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다올께'라고 남편에게 손 인사하고 부랴부랴 늦을까봐 정류장으로 뛰었습니다.
가경터미널 앞에서 6시 출발 버스 831번을 타고 내린 곳은 시계탑.
신호등을 기다며 횡단보도에서 서성이다가 버즘나무에 보라 숨겨진 누구라고 써있는 걸 보았습니다.
(나쁜 따샤들...새기려면 지들 몸에 새길 것이지ㅠ.ㅜ 좀 거시기한 기분이...쩝)
화란화란에 들려 꽃다발이라도 사려도 들렸는데 문이 잠겼더이다.
쥔장님께서는 불을 환하게 밝혀놓고 어딜 가셨는지...
좀 서성이다가 그냥 예술의 전당을 향해 올라갔지요
꽃미남 디제이 썽이님께 짜잔하고 함박꽃을 드리려고 했는데...좌절
원불교를 지나서 흥덕 문화원을 지나고 흥덕 구청을 지나 체육관을 거치는 동안 꽃집이 없었어요.
터미널 앞에서 사는 거였는데...뒤늦은 후회를 하면서 계속 꾸역꾸역 올라갔습니다.
다섯 손가락을 꼽을 정도의 사람들이 오가는 길목에 차린 가게를 들여다 보며
몇 시쯤 됐는지 시계를 보려를 힐끔힐끔 보는 내 호기심 어린 눈과 예리한 쥔장의 눈이 마주칩니다.(깜짝이야@.@)
은행나무들이 노랗게 물들려 제법 아우성이였는데...(잎새들마다 '나 철들었어요'라고 뽐내는 것 같았어요ㅋ)
수영장 입구와 예술의 전당 입구가 같았던 게 인상적이였어요.
서울 예술의 전당과는 사뭇 달랐다는...(어떤? 그게...관객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였다는...가로등도 절전모드^^)
달밤 체조인들의 삼삼오오가 그나마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었다능^^
놀보 대 흥보 맞고소전이 어디서 하나~ 침침한 눈을 들어 이곳 저곳을 돌아보다가
어쩐지 사람들이 몰리는 곳으로 발길이 저절로 옮겨졌고요.
"여기 맞네"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려서 사람들이 줄줄이 소공연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공연 10분 전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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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이입니다. 관객몰이에서 확실히 그렇습니다. 빈 좌석이 별로 없었지요.
즐기면서 볼 수 있었어요. 그건 마당극의 묘미니까 그렇다치고요...(왜? 관객의 추임새를 원하는 여백의 미)
백스토리의 앙증맞은 인형극의 역할...(시간적이나 공간적으로 비어있는 공백의 채움) 좋았고요.
놀보가 기가막힌 듯 바닥에 드러눕기도 하고, 억울한 듯 울상이 되어 부르르 떨기도 하고요...파워풀한 소리의 진미^^
(놀보 얘기도 틀리진 않는데...그래도 뭔가 속는 느낌인데...귀 기울여 듣고 사태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만삭의 몸으로 열연하시는 아름다운 여배우가 움직일 때마다 손에 땀을 쥐게 했고요.
흥보의 차분한 연기와 좀 릴렉스한 소리도 일품이였고요.
ㅋㅋㅋ
갑자기 랩퍼가 되신 우리 디제이 썽이님의 쎄이홈에 열광하려고 애쓰는 관객들에게 묻어가려고
저도 손을 머리 위로 올려서 호흥했더랬지요. 여기가 '싸이'판이였나?! 사탕세례도 받았고요.
저는 무진장 재밌게 관람하고 왔습니다.
야무진 입에서 무슨 말을 할지 예측할 수가 없어서 뒤늦게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고요^^
궁금합니다.
결론은 없지요?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생각은 되지만...
흥보가 재산을 빼돌리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심술보 놀보는 옳은 말을 하는 것 같지만...그게 정황상 절대 옳을 수 없는데...아무튼...
헷갈리는 게 맞는 거지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요지경 속이니까...그걸 풍자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맞고소라는 건 어쩐지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변태같은 이상한 일이니까요.
암튼 공연 잘 보고 와서 후기 올려요^^
괜찮았나요?
오늘은 지구가 조금 더 아름다워졌겠지요^^v
예술가님들의 노고를 잘 아는 지구인은 행복하대요~ㅎㅎㅎ
요즘은 제게 흔치 않은 일이 참 많이 일어나서...꿈속같아요^^ 감사합니다. 빠이빠이
첫댓글 거의 평론가 수준이십니다. 감사합니다. 어제 책은 잘 보겠습니다.
창작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요... 조화롭고 아름다운 공연 많이 올려주세요^^
나두 보구 시펏는듸..대박 공연 역시!
앞으로도 좋은 관객들에게 편안하게 다가 갈 수 있는 공연 마니 보여 드리구..
나두 시간맞음 꼭 청주가서 공연 보구 싶다~~
오리궁둥이님은 청주인이 아니셨구나^^ 그럼 님도 저와 같은 광팬?
다음엔 시간 내셔서라도 꼭 보세용~~~아마도 배꼽은 잘 챙겨야 하실꺼예요ㅋㅋㅋ
네! 배꼽 부르쓰 26년 지기 찡구입니다! 근무때메 보질 못하였는데 주위분들의 호응도가 너무 좋아서 저두 기쁘구 흐뭇합니다! 앞으로두 제 친구의 공연 많이 응원해 주시고 격려 부탁 드리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용~!!!
@.@제가 졌습니다. 팬클럽 회장님으로 모셔야겠네염^^ㅋ
좋은 벗의 인연처럼 든든한 게 없더라고요...두 분 우정에 박수를 보내요. 멋진 나날 되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