서서 더 하고픈 이야기를 나누다. 이 친구 저 친구와도 만나는 대로 악수를 나누고 이별을 하다. 그러다가 우리 3중대 출신 만 4-5명이 모여 돌아가는 길을 걸었다. 걷다가 보니 헤어지기가 서운 한지 다들 머뭇머뭇 거린다. 몇 사람을 더 호출하여 8명이 소주나 호프라도 한잔 하고 헤어지자고 한다.
예식장이 교회이어서 오늘 식사에 술이 없었다. 우리 일행은 앉아서 이야기 할 공간을 찾았다. 휴일이 되어서 인지 문이 닫혀 있다. 수소문 하여 열린 집 하나를 찾아 꽈배기 집으로 들어가다. 소주와 꽈배기로 술을 한잔씩 들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이야기 중에 박 혁주가 “임신한 여자 앞에서 침 뱉지 말라”를 4 단어로 줄여 표현해보라 한다. 잠시 각자 구상을 하다 말고 답이 안 나오니. 혁주가 말한다. 임전불퇴라고. 하하...하고 모두가 웃다.
8명이 맥주 한 캔에 소주 8병을 먹다. 술을 먹으면서 군 생활 적에 몇 가지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다. 김 정헌 장군이 돌아가신 이야기, 김 태섭 장군이 부하 아끼는 이야기... 교육 받을 때의 생도 대장 송 택구 대령...등등 근무하면서 진급과 관련된 이야기 부분들...기회는 이상하게 오더라. 등등... 그 집을 나오다.
몇 몇은 버스를 타려가고 , 나와 출근이 유 중보 나는 전철을 타고 오다. 각자 오면서 헤어지다. 나는 서울 대 입구 역에서 하차를 하다.
도로변에 올라서니 버스를 타려는 행렬이 너무도 길다. 내가 가는 방향은 아니지만, 좀 걷다 보니 그냥 걸어서 집 까지 가고 싶다. 오늘 직장 산악회에서 불곡 산을 간다고 공고 되어 있었는데 결혼식장 참가 관계로 등산을 못 갔다. 이 왕에 걷자. 운동도 하고 배에 찬 가스도 제거하고 ...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기회는 이 이상 없다. 걷기 시작하다.
신호등이 붉은 불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쉼 없이 걷다. 걸으면서 온갖 생각을 다한다. 우선 묵주의 기도를 환희의 신비부터 시작하다. 걸으면서 병행하는 것이다. 20분을 걸었을까? 방구가 펑펑하며 가스가 배속으로부터 탈출한다. 참 좋은 현상이다.
걸어오는 동안에 길가는 사람 중에 한 젊은 여인이 길을 묻기도 하였다. 서울대로 갈려면 어디로 가느냐? 고... 바로 보이는 이 언덕을 넘으면 정문이 나옵니다. 몇 분 안 걸어도 될 것입니다 했다. 후문은 어디쯤이지요? 아, 후문은 낙성대 역 쪽으로 가는 것이 가까울 것 같아요. 예,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택시를 잡아 탈 모양인지 차를 기다리고 섰다.
나는 앞으로 걸었다. 고개 언덕바지를 넘어 오면서 도로변 울타리 밖을 보니 묵은 밭에 넝쿨들이 늘어져 있고 나무들은 아직 메마른 껍질로 잎을 낼 준비가 안 되어 있다. 키 큰 아까시아 나무 위에는 까치들이 집을 여러 곳에 지어 놓고 있다.
까치들이 집을 지어 놓은 것을 관찰하니 꼭 나뭇가지와 가지가 갈라지는 삼각지점에 집을 지어 놓고 있다. 기초가 잘 얽혀 무너지지 않는 받침대 역할을 나무자체가 하고 있다.
주변의 산을 본다. 멀리 관악산이 보인다. 연주대가 보이고 그를 따라 뻗어 내린 능선 오목 볼록하다. 팔 봉 능선이다. 건너편에는 삼성 산의 봉우리가 대등한 높이로 두 개가 보인다. 한 봉우리는 앞산에 가려 안 보인다. 삼성 산의 유례는 신라시대부터 불교계의 세 성인의 이름을 따서 불러오고 있다고 기록된 문서는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걷는데 또 방구가 3번째로 뽕뽕하고 나온다. 배속의 가스 나오는 소리다.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배가 쑥 들어가는 기분이다. 참 걷기를 잘 했다.
서울 대 정문 앞을 지나고 있다. 길가 비닐하우스는 화원으로 즐비하다. 작은 묘목이 있는가 하면 다듬어진 분재도 있고, 여러 종류의 화분이 늘어져 있다. 또 거름도 중간 중간 무더기로 쌓여 있다.
지나가는 차들이 신호등에 멈추어 서 있다. 빨간 불이 켜져 있다. 보편적으로 신호등에 익숙한 운전자들이 많은 것 같다. 질서의식이 잡혀 있는 것 같다. 참 좋은 현상이다. 서로 안전에 협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 걷는다. 방구가 뽕뽕하면서 4번째 나오고 있다. 나오면 나올수록 나는 기분이 좋다.
손에 쥔 묵주 잡은 손은 땀이 빼어 있고 어깨 부위와 이마 부위도 약간의 땀이 빼어나고 있다. 한 시간 정도 걸어 왔나 보다. 어느 길가에 오다 보니.
술 취한 사람 두 사람이 땅에 누웠는데 꼭 둘이 성행위의 기본자세로 옷을 입은 채로 끙끙거리고 있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소리가 커서 뒤 돌아보고 가까이 다가가 보다. 젊은 청년이 주변에서 보호를 하고 있고 아래는 여자고 위에는 남자다. 여자 얼굴은 남자가 눌려서 가려져 있어서 보이지 않으나 하체 부위는 발과 허벅지 부위가 보인다. 왜 이르냐고 물으니 술이 취해서 그렇단다. 비록 옷은 입은 상태지만 서로가 그렇게 얽혀서 힘주고 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을 듯싶다. 조금 시간이 지나니. 여자 얼굴이 보인다. 상당히 얼굴이 넓은 편이다. 둘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그냥 보고 나오다. 길을 걷는다. 방구가 5번째로 뽕뽕하고 나온다. 시원하기만 하다.
시간은 비록 늦게 도착되겠지만 이 시간 걷고 있다는 것에 너무 즐겁다. 집까지는 2시간 이상을 걸릴 것 같다. 비록 옷은 바바리코트에 정장을 한 입장이지만 하나 어색함이 없다. 참 걷기를 잘 했다 싶다.
신림사거리 쯤에 왔나 보다. 산장 터널 방향으로 들어가는 차들이 보인다. 나도 그 길을 택하여 가야한다. 조금 비탈길이다. 묵주의 기도는 환희의 신비를 마쳐간다. 걷다가 잡념도 곁들이고 하다 보니 상당히 늦은 편이다.
해는 지고 어둡다. 가로등이 환희 길을 밝히고 있다. 삼성산 성지를 둘렀다가 올까 하는 생각도 떠오른다. 그 곳에 가서 십자가의 길을 하고 오면 좋겠다 싶다. 아, 그런데 산에 불이 없기에 동판에 새긴 글자가 보이지 않을 것 같다. 다음으로 미루고 계속 길을 걷다. 연방 방구가 뽕뽕하고 나온다. 아마 9번째의 방구인 것 같다.
이렇게 방구가 많이 나올까? 산정 아파트 앞이다. 이제 서울로 들어오는 차는 많은데 밖으로 나가는 차는 적다. 30분이면 집에 도착할 것 같다. 난곡 지역 주택공사에서 재개발 공사가 한창이다. 간판 안내는 공사관계로 등산로 변경 안내판이 큰 게시판에 알려져 있다. 들어가는 길을 터널로 하였는지 운행 중 차량에 대한 주의 사항도 붙어 있다. 2천 6백 여세대의 공사다. 산을 절개하여 난공사로 터전을 잡은 공사다.
계속 길을 걷다. 방구도 이제 10번째를 기록한다. 이제는 밀고 내려온 것이 항문 주위를 압박한다. 바로 집에 도착하면 이 작업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형편이다. 너무도 시원할 것 같다. 아파트 정문에 들어서자. 11번째의 가스가 소리친다. 집에 도착하여 옷을 벗고 옷장에 건 다음 화장실을 찾다. 이제는 큰 소리를 낸다. 방구가 시원하기 그지없다. 별로 많이 나오지는 않다.
세면을 하고 돌아서서 컴퓨터 앞에 앉아 두서없이 이글을 써 본다. 걷다 보니. 여러 생각과 여러 관계가 되살아난다. 길가에 서 있는 앙상한 나무들이 새 잎이 나서 파란 생기로 피어났으면 싶다. 꽃도 피었으면 싶다. 사람은 사람대로 각자의 모습대로 살아갔으면 싶다. 과장이 없는 모습으로 이해되고 살아온 그대로 퇴적되어 밑거름이 되는 삶이었으면 한다. 묵주기도를 하면서 걸었네. 환희의 신비와 고통의 신비로 걷는 동안 이 생각 저 생각과 섞어서 이루어졌다.
우리는 스스로의 길을 가고 있다. 자연의 이치도 신의 섭리도 깨닫는 자의 몫이다. 걸으니. 몸에서 가스가 스스로 탈출을 시도하는 것을 걸으니까 오늘 12번이나 소리 듣고 알았다. 걸을 수 있는 여건이면 많이 걸었으면 싶다. 걸으면서 자신과의 대화를 묵시적으로 해보는 것이 참 좋다. 진지한 자기와의 대화다. 걸으니. 온갖 것 다 짧은 시간에 한편의 영화처럼 동영상이 돌아간다. 걸으니 이렇게 좋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