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오피아!!
희미한 역사의 한 편엔 이들의 웅장했던 시절이 담겨있다.
길죽길죽한 장신에 군살 하나없는 탄탄한 근육질!
섬뜩한 날 선 창을 들고 화려한 장식으로 깃털을 세운 채
껑충껑충 군무를 췄던 시커먼 무리들...
이런 모습에 두려워 떨던 주변 부족과 국가들.
엄청난 세력으로 호령하던 이들이었지만,
이도 잠시..
급격한 문명몰락으로 역사적 기록으로조차 찾아보기 쉽지않을만큼..
무너져 버린 이들.
개개인의 강인함과는 달리,
사방으로 열린 지역적 한계로 주변의 큰 정치세력에 의해 수많은 침략을 당했던..
그렇지만 끝없는 항거정신으로 자신들의 정통성을 잇고자 했던 이들은
외적으론 용병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왔다.
개인의 힘을 집단의 힘을 엮어내는데 어떤 한계에 부딪혔던걸까..?
개개인이, 그리고 집단이..
힘을 잃은 자리엔..,
흙먼지를 날리고 풀검뎅이들이 뒹구는 황량함만이 남았다.
굶주린 아이의 볼록한 올챙이 배..
메말라 갈라지고 척박한 땅..
이들에게 남겨진 마지막 축복이었을까?
우연히 발견하게된 열매, 커피..
여기엔 이들의 흥망성쇄와 더불어
개개인의 아픔과 소망이 담겨져 향과 맛으로 거듭난다.
스페셜티 커피 이가쳬프엔 그들의 역사를 담은 듯..
적막함, 고독감, 쓸쓸함, 잊혀진 기쁨, 단단함, 강인함, 아련함, 황량함, 허허로움, 간절한 소망...이 향미에 담겨져 있다.
격한 운동을 마친 후에 마시면 잔잔한 우의를 나누는 기쁨의 맛을 느낄 수 있고,
오랜 시간 홀로 보낸 후 마시는 이가쳬프에선 뭔지모를 아련함에 따스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살짝.., 정말 살짝 맡게되는 흙향에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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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이고 교육적인 표현;
에디오피아 이가쳬프를 세계적인 스페셜티로서 입지를 갖도록 한 것은 꽃내음과 같은 향미때문이다.
부드럽고, 혀끝에 맴도는 잔향, 부드러운 바디감, 꽃내음의 향미. 이가쳬프의 독특한 특징이다.
생두처리과정은 건조식과 수세식으로 나뉘게 되는데, 이가쳬프는 수세식 처리를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커피 체리의 과육, 기타 외피 잔여물이 자연 효소액 처리로 벗겨진후, 발효액이 가득찬 물탱크 속에 잠겨 놓는데,
이 수조 안에서 터피 생두의 덩분이 발효되기 시작하면서, 커피 생두의 맛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는 것이다.
이런 과정은 통상 72시간정도. 이런 과정을 커치면서 커피의 산도가 강하게 되고, 향미를 품게 되고 흙내음(텁텁함)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