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의 서남쪽 끄트머리의 조그만 읍내, 우정읍(조암).
화성시의 실질적인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수원과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는 관계로,
대부분이 완전한 수원생활권에 속하는 것과 달리,
수원과는 너무나도 먼 곳에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그 영향을 덜 받는 지역이다.
수원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수원시내까지 나가려면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시외버스를 타야한다.
어쩌다가 33-1번 시내버스가 오긴 했었지만 그나마도 작년 7월 발안까지로 구간이 단축되어버렸다.
같은 화성권인 병점, 오산, 사강으로는 아예 한 번에 갈 수도 없다.
각각 20~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수원, 사당행 시외버스와 몇몇 로컬시내버스가 전부인 조암터미널.
서해안 시대가 새롭게 개막하면서 한창 떠오르고 있는 지역 중 하나지만,
정작 읍내 자체는 고요한 편이며 터미널 또한 큰 비중 없이 묵묵히 예전처럼 시외버스-시내버스 연계를 해주는 수준에 그친다.
게다가 바닷가에 있음에도 어촌의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는 밋밋한 곳.
터미널도 그렇고 읍내도 그렇고 내가 어디엘 와 있는지 딱히 느낌이 오지 않는 평범하기 짜이 없는 동네다.
수원역에서 약 50분을 거침없이 달려, 목적지인 조암터미널에 도착했다.
사진에서도 보다시피 조암터미널은 그렇게 크지도, 그렇다고 아주 작지도 않다.
조암터미널에서 남양/발안/호곡/매향 등으로 가는 시내버스 몇몇대가 주차되어 있으며,
한구석으로는 경진여객 사당역~조암터미널 시외버스가 정차해 있다.
수원터미널에서 출발해 수원역, 봉담, 발안을 거쳐 조암터미널까지 운행하는 경진여객 시외버스.
하지만 행선판에는 발안까지만 적혀있고 조암은 쏙 빠져있다.
그도 그럴것이, 경진여객 수원-발안 시외버스 노선이 발안에서 각각 조암행과 안중행으로 갈라지기 때문이다.
조암행, 안중행 모두 약 20여분 간격으로 자주 운행하는 편이다.
노선의 성격상 시외버스라기 보다는 좌석버스에 가깝지만,
구간요금 차등이 심한 시외버스의 성격상 수원터미널-조암 3,000원, 수원역-조암은 2,800원을 받는다.
좌석버스로 변경하는게 훨씬 나아보이지만 안중행과의 공배문제와 수익성문제로 시외버스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 같다.
화성시 주민들의 실제 생활권은 수원시이긴 하지만, 화성시 또한 수도권에 속하는만큼 서울로 향하는 직행버스도 엄연히 존재한다.
그것도 무려 버스터미널로 들어가는 노선이 아닌 '사당역' 직행버스.
발안, 장안대, 서수원터미널 등을 거쳐 사당역으로 진입하는데,
이 노선 또한 시외버스가 아니라 광역버스의 성격에 가까운 노선이다.
하지만 사당역-조암터미널까지 4,700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요금을 받고 있는데다,
수익도 괜찮기 때문에 이 노선또한 시외버스 인가를 쉽게 버리지 못한다.
그 때문에 외지로 나가기 위해선 좋던 싫던 시외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조암리 주민들의 불편이 더 가중된다.
석포리를 거쳐 발안까지 운행하는 시내버스 노선.
비록 짧은 거리를 운행하지만 발안이 수원, 오산 등 주요지역과 연결되는 시내버스가 수시로 들어오는 지역인지라,
그런 시내버스들과의 환승연계가 된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노선이다.
하지만 각각 20~30분 배차를 자랑하는 수원-조암 시외버스와 사당-조암 시외버스에 밀려,
발안으로 가는 시내버스의 배차간격은 약 2시간으로 상당히 좋지 못한 편이다.
조암에서 우정읍-장안면 각 마을로 이어주는 시내버스 노선.
실질적으로 조암 자체가 지역 중심지 역할을 하는 곳은 아닌지라,
이 곳의 시내버스 노선들 대부분은 시외버스와의 연계에 중점을 두고 운행한다.
이 곳도 엄연히 수원 생활권이긴 하지만,
수원으로 가기 위해선 좋던 싫던 비싼 시외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조암터미널 내부는 전형적인 읍내 터미널 수준의 크기이다.
매점 한두개, 화장실 등등 있을만한 왠만한 시설은 대부분 갖추고 있는 편이다.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저마다의 추억을 주고받으며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주말을 맞아 놀러가기 위해 왁자지껄 시끄럽게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등등...
정겨운 소리가 떠나가지 않는다.
달아놓은지 20년이 넘어보이는 '금연' 표지판 밑으로, 매표소 창구가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인력 감축의 손길이 닿아버려, 조암터미널에서는 더 이상 버스표를 구매할 수가 없다.
하긴, 경기도 시내버스의 표업무는 중단된지 오래고 시외버스라고 해봐야 사실상 좌석버스, 광역버스나 다름없기 때문에,
어쩌면 조암터미널에서 버스 매표업무를 하는 것 자체가 사치일지도 모르겠다.
매표소가 없기 때문에 조암버스터미널에서 안내해주는 사람들도 없어,
시간표 하나로 모든 버스 운행경로를 익혀야만 한다.
헌데 신기한 점이 눈에 보인다. 시내버스 운행 시간표가 아닌 조암지선 운행 시간표라고 적혀있는데,
수원역, 화성시청행 등 몇몇노선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내버스가 시외버스와의 연계를 위한 지선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시간표에 대놓고 '조암지선'이라는 이름까지 붙여놓은 듯 싶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당, 수원행 버스시간표.
대체적으로 수원행과 사당행 모두 20~30분 간격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시간표의 필요성이 크게 느껴지진 않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많이 도움이 되는 시간표이다. 시내버스와의 연계가 어떻게 되는지도 자세히 알 수 있으니 말이다.
조암버스터미널의 뒷면은 이렇게 좁은 골목길로 연결된다.
어차피 바로 옆에 4차선의 대로변이 존재하긴 하지만, 80년대 뒷골목을 연상하게 하는 오래된 분위기이다.
조암터미널은 아직까지 예전 모습 그대로 한결같이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는 것이다.
서해안 시대의 개막, 동탄신도시 등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화성시지만
서남부 끄트머리의 우정읍에게는 발전이란 아직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인구 2만명을 아슬아슬하게 돌파하여 읍으로 승격하긴 했지만 읍내 자체는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발전이라는 말은 동탄신도시, 전철 천안연장 등으로 가장 크게 혜택을 본 구 태안읍(병점동)과 동탄면,
수원과 바짝 붙어있어 대규모의 택지개발이 이뤄진 봉담읍,
시의 중앙에 위치해 교통이 사방으로 뚫린 향남읍(발안), 구 남양면(남양동)에나 해당되는 얘기다.
평택-당진항, 서해안고속도로과 인접해 있음에도 아직 아무런 낌새조차 보이지 않는 우정읍(조암).
하지만 조암에는 급속도로 발전이 이뤄지는 이런 지역들엔 없는 공간이 하나 있다.
서민들의 추억과 아련한 향수를 듬뿍 담아갈 수 있는,
버스를 기다리면 즐겁게 담소를 나누며 우정을 쌓아갈 수 있는 공간 말이다.
정답게 추억을 나누면서 행복을 만들어내는 공간,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조암이 가진 유일한 축복이다.
첫댓글 조암터미널 참 제가 안좋은추억이 있던곳이지요 사실 06년도에 사당에서 봉담까지 가다가 봉담에서 내릴대 핸폰나두고 가서 조암터미널 경진운수사무실에가서 찾으러 갔던 기억이 나에요--;
봉담에서 핸드폰을 두고 내리셨다니 하필이면 큰일날 뻔했군요...; 봉담-조암 거리가 굉장히 만만찮은 거리인데다 휴식시간도 그렇게 길지 않으니 하마터면 돌이킬 수 없을 뻔했군요;;
오히려 조암이면 발안과 생활권이 밀접하지 수원과는 크게 연관이 없어보이더군요.. 실제 33-1만봐도 발안에서 승객들이 우르르 내리고 조암으로 가는 승객들이 우르르르 타는식으로 물갈이가 있었으니 말이죠.. 회사측에서도 그걸 알고 단축을 하지 않았나 싶네요..
조암, 발안 모두 인구 2만명 턱걸이 수준의 조그만 읍내입니다. 조암의 위치상 외지로 나가기 위해선 발안을 꼭 경유해야만 하고, 오산, 평택, 아산 등 수원 외 지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발안에서 반드시 환승을 해야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발안에서 환승수요가 많은 것일 뿐입니다. 조암 주민들은 실질적으로 수원 생활권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산업인프라는 조암이 발안보다 앞서고, 인구 규모도 두 지역 모두 비슷비슷한데 조암이 발안의 위성도시격 노릇을 할 리는 절대 없죠. 33-1번 단축한 덕분에 수원-조암 시외버스 노선이 얼마나 미어터지는지만 보셔도 수원생활권으로 두고 있다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33-1 자체 노선이 그렇게 좋지는 못했습니다. 조암-발안간 노선경로가 완전히 달라서(꽃밭이란 곳을 경유) 그 구간에서는 거의 2배 가까이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엄청밟는 33보다 좀 더 밟아제껴서 1시간30분에 수원역-조암을 끊어주긴 했지만 차도 별로 없고 노선도 안좋아서 발안이후는 인기가 그닥이었죠.
수원과 화성의 관계를 보면 대부분 중학교 까지는 해당지역에서 생활하다가 고등학교 진학시기때부터 수원권으로 생활권이 확대되지요.. 그러나 60대후반의 노령인구부터는 수원으로의 유동인구가 급격히 감소되는것을 볼수있습니다.
조암터미널 옆에서는 화성창운 50-1번 마을버스가 조암-남양을 갑니다.
제가 해군이지만 육상근무를 했던시절... 휴가나 외박시 수원에서 조암터미널가는 버스를 타고 복귀를 했던 추억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