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화: [애니] "너에게 닿기를" 2기 中 '닿기를'(8화)
<너에게 닿기를> 1기에 이어 2기를 보고 있습니다.
사실 2기를 보면서, 특히 6,7화를 보면서 '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울화통을 유발하더군요. 서로의 감정이 이미 충분히 노출되었음에도 '오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를 못하더군요.
그리고, 오늘 8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닿기를'.
솔직히 좀 훌쩍였습니다.
뭐랄까, 진심에 도달하기 위한 분투가 감명을 주더군요.
돌아보면, 쿠로노마(여자 주인공)는 매번 자신의 진심을 닿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었지요.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 카제하야(남자 주인공)의 '힘내라!'였고요. 오해와 루머가 자신의 일부가 되어 체념한 채 살아가던 그녀에게 그는 '신'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물론 그녀의 그에 대한 동경도 오해하지 않은 첫인상에서 비롯된 환상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요(사랑은 지나치게 긍정적인 착각을 먹고 자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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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쿨'의 시대에 산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언가에 연연하는 것에 대해 "찌질하다"는 평을 내리곤 합니다. 상호 배려라는 명분하에 단독자의 위치를 재확인하는 '쿨'에 메여있지만, 그것은 나약해진 마음의 가면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숱한 오해 속에서 쿠로노마는 '닿기' 위해 용기를 냅니다. 그 '용기'에 도달하기 위해 했던 고민과 아픔, 갈등은 너무나 느리고, 느려 답답함을 줍니다. 제 3자의 시선인 제게 울화통을 유발시킵니다. 하지만 그녀는 무엇이 진심인지 무엇이 오해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타자는 항상 또다른 우주가 되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닿지 않으면 그곳의 진실은 결코 좁혀지지 않습니다.
한 인간에게 닿으려는 그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
그것이 '쿨함'을 가장하고 타자를 손쉽게 정리하고 처리하는 나를 쓸고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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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면 '나만 외로운 것인가'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겠지요.
하지만 서로의 마음에 닿지못한 우리는 '찌질'을 들먹이며 자신의 '쿨'함을 고수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대면해 '거절 당해도 괜찮은' 그 진심을 만날 용기를 잃어갑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진심'을 자신의 '쿨'함과 우월적 위치를 증명하는 하나의 논거로 삼아버립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쿨'함은 사실 상처받은 '진심'들의 가면은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너에게 닿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