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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이 대학 4학년이 되었다.
서울생활 젖어있던 몽이는 4학년이 되었다 이제는 서울의 유명한 곳은 다아 가보았고 서울지리가 낯설지 않았다. 이제는차라리 서울에 오면 편안(便安)해지는 것을 서서히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스잔나가 같이 있어 더욱 그랬다. 또한 서울의 문화생할을 젖어서 시골은 더욱 시시해져 있었다.
70년대 냉전의 시대도 약간은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변화지 않았던 소련이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중공에도 미국과 핑퐁외교가 무르익어 가고 우리나라에도 남북관계가 서서히 변화가 감지되고 있었다.
서울에서 구미 고향 가는 일이 멀어져 갔다. 그래도 늘 같이했던 익철 승학 상철이는 그리움의 대상이었다.
방학 - 고향 신늪에 오다.
4학년 마지막 여름방학을 했다. 2학기는 학교는 강의가 거의 없어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 많은 것을 접어두고 신늪에 왔다.신늪동네 뒷산에 올라갔다. 고향은 언제나 변함이 없었다. 신늪은 마음의 고향이라 푸근했다. 뒷산에서 마실을 바라보면 집집마다 동화에서 나오는 그림처럼 저녁연기 흰 연기가 구름처럼 모락모락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하늘로 오르고 있었다.
신늪뒷산의 풀밭은 편안하고 부드러웠다. 고향의 하늘은 맑게 개어 있었다. 낙동강가에 발갛게 물든 저녁놀이 한가롭기만 하다. 소가 여유롭게 풀을 뜯고 강건너의 반티산은 항상 그렇게 변함없이 턱 버티고 서 있었다. 누워서 뒤을 돌아보면은 아득이 보이는 금오산 정상도 뿌옇게 보인다.
이런 아름다운 고향을 스잔나에게 어떻게 설명할까? 서울에서만 살아온 스잔나를 한번 데리고 와서 부모님께 인사를 시켜야 하는데~~ 뒷산 미뿔에서 편안하게 누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익철이는 몽이가 "서울에서 왔다" 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달려왔다.
"몽이야" 반갑다 얼마만이야? 군대을 같이 다녀온 익철은 변함없이 반겨주었다. "몽아 월남에서 상철이가 왔는데 저녁에 같이 만나자" 익철이가 일성을 올렸다. "그래 상철이가 왔다고 ? 만나야제!!" 얼마만이야? 군대를 늦게 간 상철이가 월남에서 휴가(休暇)를 왔다.
고향의 친구들 모두 모였다.
늦게 군 입대한후 지원해서 월남에서 먼 이국 땅에서 군 휴가를 나온 "상철이~ 아래뜸에서 살면서 늘 유머가 많고 싱거운 소리를 잘해 인기 많은 "태식이" 대구에서 좋은 직장을 일찍 구한 숭구실 "호식이" 마산에서 착실하게 직장생활하면서 올라온 승학이! 영원한 고향의 단짝친구! 부드럽고 연한 영원한 로맨티스트 "익철동무" 그리고 서울에서 방학이라 내려온 "몽이"
어떻게 기별이 되었는지? 승학집 아래채에 모두 모였다. 오랜만에 동무들이 왔다고 승학이 어머님은 씨암탉 두 마리를 한꺼번에 잡았다. 즐거운 동무들과 만남을 진정으로 기쁨을 같이 해주었다.
모처럼 동무들을 한꺼번에 만난 친구들은 월남 전쟁터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때 월남에서 베트콩과 전투를 벌린 이야기는 삶과 죽음을 넘나들며 전쟁터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맹호부대의 상철이는 용감하게 싸운 무용담은 재미에 재미를 더했다.
서울 몽이 스잔나 애인이야기등 화재가 너무 많았다. 친구들은 스잔나와의 로맨스는 아주 흥미로워 했다. 주로 군대이야기가 많았지만 전에 어렸을 때 땅콩서리 쑤에서 수박 따먹던 이야기등 즐거운 이야기는 끝이 없이 이어졌다.
어떻게 듣고 왔는지? 동네 여자동무인 숙이와 민자도 참석했다. 백숙 닭고기 안주에 막걸리 한 순배가 돌고 또 돌았다. 오랜만에 동무들을 만난 몽이도 서울에서 비루(beer)만 마시다가 막걸리를 마시니 속이 편안했다. 즐거움이 더해 고향친구들과 얼마나 마셨는지? 막걸리도 동이 났다. 전부 취했다.
그때 익철이는 상철이가 월남에서 가져온 카세트에 마이크를 두개 만들어서 한개는 기타 속에 넣고 하나는 노래하는 마이크를 만들었다.
그리고 젓가락 장단에 맞추어 돌아가면서 카셋트 마이크에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물론 익철의 기타솜씨는 화려했고 노래음정에 잘 맞추어 주어 노래 부르기 안성맞춤이었다.. 익철의 기타반주는 더욱 현란하고 성숙해져 있었다. 완전히 콩클대회 하는 무드였다.
젓가락 장단으로 밤을 지세우다.
젓가락 장단에 맞춘 노래는 신늪 아랫뜸 동네에 울려 퍼졌다. 신늪동네가 떠나갈 정도로 대합창소리처럼 들렸다. 이웃들도 잠을 못자 시끄러웠지만 모처럼 고향동무들과 만남을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태식의 "유정천리"를 시작해서 군가인 "진짜사나이" 그리고 숙이의 "동숙의 노래" 민자의 "찔레꽃 "승학이의 "갈대의 순정 " "미워하지 않으리" 몽이의 "돌아가는 삼각지" 상철의 "마음의 그림자" "영시의 이별"노래는 호식이의 "가슴아프게" 계속 이어졌다. 카세트 테이프는 녹음이 되어 돌아가고 있었다.
몽이도 모처럼 모든 것을 다 잊었다. 서울생활 시름도 스잔나도 잠시 잊고 고향의 다정하고 정다운 친구들이 있기에 너무 좋았고 행복했다.
젓가락 장단 그리고 익철의 섬세한 기타소리 카셋트에 마이크에서 나오는 소리는 너무 흥겨웠다. 새벽이 왔는지도 모르고 밤세워 노래를 불렀다.. 여자동무들은 언제 갔는지? 모두가 취해서 어떻게 밤을 보냈는지 조차 몰랐다.
몽이는 사랑하는 애인 스잔나를 생각하며 스잔나( 珊珊 / Susanna)노래를 중국어로 불렀다.
夕陽照天空 (시양자오티엔쿵) 지는 해 하늘을 비추는데
掠過一陣無情風 (뤼에구어이쩐무칭펑) 한바탕 무정한 바람 스쳐 지나가네
吹落片片梧桐葉 (췌이루어피엔피엔우퉁이에) 우수수 날려 떨어지는 오동잎
黃葉滿街秋意濃 (황이에만지에치우이눙) 누런 잎 거리에 가득하고 가을은 깊어가네
秋意濃夢成空 (치우이눙멍청쿵) 가을은 짙어가는데 꿈은 헛되어라
踏踐荒野無秋風 (타찌엔황이에무치우펑) 가을 바람도 없이 거친 들판을 밟는구나
生命像這一樹梧桐 (성밍시앙쩌이수우퉁) 생명은 이 한 그루 오동잎 같아
爲堪那凜冽的西風 (전 칸나린리에더시펑) 그 차가운 가을바람 어찌 견디리
夕陽留不住 (시양리우뿌주) 지는 해 잡아둘 수 없으니
爲甚마來去太총총 (웨이선머라이취타이충충) 어찌하여 오고감이 그리 빠른가
迎春梧桐發新綠 (잉춘우퉁파신뤼) 봄을 맞은 오동나무는 새싹이 돋건만
我隨夢歸去永無踪 (워쉐이멍꿰이취융우쭝) 나는 꿈따라 돌아가니 영원히 흔적없으리
時空會變, 人心易變 (스콩후에이삐엔, 런씬 이삐엔) 계절도 변해가고 인심도 쉬이 변하네
一片眞心換假心 (이피엔 쩐씬환지아신) 한조각 진심은 거짓 마음으로 바뀌네
早知人情比紙薄 (자오쯔 런칭비 즈보) 인정이 종이보다 얇다는 건 진작에 알았지
我會留時空到如今 (워후에이 리우스콩 따오루진) 나는 지금까지 세상에 머물 수 있었지만
萬般人情空自持 (완빤 런칭 콩쯔츠) 만 가지 인정 속절없이 자제하였구나
只落得一彎冷月照放世坤 (즈루어 더 이완 렁위에 짜오 팡쓰쿤) 다만 저무는 차가운 달이 세상을 비출 뿐
夕陽留不住 (시양리우뿌주) 지는 해 잡아둘 수 없으니
爲甚마來去太총총 (웨이선머라이취타이충충) 어찌하여 오고감이 그리 빠른가
迎春梧桐發新綠 (잉춘우퉁파신뤼) 봄을 맞은 오동나무는 새싹이 돋건만
我隨夢歸去永無踪 (워쉐이멍꿰이취융우쭝) 나는 꿈따라 돌아가니 영원히 흔적없으리
스잔나(Susanna) - 리칭(李菁) ""해는 서산에 지고 쓸쓸한 바람 부네 ~~ 내인생 오동잎 닮았네~지는 해 잡을 길 없으니~~""
"꼬끼오" 새벽이 왔다. 새벽이 어떻게 왔는지 그때 어떻게 잠들었는지? 아무도 모르고 잠이 들었다. 신늪에서 만나서 그렇게 흥겹게 부른 노래가 마지막이 될 줄이야 ? 아무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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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추억에 스잔나를 들려주어서 고맙습니다 혀가잘돌아가지안아서 고생햇던그노래 뒷동산 미뿔에누어부르던 아련한추억 보고싶은 동무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지는군요 한번만이라도 그
정말 몽이장군의 신늪에서 뒤동산 잔디 휘영청밝은달 그리운동무생각 스잔나의중국어 다시돌아가고싶은 내고향 익철이의 기타소리가 들려오는것 같은 느낌 오늘처럼 추운겨울날 몽이장군의 윗트가 그립습니다 한번만이라도 그때로 갈수잇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방장님 덕분에 스잔나 리칭에 애달픈목소리 잠깐이나마 행복할수있어서 고맙습니다
ㄷㄸ
누님! 누군가(금자누님)읽어주는 사람이 있어 큰 격려에 힘입어 몽이장군을 빨리 올렸습니다. 오늘 같이 추운 겨울날 ! 리칭(陳秋霞)의 가냘프게 흐느끼는 목소리로 "사랑의 스잔나"를 들으니 제가 써 놓고도 저 또한 우울한 감상에 젖어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쓸쓸한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늘 재미있고 위트와 즐거운 고향의 일이 많았던 몽이장군과 누님의 옛추억 ! 누님을 우울하게 해서 미안합니다.
정말로 "스잔나"네!!! 잘 읽고 잘 듣고 갑니다. 그 옛날 "리칭"보고 울었던 추억이...
그시절 홍콩 무협영화 일색있던 중국영화에 "사랑의 스잔나" 영화는 센세이션을 일으킨 기념비적인 영화 였지~~스잔나의 노래는 진추하의 목소리에 서정적이고 매혹적이어서 한국에서도 번안곡으로 "이성애" 문주란이 불렀지 ~ 종구님의 댓글이 없었으면 몽이는 벌써 중단 되었을텐데~~한번도 빠짐없이 달아주는 친구님의 댓글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