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이 울었다.
5월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봉행된 서울 경복궁과 서울광장에는 100만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에 몰려나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또 서울 조계사를 비롯해 전국 100여개 사찰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서도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수십만의 불자들이 눈시울을 적셨다.
5월 23일 오전. 김해 봉하마을에서 날아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슬픔에 잠겼다. 특히 평소 고인과 두터운 인연을 맺었던 불교계는 침통함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계종을 비롯해 천태·진각·태고종 등 교계 주요 종단들을 비롯해 교계 주요단체들은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즉각 애도문을 발표하고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특히 조계종은 “평생을 민주화운동에 헌신해왔고 대통령으로서 민주주의 발전과 국민들의 권익증진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갑작스럽게 국민들 곁을 떠나게 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애도했다. 조계종은 이어 “전 대통령 본인과 가족들에 대한 가혹한 수사를 진행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직접적인 원인이 검찰의 비상식적인 수사라고 질타했다.

조계종은 또 전국 25개 교구본사를 비롯해 전국 100여개의 사찰에 분향소를 설치함과 동시에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축원기도를 49재인 7월 10일까지 봉행하기로 방침을 정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마련된 전국 사찰에는 조문기간 내내 추모객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았다. 서울 조계사는 5월 23일부터 영결식이 거행된 29일까지 불자 뿐 아니라 직장인들의 조문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조문기간에만 총 20만 명의 추모객들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조계사에서는 추모기간 내내 고인을 추모하는 다양한 행사도 마련됐다. 5월 27일 범주 스님이 달마도 퍼포먼스를 진행했고, 이날 오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비롯해 총무원 부실장 스님, 불자들이 동참한 가운데 영결식에 사용할 만장을 직접 제작하는 행사도 열렸다.
김해 봉하마을을 직접 찾는 불자들의 행렬도 끊이지 않았다. 5월 24일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봉하마을을 찾아 고인을 조문한 뒤 권양숙 여사 등 유가족에게 염주를 건네며 위로했다. 뒤를 이어 해인사, 통도사, 쌍계사 등에서 스님과 불자들이 조문했으며, 불교장례연구회 연화회는 고인의 불교 장례의식을 주관했다.

해외 불교지도자들의 애도문도 속속 도착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라마는 5월 25일 권양숙 여사에게 애도의 조전을 보내왔다. 달라이라마는 조전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권양숙 여사와 유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고인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또 세계불교도우의회(WFB) 사무국 자격으로 방한한 태국 부승왕 등 대표단은 5월 27일 조계사를 직접 방문,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분향했다.
한편 5월 29일 영결식을 마친 노 전 대통령의 유해는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된 뒤 김해 봉하마을 뒷산에 위치한 봉화산 정토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조계종은 이날 전국 각 사찰에서 고인의 초재를 봉행한 뒤 49재인 7월 10일 고인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49재 법회’를 봉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000호 [2009년 05월 29일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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