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생의 1/3을 잠으로 보낸다. 잠은 에너지를 보충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에 건강과 수면상태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 수면상태가 불량하면 삶이 무력해지고 피로감으로 신경질적으로 변하기 쉽다. 또한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일의 능률이 저하되면서 의욕도 없어지고 판단력도 떨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한 질병의 유발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미 많은 연구들을 통해 수면상태가 암, 당뇨, 고혈압, 우울증, 비만, 동맥경화증, 뇌졸중 등의 질병 유발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는 거꾸로 말하면 숙면을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강한 수면으로 건강한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규칙적인 시간에 수면을 취한다.
- 침실은 어둡게 한다. 필요하다면 안대를 착용한다.
- 침실온도는 선선한 정도로 쾌적하게 유지한다.
- 수면 시 주변의 소음을 최소화한다. 주거지가 소음이 심한 곳이라면 이중창이나 커튼을 설치한다. 귀마개를 착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 저녁시간 시간에 커피, 녹차, 홍차, 콜라, 초콜릿 등 카페인 음식은 피한다.
- 금연과 절주를 생활화한다.
- 낮잠은 30분 이상 자지 않는다.
-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단, 잠들기 전 무리한 운동은 피한다.
- 불면증이 있다면, 잠자기 전 명상이나 간단한 수면요가를 한다. 가볍게 반신욕과 족욕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또 마음을 흥분시킬 수 있는 행동이나 생각을 피하고, TV시청이나 컴퓨터 사용도 자제한다.
숙면을 방해하는 불면증, 코골이, 주기성 사지운동증,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수면보행증, 섬유근통증, 임신 등의 문제가 있다면 각 원인별로 다음과 같이 대처한다. 먼저 위에 언급된 건강한 수면 방법을 지킨다.
불면증
잠들기 어렵거나, 잠이 든 다음에도 자주 깨거나 깊은 잠을 잘 수 없는 증상.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1~2명이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 병원에 내원해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해야 하지만 최소량으로, 아주 가끔 복용하는 것이 좋다. 정확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 전문적인 진찰을 통해 치료를 받는 게 권장된다.
코골이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은 코골이다. 코골이를 예방하려면 잠 잘 때 베개는 30도 정도의 높이로 베고, 옆으로 누워 잠을 잔다. 늘어진 근육들이 옆으로 쏠리면서 숨길이 트여 코골이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술과 담배는 특히 코와 목 주변의 근육을 처지게 하므로 피한다.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과로하지 않는다.
주기성 사지운동증
잠을 잘 때 주기적으로 다리 또는 팔을 움직여 깊게 잠들기 어렵게 만드는 병으로 근육이 움찔거리는 느낌이 생겨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움찔거리는 느낌을 없애기 위해 다리를 포개거나 자주 움직인다. 움직임이 심하면 잠이 툭툭 끊어지게 되어 숙면이 어렵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은 뒤 사지의 움직임을 잡는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수면무호흡증
심하게 코를 골던 중 숨 막힘으로 꺽꺽대다가 숨을 푹 내쉬는 호흡을 반복한다. 호흡이 원활하지 않아 잠을 자면서 많이 움직이고 몸부림을 친다. 수면을 취했음에도 아침에 멍한 기분이 들고 구강 내의 건조감, 두통, 피로감이 심하다. 비만이 유발 요인이 되므로 과체중이라면 체중 조절이 필요하다.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적절히 병행해 기도의 긴장성을 유지한다. 술과 담배를 금한다. 술은 혈관 확장을 유발시켜서 인두 점막을 붓게 만들고 기도를 좁게 하며 뇌에 마취효과가 있어 무호흡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한 담배는 인두 점막을 붓게 하고, 기도를 좁게 한다.
수면보행증
몽유병이라고도 불리는 수면보행증은 수면 상태로 일어나 돌아다니거나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나 심리적인 것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정신과에 내원해 상담을 받아본다.
섬유근통증
섬유근통증은 전신 근육통증 및 피로 증상으로 대표되는 만성질환이다. 통증에 대한 민감성이 높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쉽게 통증이 생기는 부위를 마사지한다.
임신
태아가 자람에 따라 임산부의 혈액 흐름을 막아 숙면을 취하기 힘들어진다. 임신 초기에 무릎을 구부리고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에 적응한다. 똑바로 누운 자세는 자궁 주위 혈관을 압박해 하체에서 심장으로 올라오는 혈액의 흐름을 막을 수 있으므로 옆으로 누워 혈액 흐름을 방해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또 옆으로 누울 때 베개를 이용해 자신에게 맞는 편안한 수면 자세를 찾는다. 다리에 쥐가 나서 자주 깬다면 식사 중 칼슘이 부족하지 않은지 확인 후 칼슘을 복용한다. 임신 관련 불안이나 두려움 때문에 자주 깬다면 임신부 교실 등에 등록한다. 임신, 출산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면 두려움이 감소된다.
관절염
관절이 좋지 않은 환자들은 통증으로 잠을 이루기 힘들다. 체중조절을 하고, 운동이나 스트레칭으로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통증이 심하다면 병원에 내원해 적절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한다.
아토피피부염
주요 증상인 간지럼증이 대개 초저녁이나 한밤중에 더욱 심해져 수면장애로 이어지기 쉽다. 실제 아토피피부염 어린이 48.7%가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는 환경을 피한다. 실내 환기와 더불어 침구류에 서식하는 집먼지 진드기를 제거하고, 인스턴트 음식보다 자연식품을 섭취한다. 특정 음식으로 인해 것이라면 유발 음식물을 밝혀낸 뒤 관련 음식을 제한한다. 필요하다면 약물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다.
수면에 대한 진실과 거짓
가장 이상적인 수면시간은 6~7시간? - 진실
한 연구에 따르면, 수면 시간 4시간 이하인 사람의 사망률은 7시간인 사람에 비해 남자는 62%, 여자는 60% 높았다. 수면시간이 10시간 이상인 사람도 7시간인 남자와 여자에 비해 각각 73%, 92% 높게 나타났다. 가장 이상적인 수면 시간은 6~7시간이었다.
수면은 생명과 연관이 없다? - 거짓
한 연구에 따르면, 불면증이나 적게 자는 수면 장애가 있는 남성의 사망 위험이 하루 최소 6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는 정상적인 수면 습관의 남성에 비해 5배나 높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하루 8시간 이상 잠을 잔 여성에 비해 하루 5시간 이하 잠을 잔 여성의 사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면과 면역력 상관없다? - 거짓
14일간 수면시간과 수면효율, 피로도 등을 조사한 뒤 건강한 성인남녀를 격리하고 라이노 바이러스가 든 액체를 코에 분무한 뒤 5일간 감기 발생 여부를 감시한 연구에 따르면, 평균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인 집단은 8시간 이상인 집단에 비해 약 3배 더 감기에 잘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잠 잘 못자면 통증, 피로, 우울감도 커진다? - 진실
건강한 여성을 두 그룹으로 나눠 진행한 연구에서 3일 동안 푹 잔 그룹은 도중에 여러 번 깨워 숙면을 방해한 그룹보다 통증에 덜 예민하게 반응했다. 또 암환자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수면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통증, 피로, 우울감을 더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백설공주처럼 많이 자야 피부미인? - 거짓
너무 오래 자면 수면의 깊이가 얕아져 깊은 수면단계에서 나오는 세포의 생성과 분열을 촉진하는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피부조직의 회복이 늦어지게 된다. 또한 전신근육의 운동이 부족해져 혈액순환이 늦어져 부종이 생기기 쉽다. 자는 동안 피지선과 땀샘 분비가 줄어들므로 오랫동안 자면 피부가 유분을 배출하지 못해 지성피부로 바뀔 수도 있다.
술을 마시면 잠을 잘 잔다? - 거짓
수면은 양 못지않게 질이 중요한데, 술을 마시면 잠든 후 알코올이 몸에 흡수돼 심박동이 빨라지고 혈액은 더욱 빨리 순환하면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일을 지속하기 때문에 깊은 잠에 들 수 없게 된다.
불면증에 낮잠은 좋지 않다? - 거짓
불면증의 유형에 따라 낮잠이 도움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낮 시간의 활동량이 많고 피로가 누적되어 있는 불면증 환자의 경우 낮잠이 도움이 된다. 단, 낮잠 시간은 30분 이내로 엄수해야 한다.
가벼운 낮잠이 학습효과 높여준다? - 진실
점심 휴식시간의 30분 이내 낮잠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효과를 조사한 연구에서 학생들의 집중력이 늘고 학습효과가 향상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수면에 도움 되는 음식
아미노산의 일종인 트리토판에는 뇌를 진정시켜주고 꿈을 꾸지 않는 깊은 수면 상태를 유도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수면에 도움이 된다. 트리토판이 풍부한 음식은 두부, 달걀, 치즈, 우유, 포도, 바나나, 좁쌀, 칠면조, 참치 등이다.
또한 신선한 과일, 푸성귀, 야채나 칼슘, 철, 마그네슘 등 무기질이 풍부한 음식도 수면에 도움이 된다. 칼슘이 풍부한 음식은 낙농품, 낙농품, 뼈째 먹는 식품 등이며, 철은 간, 달걀, 간, 선지, 고기, 생선, 아보카도, 아몬드 등에 풍부하다. 또한 마그네슘은 고기, 생선, 해산물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 메밀 -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먹으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 키위 - 신경을 안정시키는 칼슘, 마그네슘과 숙면을 돕는 이노시톨이 풍부하다.
- 상추 - 최면 효과를 일으키는 성분이 있어 수면을 유도한다.
- 호두 - 피로할 때 기운을 돋우어 주며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
- 양파 - 혈액순환을 도와 불면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
- 마늘 - 혈액순환을 도와 피로회복과 숙면에 좋다.
- 대추 - 신경안정 효과가 있어 신경성 불면증에 효과가 있다.
- 둥글레차 - 중추신경계 진정작용이 뛰어나 숙면에 도움이 된다.
반면, 오히려 수면에 해가 되는 음식도 있다. 스파게티, 쌀, 감자, 밀가루, 빵 등 전분이 많은 음식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 커피 등의 카페인 음료, 알코올 등이 대표적인 예다.
수면건강 tip
건강한 낮잠 습관
낮잠은 생체시계의 리듬에 맞춰서 각성작용이 최저로 떨어지는 오후 1~3시에 취하는 것이 좋다. 또 낮잠시간은 15분~30분 정도의 가수면이 가장 이상적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노인의 경우 30분 이하의 낮잠이 치매의 위험성을 1/5 이하로 경감시킨 반면 1시간 이상의 낮잠은 오히려 치매 발병률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