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공개>
노르베르트 베버 신부의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 방송일자 : 2010.02.21(일) 8시 ◎ 연출 : 김무관 PD / 글 : 신성욱 작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고요한 아침의 나라를 찾아온 독일의 한 신부가 있었습니다. 노르베르트 베버. 예술가이자 문화 인류학자였던 그는 당시 4개월간 한국을 여행하면서 사람들의 문화와 삶을 400페이지가 넘는 글과 사진으로 생생하게 기록했습니다. 독일로 돌아간 베버 신부는 한국을 잊지 못하고 14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습니다. 그는 이제 영화촬영기로 한국 문화에 대한 방대한 영상기록을 남깁니다.
85년 전, 한일병합 직후 촬영된 2시간 분량의 무성다큐 전편 독점 공개. 1970년대 말, 독일 남부 뮌헨 근처의 한 수도원의 지하실 공사 중에 한 귀중한 필름이 발견되었습니다. 수도원이 점령당했던 나치시대에도 용케 살아남은 15,000M분량의 35mm 필름은 85년 전,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농업과 수공업, 풍습, 명절, 예식 등을 자세히 기록한 한편의 영화였습니다. 그 영화의 제목은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1920년대에 촬영 되었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깨끗한 화질의 그 필름 전편이 이제 최초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6.25전쟁 때 불타 없어진 금강산 장안사와 1920년대 파괴된 서울 동소문의 동영상 공개 베버 신부의 영상에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유적들이 많이 있습니다. 서울 동소문은 일제 강점기 전찻길을 내면서 헐어버리고 지금은 기록을 따라 복원한 건물만이 남아 있고, 금강산 장안사는 6.25 전쟁 때 없어져버려 지금은 터만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베버 신부는 1397년에 지어졌던 동소문의 본래 모습과, 화려했던 장안사의 옛 모습을 선명한 영상으로 기록했습니다. 활기가 넘쳤던 85년 전의 배오개 시장(지금의 동대문 시장), 포도밭이었던 서울 혜화동 언덕과 ‘구름 속으로 우뚝 솟은’ 북한산의 모습까지. 지금은 볼 수 없는 한국의 옛 모습을 공개합니다.
100년 전 한국인들의 모습 1911년 촬영 된 수백 장의 사진들과 생생한 기록. 노르베르트 베버 신부가 1차로 한국을 방문했던 1911년. 그는 낯설지만 아름다운 이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근대적 문명 앞에서 영원히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한국의 고유한 문화를 후손들에게 전하기 위해 이를 세밀하게 기록하고 사진에 담았습니다. 100년 전 한국의 가족 모습에서부터 결혼과 장례예식, 옷차림과 상거래 문화까지 이제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된 그의 사진과 기록을 KBS스페셜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 독일인 신부의 한국사랑 이야기.
“1911년에 내가 그리도 빨리 사랑에 빠졌던 한국과 이별할 때 작별의 아픈 마음으로 대한만세를 불렀었다. 그로부터 다시 10년이 넘게 지나갔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한국과 그 나라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함께 가져오게 되었다.”
단 두 차례의 한국방문이지만 베버신부는 한국과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몇 달 간의 여행이었지만 양반다리를 하고, 젓가락으로 김치를 먹고 딱딱한 바닥에서 나무 베개를 베고 자는 독일인 신부는 이미 한국인이 다 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공개되는 2시간 분량의 영화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는 한 독일인 선교사의 한국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연민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1911년 제 1차 방문 시기 베버신부 일행(가운데 말 탄 사람이 베버신부)
1911년 제 1차 방문 시기 한국식 독상을 받은 베버신부 일행 (왼쪽 두 번째 베버신부)
1911년 제 1차 방문 시기 원산 -장죽(담뱃대)을 피우는 베버신부 일행 (오른쪽 끝 베버신부)
1925년 제 2차 방문시기 금강산 장안사 대웅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