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역에서 와라나시(바라나시)까지 특급 침대기차로 무려 15시간 거리, 우리 일행은 오후 3시 30분 기차였다.
말이 특급이지, 바퀴벌레가 슬슬 기어다니는 곳이다.

델리 역 플랫폼에서 본 기찻길 모습이다. 똥 오줌이 널려 있고, 마치 토끼만한 살진 시궁쥐들이 득시글거리는 곳이다.
우리나라에도 기차 안 화장실에서 내려다 보면 달리는 철길이 그대로 보였던 시절이 있었다. 60년대였던가?

델리역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담요와 모포를 깔고 앉아 있다.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플랫폼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짐을 나르는 포터들.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벌려고 우리들의 여행가방을 대여섯개씩 이고 들고 운반한다.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잔씨역에서는 머리에 큰 여행가방 2개, 한쪽팔에 두개씩, 도합 6개의 가방을 운반하는 포터가 있어 가슴을 아프게 했다. 뼈만 남은 이들의 어디에서 저런 힘이 나올까?

3층으로 된 침대기차는 앉아 있지 못할 정도로 낮다. 그래서 오밀조밀 1층에 앉아 있다가 9시가 되면 올라가 잠을 자야했다.
남편은 3층에, 나는 건너편 2층에 배정되었다. 다행히 나는 누웠다 앉을 수 있는 높이였지만, 남편은 올라가 누우면 일어나 앉을 수가 없었다. 자리를 바꾸자 했지만, 남편은 한사코 자기가 3층에 자겠단다.
저녁으로 디뻑이 생각해서 한국식당에서 도시락을 주문해서 나눠주었는데, 남편은 영 손을 못댄다. 할 수 없이 남편은 컵라면 하나로 때우고, 나와 광주에서 오신 여선생님은 맛나게 저녁을 먹었다.

우리 옆에서 앉아 있던 인도인 가족, 그들은 사모사(인도의 튀김만두), 란(인도의 밀전병)을 끊임없이 사먹으며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잡아주었다.

바라나시 역 도착 후, 포터들과 함께...... .
옆에 선 분이 광주에서 오신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이 분도 남편과 함께 오셨는데, 여러 나라를 여행하셨다 한다.
첫댓글 고생스러워도 씩씩하게 잘 다녀오셨네요. 역시...
빨간 옷을입은 짐꾼들을 보니 바라나시 갈 때 꽃무늬 커튼이 쳐진 침대차에서 자던 생각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