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는커녕 결혼도 하지 않은 몸입니다만, 이만하면 왠지 손해보는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혹 저처럼 쉽게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이를 위해 부연설명을 부탁했습니다. 정말 이 곳은 타 학원이나 어린이집에 비해 사교육비가 적고 또 안심할 수 있는 곳인가. 신상욱 경인교대 지역거점교육지원센터 담당자의 말입니다.
“사립 어린이집에 보내려면 한달 30~40만원은 생각해야 합니다. 사교육비 문제가 불거질 만큼 학원비 부담도 큽니다. 그치만 여기에서는 10만원에 보육은 물론 영어, 미술, 체육, 음악 등을 모두 전반적으로 배울 수 있어 사실상 학원이 필요없습니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어린이집 폭력 사건 등에 대해서도 “그간 꿈나무안심학교에서는 그러한 사고가 없었으며 항시 확실한 보고체계로 주간에 있었던 일을 바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힙니다.
그는 “앞으로 보육 복지란 가난한 이에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아이와 부모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일반의 것으로 인식이 뿌리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특히 맞벌이 부부가 많은 오늘날 그들이 커버하기 힘든 부분을 중점적으로 케어해야 하며 그 대표작이 이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꿈나무안심학교가 더 보완할 점은 무엇인가. 운영자 입장에서 그가 바라는 점은 “좀 더 대상이 확대되어야 한다”입니다. 현재는 이 학교를 이용할 수 있는 자격대상이 초등학교1학년으로 딱 1년만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2학년까지는 이러한 학교가 울타리 역할을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실제로 이곳 본청보다 1년앞서 열린 북부청사는 현재 이러한 의견을 반영해 2학년까지 2년간 수혜대상과 기간을 넓혔습니다.
2008년 도가 이 사업을 시작할 때 당초 목표는 31개 시군 전역에 300개 교실을 확장하는 것이었는데, 장소별로 본다면 학교 내와 학교 외로 나뉘었고, 학교 외는 또 아파트 등의 거주지역과 지금 이 도청처럼 직장어린이집 개념으로 볼 수 있는 장소까지 다양했습니다.
실제로 교실은 꾸준히 늘었습니다. 아까는 총 31개 교실이라 소개했는데 원래는 훨씬 수치가 많았어요. 본디 이 곳 도청 교실은 61번째 개소한 교실로 작년 12월말엔 학교수 62개소에 교실수 82교실로 운영됐습니다. 1750여명의 학생이 공부할 만큼 사업이 커진 거죠. 이 중 학교 안에서 운영되던 것이 38개소 교실 51개, 학교 밖에서 운영되는 것이 24개소 31개 교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학교 내에 열린 교실은 얼마 전 교육과학기술부의 관할로 넘어갔습니다. 하여 지금은 학교 외부에서 운영 중인 31개 교실이 도청 관할의 꿈나무 안심학교 현황이라는 설명되겠습니다.
물론 지금으로선 공급보다 수요가 많기에 계속 추가 교실을 개설할 방침입니다. 안심학교 현황을 보니 아직은 안심학교가 단 한 곳도 없는 시군이 더러 눈에 보입니다. 보편적이고 일반적 복지를 위해서는 아직 안심학교가 없는 지역에서의 새 교실 추가가 급선무입니다.
“직장에 아이 있으니 마음도 놓이고 학원보다 훨씬 나아요”
그러고 보니 지금 이 학교는 도청 안에 있는 만큼 청사 직원의 자녀가 꽤 있지 않을까요. 말 그대로 부모는 위층에서 일하고 자녀는 아래층에서 놀거나 공부하다가 함께 손 잡고 집으로 귀가하는 직장어린이집. 실제로 현재 이 곳 아이들 중 다섯명은 청내 직원의 자녀입니다.
“혹시 정규직 공무원 외에 별정직이나 비정규직 공무원 등도 입학이 가능한지요.”
“상관없습니다. 누구든지 가능합니다.”
아이들 중 유독 열심히 공부하는 모범생이 있었습니다. 숙지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이름은 박준형. 그리고, 마침 어머니가 청사 내에서 일하는 공무원이었죠.
“커서 꿈이?”
“우주비행사. 공기탱크나 그런거 배우는게 재밌어요.”
“공부할 때 가장 즐거운 건?”
“학습지 풀때요. 멘토 선생님과 공부책 푸는게 좋아요.”
“좋아하는 과목이 있니?”
“체육. 태권도 배워요.”
어머니도 만나볼 수 있었죠. 농정해양국 친환경농업과에서 근무하는 배소영 주무관입니다. 부부공무원이라 양육도 힘들고 사교육은 무리라는 배 주무관은 덕분에 옆에 자녀를 두고 있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학원은 보내고 싶지가 않았어요. 자라나는 아이의 정서상 문제가 있겠다 싶어서. 여기는 아이들과 지내는 것도 좋고 아쉬운 점이 없어요. 주변에 아이가 다섯 살, 여섯 살 쯤 된 동료가 있으면 여기 꼭 보내라고 추천할 정도예요.”
“그래도 영재교육이나 타 사교육이 질적으로 더 낫겠다고 고려해 본 적은요?”
“첨부터 없었어요. 그리고 여긴 우선 안전하잖아요. 사실 저도 이전에 여기에 아이를 보낸 누군가에게 소문을 듣고 신청한거예요. 아쉬운 거라면 좀 더 학급을 늘려줬으면 해요. 지금 열 살난 큰애도 여기 보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학원에 보냈거든요. 우리 아이가 졸업해도 딴 아이들이 더 많이 여기에 들어오면 좋겠어요.”
“준형이는 이 곳을 좋아하고요?”
“퇴근해서 데리러 오면 더 있다 오라고 돌려보내요. 일곱시 쯤 되면 내려오는데 계속 놀고 싶대요.”
부모님과 담당교사와의 돈독함은 덤입니다. 서로가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현재 이 곳 교실을 담당하는 정미영 교사는 “현재 밤 8시까지 운영하고 있다”며 다소 늦은 퇴근시간도 별 불만이 없다고 밝힙니다. “다른 곳에서 늘 야근이 많았던 탓에 지금 이 곳에서의 근무강도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교사 입장에서도 만족스러운 안심학교라 밝혔습니다.
경기도 교육정책과는 2008년 전국 최초로 만들어진 꿈나무안심학교가 우리나라 방과후 초등보육시설의 원조라고 주장합니다. 많은 지자체가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했음은 물론 2009년부터 교과부가 전국적으로 실시한 종일돌봄교실도 안심학교의 효과를 인정해 시행한 사업이라 말합니다. 이렇듯 전국적으로 보급한 프로그램을 이제는 질적으로 손질해 경기도 대표 복지브랜드로 만들 청사진을 쥐었습니다. 앞으로는 주5일제에 맞춰 토요체험학습을 확대 강화한다고 하니 아직까진 원조 방과후학교로서 벤치마킹될 행보가 많이 남았습니다.
글 사진 권근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