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침편지를 저녁에 쓰고 있네요. 아마 제가 아침편지를 숙제라고 생각해서 그럴수도 있고, 내일은 아침 일찍 승민이가 축구시합이
있어서 제가 마음이 급해서 미리 글을 쓰고 싶어서 일 수도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 테드 강의를 보면서 Chaos(케이어스)라는 단어가 저의 막혀 있던 실타래의 한가닥을 푸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번에 한국에서 많은 일정을 소화했지만, 제가 생각한 바와 다른 면이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차차 하기로 하구요. 먼저 이번 한국 여정에서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한 가지는, 서울에서의 교육이었습니다. 교육수강생은 예상보다 적었지만, 강의 시작 이틀 전까지 신청자가 25명이던 것을
단 12시간 만에 40명으로 채우는 능력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저에게 더 감동을 준 것은 행사의 준비과정이었습니다.
문원장님의 행사 진행 방법은 실로 놀라운 능력이었습니다. "행사의 여왕"이라는 별칭이 딱 어울렸습니다.
문원장님을 도와주는 이원장님, 박원장님, 강사무국장님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제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놀라운
기술과 실력이었습니다. 행사 준비에서 제가 느낀 것은 품격이었습니다. 모처럼 고품격 행사를 치루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창원에서의 교육이었습니다. 저는 교육 전날 미리 창원에 가면서 부스터즈 그룹의 모임을 공지하였습니다.
그 자리에 임원장님과 임원장님이 계셨습니다. 두 분은 현재 같은 자리에 계시기에 조금은 껄끄러울 수도 있는 자리였습니다.
두 분이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두 분이 창원에서 또는 경남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위치가 있기 때문에 어려운 자리일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두 분은 저에게 공과사는 구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셨습니다. 제가 그 다음부터 마음이 편안해 졌습니다.
그리고 두 분의 품격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위의 두 가지 사례는 제가 한국에서 모처럼 느끼는 "고품격"이라는 말이 떠오르게 했습니다.
호주에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위의 두 가지 사례보다 저의 머릿속에 더 남는게 있었습니다.
그것은 서울 교육 이후에 강남에서 워킹그룹과의 저녁 만찬이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박변호사님과 차교수님이 함께 하였습니다. 이 두 분은 저와 최근에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하고 친분을 나눈 사이였습니다.
워킹그룹과의 자리가 어색할 법도 한데, 오히려 저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강남의 '비어할레'에서 맛있는 맥주도
마시고, 왠만해서는 잘 안 부르는 노래도 하였습니다. 서로가 처음보는 모습이라 약간은 어색할 것 같았지만, 그래도 나름
다들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서로가 약간 망가지는 모습을 위로하면서요.
그리고 또 한 곳은 남해의 힐링하우스에서 보낸 이야기입니다.
조원장님이 마련한 힐링하우스는 우리 모두를 따뜻하게 반겨주었습니다. 다들 피곤하실텐데 끝까지 남아주신 세 분이 고마웠습니다.
그 세분과의 대화는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앞으로의 방향성을 정하는데도 많은 영향을 주었구요.
이 세분과의 대화에서 저는 복잡한 것일 수록 단순하게 접근하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역시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것은, 그 사람의 일상적인 모습이 아닌, 그 사람의 진짜 사람 냄새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그때 어울렸던 사람들과의 분위기는 정말 오래 갑니다. 아마 저에게도 위 두 가지의 에피소드는 영원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일련의 에피소드 들이 카오스 이론과 무슨 연관이 있냐?고 반문을 하실 것 같아요.
일단, 간단하게 카오스 이론에 대하여 말씀드리는 것이 순서 일 것 같습니다.
카오스의 뜻은 '혼돈', '무질서' 라는 뜻인데, 카오스 이론은 전혀 관련없는 통계데이터나 근거가 어떤 현상을 명확하게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테드 강의에서 본 예는, 매직과 낱말 퍼즐이 같은 원리라는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의 현재 모습은 소속 단체도 다 다르고, 추구하는 정책이나 하는 일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카오스 이론이 주는 교훈은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나 일이
나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카오스 이론을 통해서 얻은 바는, 지금 현재의 문제만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앞만 보고,
빨리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것 보다는 "무질서"나 "혼돈"의 시간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카오스 이론이 저에게 주는 의미는 '무질서' 또한 어떤 규칙성과 관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단지 내가 현재 그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인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 '무질서' 속의 '질서'를 보기 위한 혜안을 기르고자 합니다.
그것은 아마 많은 상념과 깊은 깨달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제 내일부터 새로운 화두를 가지고 열심히 산책을 해 봐야지요....
그럼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서금택 올림
첫댓글 어제 저녁에 교수님글을 작은아이가 장염이 생겨서 응급실에서 읽었어요. 여러가지상황을 한꺼번에 읽으시고. 어수선하고 복잡한것들을 아름답고이쁘게 정리해 비춰내 보여 주시는 매직을 가지셨다는생각을 했고, 편안한 마음으로 집으로왔어요. 그런데 밤새 태풍때문에 유리창이 덜렁거려서, 진주 청소년모의유엔을 개최한 큰녀석의 행사가 중고생들이 숙박을하는터라, 안전이 걱정되서 거의뜬눈으로 새고, 자자드는 듯한 바람의세기를 보고 비상전화가없었으니 걱정 한시름 놓고, 작은아이 살피니 괜찮은것 같고, ... ㅠㅠ 이런상황속에 놓이면서 제가 둘이였으면좋겠다 라는 유치한 생각을 하기도하는밤 이였습니다.
안전의 예방. 대비. 대응. 복구는 생활속에서도 많이 필요하다는생각 했습니다. 지금 딸아이는 장염은 대응이 마무리되는 중이고 복구로 회복방법을 모색중이고, 큰녀석의행사는 예방교육과 안내를 했고 대비단계만 해둔사항입니다. ^ ^
제가 보기에 박미정원장님은 학습능력이 매우 뛰어난 분인 것 같습니다. 저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다시는 것을 눈여겨 보았는데, 학문적 소질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노력하시면, 반드시 통찰력을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전문적으로(학위과정) 공부를 더 하시길 바랍니다.
저희 워킹그룹을 고품격으로 봐주시고,
좋은 추억으로 즐건 에피소드로 기억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가끔은 정석인 그모습보단 취중진담이라고 서로간에 약간의 술로 깊은 웃음거리의 소재하나쯤 가지고있는것도 괜찮은거 아닐까싶었습니다. 확실히 각인시켜드린듯싶어요~~~^^
교수님!! 한국에서의 여러 가지 일정들을 잘 소화해내시고 긍정의 에너지를 받으신 것 같아 참 보기 좋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교육과 모임에 몇 차례 동참하면서 직 간접적으로 작은 변화가 있음을 느꼈답니다. 복잡-단순-복잡? - ( ) 또 다른 변화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