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지난 11일밤 한국을 출발해 홍콩 요하네스버그를 경유하여 모리셔스에 도착한 뒤 레위니옹 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 체크인 카운터로 향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예약 후 신용카드로 결제한 예약번호를 가지고 있었기에 레위니옹행 보딩패스를 받는데에 조금도 지장이 없으리라 생각하던 차였습니다. 그런데 에어모리셔스 체크인 카운터에 가보니 결제가 되지않아 며칠전 예약이 취소되었단 말을 듣고 무척이나 당황했드랬습니다. 지난 11월에도 케이프타운에서 인터넷으로 신용카드결제한 남아공항공의 조벅-빅폴 구간이 미결제되어 취소된 바가 있어 같은상황일거라 생각하니 좀 안도가 되기도 했습니다. 에어모리셔스직원에게 자세히물어보니 인터넷상에서 카드결제후에도 다시 모리셔스의 예약과에 전화한 후 확인을 받아야 최종결제가 된다고 하네요..그렇담 뭣땜에 굳이 혼란스럽게 이티켓을 만든 것인지..암튼 에어모리셔스의 웹사이트에서는 이티켓 구입이 안된다는 점을 다시 말씀드립니다. 다행히 가까스로 좌석을 구할 수 있어 인터넷 예약상과 거의 같은 금액으로 다시 모리셔스-레위니옹 왕복항공권(세금포함해서 20만원정도, 거리 200여km) 을 카드결제하여 구입해서 레위니옹으로 향하는 50인승 정도의 작은 프로펠러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레위니옹에 도착하니 이미 어둑해진 밤이었는데, 프랑스령이라 영어사용이 힘들것같아 좀 긴장이 되기도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레위니옹의 이민국에 있는 프랑스애들이 여권의 추가사증란을 보더니 색깔이 다르다 는 핑게로 약 20분 정도 저를 이민국 사무실에 앉혀두더군요..이유를 물어봐도 대답도 안하고..다행히 오래지 않아 그곳을 나와 짐을 찾고 공항을 나오긴 했지만 까다롭게 구는 프랑스 이민국의 태도에 적잖이 실망한 것은 사실입니다.(나중에 택시기사의 말로는 파리에서 온 중국인들 가족이 레위니옹에 도착하자 마자 어떤이유에서 였는지 입국을 거절한 후 다시 파리로 돌려보낸 사실이 지역신문 기사에 실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공항청사를 나와 우선 렌터카를 빌리기 위해 10개 회사의 렌터카 사무소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서 오토매틱 승용차를 알아보니 전부 구할 수 없다는 말뿐이었습니다.하는 수 없이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시내의 셀렉트 호텔이라는 곳을 찾아가보았는데, 공항서 호텔까지의 거리는 약 10여 킬로미터였지만 택시요금은 20유로로 꽤 비싼편이었습니다. 사실 레위니옹의 수도인 생드니는 방구하기가 쉽지 않은 곳입니다.이유야 바캉스를 즐기러 오는 프랑스인들로 늘 붐비기 때문인데, 저역시 공항서 미리 전화로 알아보고 찾아오지 않았다면 45유로짜리 더블룸조차 구하지 못하고 길에서 밤을 지샐뻔 했습니다.(참고로 생드니 공항 내부에서는 노숙이 불과합니다.)
제가 불어에 능통하지 않는 관계로 대화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영어를 조금 알아듣는 호텔 매니저 의 도움으로 다음날 아침 버짓 렌트카에서 푸조206 오토매틱 기어 차량을 빌릴 수 있었습니다. 렌탈 가격은 하루 62유로 (사흘간186유로를 내고 빌렸습니다.) 생드니 시내는 그야말로 좁은 길에 주차한 차량으로 가득하였는데, 다행히 도로 한쪽에 한 차량이 빠 지는 것을 발견 얼른 주차하고 주차기계에 동전을 투입 2시간짜리 주차권을 뽑아 자동차 유리앞에 잘 보이도로 놓았습니다. (아시다시피 레위니옹은 프랑스령이기에 유로화를 사용하고 물가는 프랑스 수준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차를 두시간 주차했기에 생드니 시내를 둘러보는 시간은 고작 두시간뿐. 프랑스식민지풍의 낮은 거리가 즐비한 생드니는 나름대로 쇼핑과 식도락을 즐기기에 괜찮은 곳이었습 니다.무엇보다 시내 서쪽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안절벽을 지닌 바위산과 그 아래 멀리보이는 교회당 이 인상적이었고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해안도로 주변의 야자수 무리 역시 이국적인 색깔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가는곳마다 우표를 수집하는지라 우체국에 들려 우표를 사려니 모두 프랑스우표밖에 없었는데, 이 섬은 그야말로 우표뿐 아니라 모든것을 프랑스에서 가져다 쓰는 하나의 프랑스영토 자체 였습니다.
생드니를 빠져나와 아름다운 해변이 있다는 생질레방으로 향해 달렸습니다. 하지만 생질레방에 도착하기전 부칸 카놋(Boucan Canot)이라는 작은 해변이 있었는데, 나름대로 작지만 에메랄드빛 물이 찰랑대는 곳이 었고 신기한 기암괴석들도 바다위로 돌출되어 있어 기이한 장관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한두시간 정도 서성인뒤 르 마이도(Le Maido) 산을 향해 차를 몰았습니다. 내륙으로 향하는 길을 몰라 한참을 헤매다 겨우 찾아 길을 올라가니 가도가도 끝이 없고 산 주변에는 안개가 자욱하고 주룩주룩 잔빗방울마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마이도의 아름다운 전망대에 도달하니 예닐곱의 프랑스인 여행자들이 이미 와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아름다운 마이도 산의 깎아지르는 듯한 절벽도 인상적이었지만 무엇보다 구름위에 서 황홀한 자태를 드러내는 석양의 보라빛 무드가 더욱 낭만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레위니옹에서의 두번째 밤을 생질레방에서 보내고 이틀째에는 레위니옹을 방문하는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휴양지인 생질레방 주변을 둘러보고(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음날 방문한 생피에르가 더욱 매력젹) 다시 한번 내륙을 향해 차를 몰고 실라오스라는 산위의 작은 타운을 향해 질주했습니다. 실라오스(Cilaos)가는 길은 그야말로 꼬불꼬불 산길을 한참을 달려 올라가는 길이었는데, 실라오스 타운 자체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했지만 실라오스를 베이스로 주변에 아름다운 하이킹 코스가 많다고 관광안내소에서 여러 루트를 추천해주었습니다.안타깝게 시간상 문제로 실라오스에서의 하이킹은 즐기지 못한채 다시 먼길을 내려와 다시 해안가의 생피에르에서 이틀째 밤을 지새우게 되었건만 실라오스로 올라가는 길은 그야말로 놀라울 정도로 눈부신 마운틴 뷰(비 내린 뒤 쌍무지개도 볼 수 있었음)을 선사하였기에 레위니옹을 방문할 여행자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곳입니다.
밤늦게 도착한 생피에르. 길을 물어물어 겨우 다운타운을 찾아 론리에 소개된 호텔을 찾아갔건만 문은 굳게 닫혀있었습니다. 이상한것은 호텔내에 인기척은 있었지만 문을 두드려도 아무도 호텔정문까지 나와보지 않았다는 점. 지나가던 천사의 도움으로 전화까지 해보았지만 수화기의 벨소리만 요란할 뿐 노바디 앤서. 다행히 천사의 도움으로 길모퉁이를 돌아서니 다른 펜션을 찾을 수 있었는데, 이곳 역시 호텔 직원은 모두퇴근한 뒤라(겨우 밤8시였건만) 문은 닫혀있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호텔로 들어가려는 한 여행자를 만나 그 친구의 도움으로 호텔직원과 연락해 결국 방을 얻을 수 있었기에 여간 다행이 아니었습니다. 다음날 오전 둘러본 생피에르는 레위니옹 섬에서 가장 맘에 드는 작은 도시였는데, 활기찬 시내 분위기, 바닷가에 면한 요트항, 작은 해변 무엇보다 크고 작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을 뿐 아니라 스타일리쉬한 다이닝 스폿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매혹적이었습니다.
레위니옹에서의 마지막날이기도 했던 이날엔 생피에르 방문을 마치고 레위니옹의 최고의 명소로 불리는 화산을 찾아 자동차를 다시 몰았습니다.활화산인 레위니옹의 화산은 작년에 크게 용암이 분출해 바다까지 흘러가는 모습이 국내신문에도 나왔을 정도로 해외토픽에 여러번 소개된 적이 있던 곳입니다. 어제 생피에르의 펜션에서 만난 여행자의 정보에 의하면 이 화산의 분화구로 올라가는 하이킹 루트는 현재 화산분출 위험때문에 금지되었지만 화산 분화구 주변을 볼 수 있는 전망대까지는 차로 갈 수 있다며 무엇보다 화?주변의 신비스런 지형을 보는 것이 매우 이채롭다고 추천해주기까지 했습니다. 실제로 화산주변의 전망대는 오픈되었지만 이곳에서 올려다보아야 하는 화산의 분화구 입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물론 큰 분화구 옆에 아주 작은 분화구가 있어 그나마 위에서 아래로 작은 분화구를 내려다볼 수 있었는데, 그 주변에는 아주 개미만한 크기로 지질학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서성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화산의 분화구에서 이글거리는 용암의 모습은 보지 못한채 생드니 시내의 한 가게에서 산 사진들과 생드니 공항에서 산 사진집에 실린 사진만으로 당시의 화산분출 모습을 보는데에 만족을 해야 했지요.
4박4일 정도의 짧은 레위니옹의 방문..좀 더 시간적 여유가 있었으면 부칸 카놋의 해변가 에서 여유로운 해수욕과 실라오스 주변에서의 하이킹이 못내 아쉬웠지만 모리셔스에서의 프레스 일행 들과의 만남, 그리고 럭셔리한 숙식이 기다리고 있는 모리셔스로 향하기 위해 다음날아침 에어오스트랄 항공사 소속의 에어버스 항공기에 몸을 실었드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