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 — 프놈펜 어디에나 존재하는 판자촌 중 한곳에서, 그곳을 지나가는 철길가에는 결코 소음이 그치는 법이 없는데, 이곳에서 지금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다. 오랜 기간 이곳에 거주해온 주민들은 자신들이 이주를 해야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들은 이곳이 더 이상 안전하지도 않으며, 도덕적이지도 못하다고 말했다.
이 철길가 동네에는 지난 수년 동안 대략 100명 가량의 새로운 주민들이 안식처나 동료 공동체를 찾아 하나둘 모여들었고, 현재 충격적인 자포자기의 삶들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낮에만 잠을 자며, 그 중 일부는 매춘에 종사하기도 한다. 일부는 여장을 했다. 그들 대부분은 동성애자 남성들이다. 바로 이곳은 "벙꺽 2동"(Beoung Kak 2)으로 이제 그들의 집, 즉 캄보디아 최초의 게이 타운으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시카고의 "보이스타운"(Boystown)이나 샌프란시스코의 "카스트로"(Castro)가 아니다. 이곳은 동성애자들이 성 정체성과 자신들의 개체성(individuality), 그리고 사랑을 축하할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다. 결코 혼동해서는 안된다. 이곳은 바로 생존투쟁을 위한 장소이다.
매달 새내기들이 이곳으로 들어오면서 이들의 공동체는 팽창한다. 그에 따라 오랜 기간 거주해온 주민들을 이들이 대체해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캄보디아 게이 인구들 속에서 자신감이 싹트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동성애가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평등성을 확보하기까지는 수많은 어려움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두 가지 세상이 "벙꺽 2동"으로 모여들어 충돌하면서, 보다 큰 국가적 이슈가 새롭게 만들어짐에 따라 우화적인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 성적인 측면에서 급진적인 새로운 젊은 이주자들은, 기존의 이웃들이 고수하고 있던 전통적인 질서에 반하면서 병렬적으로 대치하고 있다. 보다 공개적으로 자신이 게이임을 밝히는 점점 더 많이 이 거리로 스며들면서, 기존의 이웃들은 황당해 하기도 하고 때로는 겁을 먹기조차 한다.
벙꺽 2동에서 이제는 휴업상태가 된 자신의 미용실 뒷켠에서 거주하고 있는 스레이 오운(Srey Oun, 48) 씨는 "[동성애자들이] 더 많이들 이곳으로 몰려와 여기서 깨름칙한 일들을 벌일까봐 두렵다. 모두들 나처럼 염려하고 있다. 크메르 문화는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이라고 말했다.
프놈펜의 게이 공동체를 살펴보는 NGO의 자료에 따르면, 이 도시의 "드러난" 동성애자들의 수는 2004년에 900명 수준에서 현재는 거의 1만명에 육박하면서 급팽창하고 있다고 한다. 이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여타 지방들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을 통계적으로 보여준다.
NGO 활동가들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팽창하던 공개적인 게이 캄보디아인들은 이곳 저곳에서 사회적 만남을 가졌지만, 거주만은 따로따로 살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3월에 훈센(Hun Sen) 총리가 매춘관광의 명소라는 캄보디아의 이미지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그 직후 경찰은 프놈펜 전체에서 윤락가와 가라오케들을 폐업시켰다. 그곳은 많은 수의 트랜스젠더(transgender)가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곳들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가난하거나 집이 없는 이들이 벙꺽 2동의 빈민굴로 꾸역꾸역 몰려들었다.
개천가에 툭 튀어나온 오두막에서 8명의 트랜스젠더 동료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짠 로따나(Chan Rattna, 24) 씨는 "만일 우리가 모여 살지 않는다면, 다른 이들이 우릴 깔보거나 혹은 때리기조차 하는 일을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함께 있어서 우리는 행복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가 있다.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성애 및 성에 관한 캄보디아인들의 정의 방식은 서구인들이 가진 관념과는 사뭇 다르다. 캄보디아에는 남성과 여성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 종종 "레이디 보이스"(lady boys)라 불리는 --- 제3의 성 정체성이 존재한다. 비록 남성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그들은 외모나 행동이 거의 완전하게 여성인 사람들이다. 그들은 대부분 성전환 수술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트랜스젠더 동성애자들은 크메르(=캄보디아) 사회의 그늘 속에서 살고 있다. 비록 그들이 자신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성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강조하긴 하지만, 그러한 선언이 도리어 그들이 은연 중에 가진 수치심의 전조처럼 보일 수도 있다. 글들은 말한다. 우리 부모에게는 말하지 말아 달라. 실명은 사용하지 마라. 고향에 가지 마라. 마라! 마라!
악취나고 비좁은 벙꺽 2동의 동성애자 거주촌에서 수집한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웨이브를 준 헤어 스타일의 세레이 삐세이(Srey Pisey)가 가진 이야기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그녀는 잘 어울리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언제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올해 28세인 삐세이는 13세 되던 해에 처음으로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자각했다. 프놈펜의 외곽인 껀달(Kandal) 도의 한 농촌마을에 거주하던 그녀는, 자신이 이러한 육체적 상태로 있다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고, 더 이상 고향마을에서 가족이나 이웃들과 관계를 유지하며 살 수도 없었다. 그녀는 외로웠다. 그녀는 자신이 여성이 됐어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한 자각은 고통스런 것이었다.
이제는 고향이 되어버린 벙꺽 2동에서, 그녀는 ""어렸을 때는 두 번이나 자살하려고 했죠"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약을 많이 먹었죠. 제가 게이라는 것에 너무 혼란스러웠고 좌절했어요. 부모님들은 나를 때렸고, 제가 고향을 떠나길 바랬어요. 저는 소년이 되어 보려고도 노력했지만, 안되러라고요. 왜냐하면 난 여자고, 그게 바로 자연스러운 거였으니까요"라고 말했다.
삐세이의 부모는 2002년에 그녀와 정식으로 의절하고 집에서 쫒아냈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녀는 아무런 기술도 없이 프놈펜에 왔다. 그 이후 그녀는 고향엘 가본 적이 없다. 자신의 가족들이 그녀를 보고싶어 하는지 아닌지 모르지만, 그녀는 매일마다 가족을 그리워한다고 한다. 그녀는 지금 프놈펜의 매춘부이다. "전 글을 읽을 줄 몰라요"라고 하는 삐세이의 말도 이곳에서는 자주 듣게 되는 주제이다. 그녀는 "저는 쓸 줄도 모르죠. 제가 아는 것은 매춘 뿐이예요"라고 말했다.
길을 따라 100 미터 쯤 내려가면 이곳에 오래 거주한 까울랍 코(Kaulap Kho) 씨가 오두막 안에서 5살 난 아들이 자고 있는 해먹(흔들이 침대)을 흔들고 있다. 아이가 자고 있는 틈을 타 말을 시작한 그녀는 점점 더 분노를 해나갔다. 쪼그리고 앉아있는 이 여인은, 이곳에서 벌써 10년째 조개를 팔고 있다. 그리하여 이곳은 그녀의 고향이 됐고, 이곳에서 4자녀도 낳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거리를 찾아 조만간 다른 지방으로 떠나야만 할 것이라 말했다.
까울랍 코 씨의 조개장사는 최근에 하루 2.5~5달러 어치를 팔아서, 그 중 50% 정도만 마진을 남길 수 있다. 그녀는 동성애자들 때문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그녀는 선량한 크메르인이라면 그런 "재수없는"(죄많은) 사람들 근처에다 가게를 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가 깨어나 울자, 그녀는 아이를 품에 앉으면서도 눈에는 분노의 빛을 보여주었다.
캄보디아 동성애자들에 대해 연구하고 지원도 하는 NGO들 중 하나인, "캄보디아 사회서비스 및 개발 협력"(Cambodia’s Corporation for Social Services and Development) 사무국장인 미어 짠탄(Meas Chanthan) 씨는 "이들(동성애자들)은 일반인들과 조금 다르다. 그들은 매우 다른 방식으로 말하고 행동한다. 그들은 이웃들의 시선 따윈 아랑곳 않고 큰소리로 때들거나 아우성을 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동성애자들은 자신들이 고립됐다고 생각하며, 자신들에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일반인들을 싫어하지만 도리없이 함께 살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동성애자들은 항상 슬픔에 빠져 있다"고 덧붙였다.
벙꺽 2동에 거주하는 일부 트랜스젠더들에게 고립감은 극복할 수 없을 정도로 뿌리 깊은 것이기도 하다. 금요일 아침 9시, 대부분의 주민들이 벌써 점심 준비를 생각하고 있을 그 시각에, 5명의 트랜스젠더들은 오두막 안의 나무 마룻바닥에서 잠자고 있었다. 그들은 밤늦게 귀가했다. 아무도 그들에게 생필품을 사주는 사람도 없고, 쌀을 살만큼 충분한 돈도 없는 상태이다.
비록 빛이 환하긴 해도, 이들에게는 "깊은 아침"이다. 뱃속에서는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난다. 하지만 트랜스젠더 동성애자들은 서로 파고들며 잠을 청할 뿐이었다. 그들에게 나머지 세상은 극복할 수 없는 외부세계인 것이다.
(Terry McC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