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여 물럿거라! 드디어 3년 만에 "다울회" 정기모임이 있는 날! 이번 모임은 부부동반이 아닌 남자들만의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모임장소는 강원도 강릉! 강릉까지 이동하는 거리가 꽤 먼 거리지만 오랜만에 회원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기분이 설렌다.
강릉까지 이동은 목포에서 KTX를 타고 올라가 오성역에서 순주형님을 만나 차량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당일 아침! 따사로운 햇살이 좋다. 늦지않기 위해 목포역에 1시간 일찍 도착해서인지 여유가 생겨 마음에 안정감이 든다. 생각보다 아담한 목포역사가 웬지 정감이 간다. 맛의 도시, 낭만항구 목포! 라고 씌여진 조용하고 아늑한 문구와 대비되게 중앙자리에서는 선거기간 서로의 지지자를 응원하기 위해 스피커를 통해 크게 들려오는 음성이 자리를 피하게 만든다.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은 길지않다. 그 동안 벤치에 앉아 오고가는 사람들속에서 잠시 그들과 호흡을 공유해 본다.
출발시간이 다가오자 입장문이 열리고 승객들은 열차를 타기위해 발걸음이 빠르게 움직인다. 발걸음이 끝나는 지점에서 자신들의 승차권번호에 맞춰 열차를 조용히 기다린다.
열차가 도착하고 승객들은 몸을 싣는다. 이제 출발! 오성역까지 도착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좁은 좌석에서 몸을 베베 꼬아가며 눈을 감았다 떳다를 몇번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오성역에 도착했다.
순주형님과 합류~~ 순주형님의 아우디 차량에 몸을 싣고 다시 강릉으로 출발한다. 아직도 갈길이 한참 멀다.
잠시 오창휴게소에 들러 아이스커피로 입을 축이고 차량에 기름도 넣고 만반의 준비를 한다.
경부고속도로에서 다시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해 달려가는 길이 마냥 순탄치 많은 않다. 강릉에 가까워질수록 차량행렬은 길어지고 속도는 더디어진다. 평창군을 지날때 쯤 태백산맥 대관령 고개를 통과할때는 높은 고도때문인지 순간 귀가 먹먹해져 자연스레 침을 꿀꺽 삼키게 된다. 대관령 고개를 중심으로 영동과 영서의 분위기가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드디어 강원도 강릉에 도착했다. 광현형님과 만난 후 점심을 먹기위해 지역 맛집이라고 불리는 "삼교리 동치미막국수" 본점에 들린다. 식당안이 꽤 넓은데도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엄청 많다. 왜 맛집인지 궁금하다.
먼저 시원한 동치미 육수가 사발에 당겨 나오는데 갑자기 구미를 땡긴다. 특별함이 없어 보이는데 맛을 보니 특별함이 느껴진다.
두번째로 나온 메뉴는 메밀전! "메밀"하면 생각나는게 이효석이 쓴 서정적인 분위기 "메밀꽃 필 무렵" 단편소설이 생각난다. 아마 작품배경도 어느 강원도의 메밀꽃 핀 개울가였던것 같은데.... 내용은 가물가물하다. 메밀전도 역시나 맛있다.
드디어 나온 오늘의 메뉴 비빔동치미 막국수! 맛이 중독성이 있는 듯 순식간에 먹어치운다. 면발이 찰진게 다른 곳에서 먹어보지 못한 맛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를 직접 체험해 보니 확실히 알겠다. 맛집으로 인정할수 밖에 없다. 또 먹고 싶다.
점심을 맛있게 마치고 인근 관광지 "오죽헌"에 들려본다. "오죽헌"하면 떠오르는게 율곡이이와 신사임당이다. 이곳은 조선시대 율곡 이이가 태어난 곳으로 외가이다.
율곡 이이는 조선시대 퇴계 이황과 쌍벽을 이루웠던 학자였고 신사임당은 뛰어난 여류 예술가로 현모양처의 본보기가 되는 인물이다. 오죽했으면 우리나라 지폐중에 5천원권, 1천원권 인물이 이 모자가 아니겠는가?
오후가 되자 기온이 많이 올라간다.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확연한 여름날씨다. 그래도 이 무더위 아랑곳하지 않고 찾는 관광객이 많다.
오죽헌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입장료 3,000원이다. 좀 비싸다는 느낌도 들지만 그래도 처음이니 흔쾌히 지불하고 들어간다. 들어선 입구에는 율곡 이이의 동상이 일행을 맞이해 준다. 비싼 입장료만큼 오죽헌 내부는 조경이나 시설 등이 깔끔하게 잘 정비되어 있어 인상적이다.
들어선지 얼마 안되어 이곳이 왜 오죽헌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해결되었다. 가만히 보니 대나무 줄기가 까맣다. 이런 대나무 줄기는 처음본다. 신기하다. 뜻을 풀이하면 "까만 대나무가 많고 뜰안에 오죽이 있다고 해서 까만 대나무가 있는 뜰... 그래서 "오죽헌"이라 부르는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날씨가 더욱 무덥다. 잠시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율곡 기념관으로 이동한다. 기념관 내부는 신사임당과 율곡이이 가족들의 면면을 근접거리에서 살펴볼수 있다. 유물전시관로 자료들이 상당히 많지만 대부분 한자로 되어 있어 무슨 뜻인지는 알수 없다.
이제 오죽헌 구경을 끝내고 숙소로 이동한다. 이동하는 중 강릉역에서 태동형님과 합류!
도착한 백야펜션은 처음 봤을때 외관이 모텔분위기다. 예약한 숙소가 2층이어서 바다가 보일 줄 알았는데 앞 건물이 가로막고 있어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넓은 방은 4명이 여유롭게 쉴수 있는 장소로 충분하다. 일행은 가지고 온 짐을 풀고 주변을 돌아보기로 한다.
이곳은 어디일까? 강릉 카페거리로 유명한 안목해변이다. 안목해변에 들어서는 순간 많은 차량과 인파로 북적거리고 해변을 따라 늘어선 카페들이 이국적인 모습이 색다르다. 역시 동해안답게 섬 하나 없이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 가슴이 펑 뚫리는 기분이다.
일행도 안목에 왔으니 카페로 입성! 커피와 음료를 들고 스카이 뷰를 볼수 있는 옥상으로 올라가 잠시 동해안의 낭만에 젖어본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이제 슬슬 배가 고프기 시작한다. 오늘 저녁은 어디서 먹을까? 그래도 강릉하면 경포대 아닌가?
자리를 옮겨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는 경포대로 이동한다. 도착한 경포대는 역시나 젊음이 느껴진다. 이곳도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주차할곳도 마땅치 않다. 아늑했던 안목해변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경포대 주변 식당을 둘러보다 마침내 찾은 식당! 상호명이 눈에 들어와 들어간 "부산횟집" 2층으로 올라간다. 뷰가 좋다.
메뉴를 뭣으로 시킨담~ 어차피 횟감밖에 없을 터.. 그런데 메뉴판을 보니 이곳이 관광지라는 사실이 실감이 난다. 잘못들어온 걸까? 메뉴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아무리 관광지지만 너무한것 아닌지... 정말 실망이다.
주문한 가격대비 나온 음식들을 보니 참 기가차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지...
다음에 안오면 되지... 완전 눈탱이 맞은 기분이다.
힘겹게 식사를 마치고 주변 경포대해수욕장 주변을 둘러보며 기분을 전환해 본다. 아이들처럼 마냥 신나고 함께 하니 그냥 좋다. 경포대의 밤은 멋지다. 멀리 경포대해수욕장의 핫스파인 스카이 베이 호텔도 보이고 주변에서는 젊은연인들이 불꽃놀이에 아빠 미소가 지어진다. 경포대의 열기는 꺼질줄 모르지만 일행은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숙소로 이동한다.
경포대에서 부터 걸어서 도착한 숙소 "백야펜션" 광현형님이 준비한 야식을 먹으며 그동안 못다한 회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강릉의 하루가 지나간다.
2일째 강릉의 아침! 순주형님이 어제 약주를 많이 드셨는지 기운이 없다. 오늘도 강릉의 날씨는 여전히 뜨겁다.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
언제 강릉에 다시 와 볼까? 한번 와 보고 싶었는데 나는 왔다.
아침식사는 강릉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등짬뽕" 식당! 이 식당도 나름 맛집이다. 일반적인 짬뽕집이겠지 생각했는데 의외로 가성비도 괜찮고 나름 내 입맛에는 맞는 맛집이다. 짬뽕으로 식사를 하고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광현, 태동형님과는 강릉에서 헤어지고 순주형님과는 오성역에서 헤어졌다. 만남 뒤에는 헤어짐이 있지만 또 다른 만남을 기다린다는 사실을 알기에... 이렇게 1박 2일 강원도 강릉여행이 마무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