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야! 새 도로명주소로 바뀐 우편번호부도 없다
장병선
책을 발송하고자 우체국에 들렀다. 창구 여직원에게 ‘도로명주소’ 우편번호부를 물었더니 2011년에 발간한 지번 주소의 우편번호부밖에 없다고 한다. 주소가 바뀌었는데 왜 새로운 우편번호부가 없느냐고 물으려고 하는데 그 직원이 답한다. “도로명주소에 관한 사항은 안전행정부 소관 업무입니다. 바뀐 주소와 우편번호를 확인하려면 컴퓨터에서 검색해야 합니다.”
도로명주소로 바뀌면서 일부 지역의 우편번호도 변경되었다. 새로 시행된 도로명주소로 나의 수필집을 수신인 350명에게 보내려면, 컴퓨터 주소창(www,juso.go.kr)에 접속, 구 주소를 일일이 입력하여 새 주소를 확인하든가, 아니면 도로명주소 안내시스템(1588-0061)에 전화하여, 건건이 찾아내는 방법밖에 없다는 사실을 도로명 통합지원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다. 잦은 소관 부처의 변경이 가져온 결과가 아닌가 싶다. 우편 업무를 총괄하는 우정사업본부는 전 정보통신부에서 지식경제부로, 지식경제부에서 미래창조부로 정권 따라 바뀐 데다 도로명주소에 관한 사항은 안전행정부로 이원화하여 관장하다 보니 업무에 혼선이 있는 게 아닐까?
그나저나 나의 수필집 350권을 보낼 수신인 주소를 컴퓨터로 일일이 검색하여 찾으려면 하루에도 힘들 것 같다. 나의 시간과 노력이 아깝게 느껴진다. 이런 불편과 낭비가 어디 있나!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면 그에 따른 후속 조치가 따라야 할 것이다. 이 제도는 2011년 7월 29일 법정주소로 확정하여 지번주소와 병행 시행해 왔으며 2014년 1월 1일부터는 원칙적으로 도로명 주소만 사용하게 되었으니, 그동안 충분한 시간적 여유도 있었다.
우편은 대국민 서비스 업무다. 전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내거는 ‘국민 편의’와 ‘봉사 행정’은 어디로 갔을까?
우편은 컴퓨터에 서툰 사람. 장애인, 외국인, 그리고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한다. 그러기에 수발하면서 쉽고 간편해야 한다. 우편이 빨라야 소통도 잘된다. 디지털 선진국답게 쉽고 빠른 우편 업무가 수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4. 2. 7일자 조선일보 사외칼럼에 게재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