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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소개
뱀사골계곡은 반야봉, 삼도봉, 토끼봉, 명선봉 사이의 울창한 원시림 지대에서 발원된 물줄기가 구절양장 계곡을 흐르다 크고 작은 소(沼)와 담(潭), 그리고 폭포를 잉태하는 곳으로 ‘어머니의 산’ 지리산이 품은 우리나라 계곡의 대명사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뱀사골은 ‘이무기가 죽은 골짜기’라는 뜻이다. 1300여 년 전 송림사에서는 해마다 칠월칠석이면 법력이 높은 승려를 뽑아 불공을 드리면 신선이 된다는 행사가 있었다. 매년 이어지는 이 행사를 이상하게 여긴 어느 고승이 그 해에 뽑힌 승려의 옷자락에 독을 묻혀 보냈는데 다음날 확인을 해 해보니 이무기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결국 송림사는 매해 법력이 높은 승려 한 명씩을 이무기의 제물로 바쳐 온 것이다. 이후 뱀이 죽은 골짜기라 하여 뱀사골이라 부르게 되었고 억울하게 죽은 스님의 넋을 기리기 위해 ‘절반의 신선’의 준말로 마을을 ‘반선(半仙)’이라 부르게 되었다. 전설의 송림사가 있던 곳이 뱀사골탐방안내소이고, 반선은 어느 때부턴가 반선(伴仙)으로 바뀌었다.
이와 같이 신비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뱀사골은 지리산 능선이 품고 있는 수많은 골짜기 중 조선시대까지 전인미답으로 남아 있던 곳이며, 또한 6.25 한국동란 당시 토벌부대에 쫓긴 빨치산들이 마지막 항거를 하며 치열한 유격전을 벌였던 전설보다 훨씬 드라마틱한 비극의 현장이었다. 빨치산의 전북도당 사령부가 있던 뱀사골은 6·25전쟁을 전후해 수많은 사람들의 피가 흐른 죽음의 계곡이었다. 1949년 반선에서 여순반란사건의 지휘관인 김지회와 홍순석 등이 토벌대에 의해 사살된 후 뱀사골 깊은 계곡은 빨치산의 은신처로 변했다. 이후 뱀사골은 토벌대와 빨치산의 쫓고 쫓기는 전투가 계속됐고, 이 과정에서 무고한 양민들까지 엄청난 피해를 보는 역사의 현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빨치산과 토벌대라는 역사적 사건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조명하고, 아픈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자리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뱀사골탐방안내소 2층에 빨치산과 토벌부대에 관련한 전시공간을 마련되어 있다.
뱀사골은 지리산 반야봉에서 반선(半仙)까지 산의 북사면을 흘러내리는 길이 14㎞의 골짜기로, 반선에서 화개재까지의 9.2㎞의 계곡 탐방로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크고 작은 소(沼)와 담(潭), 그리고 폭포를 볼 수 있다. 울창한 나무숲 속에 숨겨진 계곡의 물은 자갈 하나하나가 선명히 보일 만큼 맑고 푸르고 차갑다. 뱀사골 계곡은 또한 트레킹의 명소로 반선∼뱀사골탐방안내소∼요룡대∼병소∼간장대∼화개재로 이어지는 9.2㎞의 코스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곳으로 큰 바위가 많고, 크고 작은 폭포와 소가 연이어 펼쳐져 장관을 이루기 때문에 여름피서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리산국립공원 북부사무소에서 계곡을 따라 약 2㎞를 올라가면 와운골과 뱀사골 원류가 합수되는 곳에서 바위의 모습이 용이 머리를 흔들며 승천하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요룡대’와 마주한다. 요룡대는 30m 높이의 흔들바위로 용이 머리를 흔들며 승천하는 형상이며, 여기서 10분 정도 더 걸으면 용이 목욕을 하고 승천했다는 전설이 깃든 ‘탁용소’가 나온다. 탁룡소는 뱀사골에서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 시간쯤 더 걸으면 이무기가 죽었다는 전설의 ‘뱀소’를 지나 호리병 같이 생겼다고 명명된 ‘병소’에 도착한다. 나무로 만들어진 병풍교를 건너 폭포와 병풍 같은 바위 사이로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흐르는 ‘병풍소’, 뱀사골 계곡의 마지막 연못 ‘간장소’를 지나면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따라 화개장터에’라고 하는 가수 조영남의 노래 ‘화개장터’의 배경인 최종 목적지인 화개재가 나온다. ‘간장소’라는 지명에는 지리산 주능선을 넘어 경상도 하동장까지 가서 소금을 사와야 했던 사람들의 애환이 담겨있다. 뱀사골 가파른 계곡에서 미끄러져 소금을 물에 쏟는 일이 허다했는데 이 때문에 물색이 간장처럼 변했다는 것이다
반선에서 2.8㎞ 정도 올라가면 구름도 누워간다는 와운마을에 닿는데, 천연기념물 424호인 '천년송'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워낙 산세가 험해 지나가던 구름도 누워서 쉬고 간다는 와운마을은 옛날에는 호랑이가 비녀만 남기고 사람을 삼킬 정도로 호환에 시달렸던 마을이다. 1980년대까지 남원 목기와 한봉으로 생계를 유지했던 와운마을은 요즘 고로쇠 채취와 민박으로 척박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성삼재에서 뱀사골 반선까지는 약 19km로 당일산행치곤 길지만 완만하거나 내려가는 길이 많아 어렵진 않다. 다만 8시간 정도 걸리므로 시간 안배에 신경 써야 한다. 국립공원답게 길 찾기는 쉽지만 뱀사골 상류는 길이 약간 희미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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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사골은 "지금으로부터 1,300여년전 현 지리산북부사무소 자리에 송림사(松林寺)라는 절이 있었는데 지금의 실상사(實相寺)보다 100여년이 앞선 대찰로 1년에 한 번씩 스님 한 분을 뽑아 칠월백중날 신선바위에서 기도드리게 하면 신선이 되어 승천한다 하여 이 행사를 해마다 계속하였는데 이를 기이하게 여긴 고승이 독약이 묻은 옷을 스님에게 입히고 신선바위에 올라 기도드리게 했다. 그 날 새벽 괴성과 함께 기도드린 스님은 간곳이 없고 계곡내 용소에는 용이 못된 이무기가 죽어 있었다. 그 후 이 계곡을 뱀이 죽은 골짜기라 하여 뱀사골이라 부르게 되었고 억울하게 죽은 스님의 넋을 기리기 위해 (절반의 신선)의 준말로 마을을 반선(伴仙)이라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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