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km에 달하는 시화방조제는 드넓은 갯벌을 육지로 만들었다. 덕분에 배를 타야 갈 수 있던
여러 섬을 마음만 먹으면 자동차로 편하게 들어가는 천혜의 드라이브 길을 제공하게 됐다. 이국에 온 듯한 드넓은 포도밭을 지나 끝없이 펼쳐진
갯벌을 바라보며 갓 잡아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입 안에 넣으면 서해안의 짭짤한 갯내가 느껴진다. 꽤 멀리 떠나온 듯 섬 정취를 마음껏 느껴볼 수
있는 대부도 드라이브가 연인을 유혹한다.
대부도는 시흥의 오이도와 시화방조제로 연결되어 육지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섬이 되었다. 시원하게 뚫린
시화방조제를 지나면 오른편으로 방아머리선착장이 보인다. 덕적도, 자월도 등으로 떠나는 페리가 드나드는 작은 여객 항이지만 늘 분주한
곳이다.
파도를 막는 방파제 위로는 간이 횟집이 즐비하고 방파제 위에 걸터앉아 바닷바람을 맞으며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과 망둥이잡이에 열중한 강태공의 모습이 평화로워 보인다. 소박한 간이 횟집은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간재미, 숭어, 주꾸미
등의 값싼 횟감이 제철을 맞았다.
방아머리선착장에서 섬 안으로 들어서면 여전히 개발 중인 대부도의 부산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가 번갈아 이어지는 미완성 도로와 작업 중임을 표시하는 가드레일이 눈에 거슬리지만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면 한적한 풍광이 모습을
드러낸다. 논밭 사이로 아기자기하게 자리 잡은 마을과 낮은 구릉 위로 가득한 포도밭 풍경이 이국적이다.
6월이 되면 최고의 당도를 자랑하는 포도가 주렁주렁 매달린다. 대부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대부도산 포도로 만든 국내 유일의 와인이다. '그랑코토'라는 이름의 이 와인은 풋풋한 캠벨 포도 향이 매력적인 맛보기 힘든
와인이다.
누렇게 변한 갈대 숲 사이로 드문드문 눈에 띄는 물웅덩이가 외로운 상상을 하게 만드는 황톳길이
이어진다. 조개구이와 바지락칼국수 간판을 내건 음식점을 지나 액셀러레이터를 밟다 보면 탄도방조제 입구까지 갈 수 있다. 바로 옆에 있는
제부도처럼 이곳에서도 바다 갈라짐 현상이 나타난다.
물이 빠지면 누에를 닮아 '누에섬'으로 불리는 작은 섬으로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것. 썰물이 되면
나타나는 콘크리트 보도를 따라 '모세의 기적' 체험이 가능하다. 제부도가 자동차가 드나들기 좋도록 만들어져 운치가 없다면 이곳은 차량 출입이
통제돼 한적한 갯벌을 가까이 느낄 수 있다. 원한다면 갯벌로 들어갈 수도 있다.
지천에 널린 파래와 조개 등을 직접 채취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된다. 탄도를 뒤로하고 방조제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전곡항에서 대부도 드라이브 여정을 마무리하자. 간이 횟집 몇 곳이 성업 중인데, 고깃배가 정박된 풍경 뒤로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를 바라보며 출출한 배를 저렴한 가격에 채울 수 있다.
대부도의 길은 속력을 내거나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제공하진
않지만 독특한 섬 풍광을 보인다. 계속 이어지는 포도밭 풍경과 황토로 메워진 갯벌을 따라 달리다 보면 쓸쓸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대부도만의 특색 있는 구간에선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① 시화방조제∼방아머리선착장
드라이브의 쾌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바다를 옆에 끼고 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지만
11.2km에 이르는 직선 도로는 스피드를 내기에도 좋다. 방조제의 중간 중간에는 차를 멈추고 사진을 찍거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쉼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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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303번 지방국도∼선감동
야트막한 언덕과 구불구불한 커브길 옆으로 길게 이어지는 포도밭이 이국적이다. 계속 달리다 보면
현재 조성 중인 베테랑스 빌리지(032-882-2514~5)에 이른다. 북유럽 스타일의 예쁜 펜션들이 영화 세트처럼 바닷가에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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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탄도∼전곡항
높다란 방조제 옆에 난 길로 콘크리트의 삭막함과 바다의 평화로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곳이다. 어느
정도 차로 달렸다면 차를 세우고 방조제 위로 올라가 한가롭게 걸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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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뜻한 캠벨 포도 향의
대부도산 와인 '그랑코토'. 2 방파제에 앉아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이 행복해보인다. 3 방아머리선착장에는 간이
횟집이 길게 늘어서 있다. 4 바지락이 듬뿍 들어간 칼국수가 단돈 5000원. 5 전곡항의 간이 횟집.
2만원이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6 전곡항에서 바라본 바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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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지락칼국수,
조개구이
대부도에 왔다면 바지락칼국수와 조개구이를 꼭 맛봐야 한다.
대부도에서 영흥도, 선재도, 제부도로 이어지는 도로 양옆에는 바지락칼국수와 조개구이를 함께 먹을 수 있는 곳이 즐비하다. 바지락칼국수는 1인분에
5,000원이고 조개구이는 3만원 선. 바지락을 듬뿍 넣어 끓여낸 바지락칼국수는 담백하고 진한 국물이 일품인데, 양이 많은 편이므로 사람 수에
비해 약간 부족한 듯 주문하는 것이 좋다. 방아머리선착장을 지나자마자 나오는 먹을거리촌의 1호 바지락손칼국수(032-882-8989),
탄도선착장 근처의 26호 까치할머니식당(032-886-0334)이 맛있다.
■ 대부도산 와인,
그랑코토(Gran Coteau)
대부도는 포도가 자라는 천혜의 조건을 지닌 곳이다. 풍부한
일조량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 덕에 예로부터 껍질이 두껍고 당도가 높은 질 좋은 포도를 생산해왔다. 그랑코토는 대부도에서 생산되는 캠벨
포도로 빚은 국내 최초의 와인으로 대부도와 안산 시내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다. 풋풋한 과일 향과 새콤한 신맛이 독특한 향미를 풍긴다. 시음도
가능하므로 영농조합에 들러 마셔보고 살 수도 있다. ● 그린영농조합 032-886-9873 ● 그랑코토 레드·로제 와인 (1병)
2만원
■ 방아머리선착장, 탄도, 전곡항의 간이 횟집
대부도에서 바다를 가깝게 볼 수 있는 곳은 방아머리,
구봉도, 탄도마을, 남동 홀곶마을, 홍성리 등이다. 모두 비슷한 바다 풍경을 가지고 있지만 방아머리와 탄도, 전곡항엔 간이 횟집촌이 형성되어
있다.
다른 곳보다 바다에 가까이 앉아 신선한 회를 즐길 수 있다. 숭어, 우럭, 주꾸미, 간재미 등 다양한 어종을 맛볼 수
있다. 지금 제철을 맞은 횟감은 간재미와 주꾸미.
간재미의 평균 가격은 1kg에 1만5,000원이고 주꾸미는 1만원
선부터 거래된다. 가격에 맞춰 얼마든지 여러 횟감을 맛볼 수 있으므로 흥정을 놓치지 말자.
찾아가는 길 대부도로 가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월곶 IC로 나와 좌회전해 공장이 밀집된 시화공단을 지나면 시화방조제로 진입할 수 있다. 또는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비봉 IC에서 빠져나와 사강 방면으로 향하는 306번 지방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일요일에 돌아올 때는 약간 정체되므로 오후
3시 이전이나 아예 늦은 시간에 출발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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