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은 원래 동아대학교 법학과 출신으로서 그의 아버지는 현철에게 큰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현철은 가수가 되고싶었다. 현철은 어렵사리 결심을 하여 어느날 아버지 앞에 무릅꿇고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아버님요 지 카수할랍니더." "뭐라꼬 법학과를 나온놈이 카수를 한다꼬?" "예 아부지 지는 꼭 카수가 되야겠습니더" "에라이 문두이짜슥아 카수가 된다꼬? 차라리 연탄카-수나 되라 이 문두이 짜슥아"
미용이라는 직업이 여성직업으로 인식되던 과거에 미용을 하고자하는 남자들은 넘어야할 산이 참으로 많았다. 처음에는 부모에게 허락을 받아야한다. 그러나 어느부모가 자기 귀한아들이 여자일을 하겠다는데 쉽게 동의해줄것인가,어느부모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적어도 가볍게라도 만류하게 되어있다. 우리 엄마도 그러셨다. "워째서 남자가 여자일을 다 헐라고 해쌌냐?" 우리형도 못마땅해 했다. "멋이라고? 미용사를 해븐다고야?" 그다음에는 친구들의 비웃음을 넘고 가야한다. 어떤놈의시키는 이런말도 주저하지 않았다. 여자흉내를 내면서 "어머 언니 머릿결 너어무 좋오타" 콱 요론 호로섀끼덜.... 그래도 친구들의 놀림은 재미로 넘긴다. 가장큰 문제는 배우자를 맞이하여 장인장모되실분들께 인사하러 갈때이다. "자네는 직업이 뭔가?" "네 머리자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머리자르는것이라면 이발산가?" 그때 마누라될 여자가 거든다. "아빠 이발사가 아니고 미용사에요." 장인 장모의 얼굴색이 약간 굳는다. "미요-옹사?" "네 미용삽니다" "허어 참- 내" 이때 같이 따라온 마누라될 사람의 이모가 거든다. "아니다싶으면 빨리 헤어지는게 낫지" 이 한마디로 이모는 가슴속에서 평생 안좋은 감정으로 남게된다. 이리하여 남자미용사는 수많은 우여곡절끝에 결혼을 하게된다. 예전에는 이렇게 남자가 미용사된다는것이 어느정도의 부끄러운 용기가 필요했다. 지금은 어떨런지 확실히는 모르겠으나 여자남자직업의 구분이 많이 모호하여진탓에 남자가 미용사 된다고 굳이 용기까지는 필요하지 않을것 같다. 나 옛날에 제일미용학원 다닐적에 처음에 들어가니 1학년반에 남자라곤 나 혼자 뿐이어서 한편으론 좋으면서도-많은여자들틈에 나혼자 끼니까-한편으론 약간 주눅이 들었었다. 한 1주일 되니까 어떤 곱상스런 남자 한놈이 더 들어와서 같이 붙어다니게 되었는데 그놈은 한둬달 다니다가 어느날부터 자취를 감췄다. 그놈자식 지금은 어디서 뭘해먹고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름은 민철호고 자기 아버지가 버스운전사여가지고 호주머니에 토큰을 가득 넣고 다니면서 나한테도 한주먹씩 주곤 했었는데.... 그놈 아무래도 세상사람들의 야유에 굴복한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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