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는 운전하는 내내 히터를 틀게 된다. 바깥 바람이 매서워 환기를 시키는 것은 썩 내키지 않지만 그래도 가끔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다. 차안을 깨끗이 청소하면 한결 낫다. 찌든 때로 시커먼 내장재와 시트, 매트를 닦고, 먼지 낀 유리창도 말끔히 한다. 핸들과 기어 노브, 필러도 잊지 않는다. 청소를 마치면 보기에 깨끗하고 먼지 없어 공기 좋고, 냄새 없어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눈꽃 보러 먼 길 떠나기 전에 자동차 실내를 청소하자
새차라면 내장재 청소가 필수다. PVC, ABS 등 석유화학물질로 이루어진 내장재에서 풍기는 역한 냄새에는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유기화합물 같은 유해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6개월 정도 지나면 없어지지만, 두통과 눈이 따끔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새차 냄새가 싫다고 방향제를 놓으면 안된다. 더 강한 향으로 냄새를 지울 뿐, 유해성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때는 광촉매제를 이용한다. 광촉매제의 성분은 빛을 받아 유해성분을 분해시킨다. 단 광촉매제인 만큼 햇볕이 잘 들어야 효과가 있다. 내장재와 시트에 모두 사용한다. 스프레이 형태로 되어 있으며 역시 인터넷 쇼핑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값은 3만 원 안팎.
다음은 매트와 시트 청소다. 흙과 먼지가 가장 많은 곳이 매트와 시트다. 앞뒤의 매트를 모두 들어낸다. 차안은 진공청소기로 깨끗이 청소한다. 매트는 벽에 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최후의 먼지 하나까지 없애기 위해서는 세제를 풀어 솔로 박박 문지른 다음 잘 헹궈 햇볕에 말린다.
시트 역시 마찬가지. 시트에 묻은 오물을 닦아낸다(껌은 휘발유, 과일즙은 과산화수소, 케첩은 중성세제, 아기의 대소변은 물에 담가 얼룩을 불리고 손세탁을 하거나 삶는다). 그런 다음 시트 클리너를 수건에 묻혀 박박 문지른다. 진드기 살충제도 반드시 뿌린다. 요즘에는 살충제 성분이 아닌 식물성 성분의 진드기 제거제(3만 원선)도 나왔다.
트렁크와 통풍구 먼지도 없애야
이 정도 하면 실내 청소는 거의 끝난다. 하지만 운전석에 앉아 보면 여전히 뭔가 부족하다. 뿌연 유리창 탓이다. 선팅 필름이 벗겨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닦는다. 와이퍼의 작동 범위를 넘는 양쪽 끝 부분은 그야말로 먼지 창고다. 세정액을 듬뿍 묻혀 충분히 닦은 다음 물로 헹궈 낸다. 구석진 부분은 헌 칫솔을 이용하면 깨끗하게 닦인다. 먼 길 다녀와 날벌레의 잔해가 남아 있다면 비누칠로는 부족하다. 이럴 때는 철물점에서 파는 토치로 태운다.
유리창 말고 신경 쓸 부분이 또 있다. 트렁크와 통풍구. SUV는 트렁크 역시 실내공간이어서 냄새가 고스란히 차안으로 들어온다. 트렁크는 눈에 보이는 곳만 청소하지 말고 바닥도 들어올려 타이어·공구 보관함 등을 정리한다. 청소를 마친 다음에는 꼭 필요한 물건만 골라서 흔들리지 않도록 정리한다. 스노 체인은 겨울철 반드시 필요한 용품이다.
통풍구의 먼지는 히터를 틀 때마다 운전자와 탑승자를 괴롭힌다. 에어 클리너는 흡기구와 실내 송풍구에 모두 뿌려 줘야 한다. 흡입구에 뿌릴 때는 바깥 공기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고, 실내 송풍구의 경우에는 공기가 들어오지 않게 한다. 필터도 갈고 송풍구 틈새는 면봉에 세정액을 묻혀 닦는다.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다. 룸미러와 사이드 미러, 선루프는 물론이고 선바이저에 달린 거울까지 닦고 나면 실내 청소는 끝이다. 피톤치드든 레몬이든 좋아하는 방향제를 놓을 차례다. 인공적인 향이 싫다면 탈취제를 놓는다. 담배 냄새를 없애는 데는 방향제보다 탈취제가 좋다.
청소보다 중요한 것이 차안을 깨끗이 유지하는 일이다. 신발의 흙을 털면 흙먼지가 훨씬 줄고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냄새날 일이 거의 없다. 환기는 필수.
차안을 청소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도 아니고 금방 끝나지도 않는다. 겨울은 해가 짧으니 일찍 시작해서 일찍 끝내자. 내일 아침 차를 타면 갓 세탁한 옷을 입은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 4WD&RV, 2005년 01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