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거시는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등과 경쟁하는 스바루의 대표 모델이며 엔진은 2.5 및 3.6 자연흡기 등 2가지가 장착된다. 지난 봄 시승했던 3.6 모델은 성능서 유리했지만 시장서는 역시 2.5 모델이 인기다. 이에 2.5 모델의 잠재력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시승차는 2.5 모델로 엔진과 변속기 등 중심 하드웨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외관은 3.6과 다르지 않다. 3.6모델의 후면부에 2개로 구성된 머플러가 하나로 줄었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차이는 없다. 외관서 차이를 찾는다면 타이어 사이즈가 줄어든 것인데 시각적으로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레거시의 외관은 역시나 투박하다. 유선형의 라인을 갖는 타사 모델 대비 분명한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같은 디자인은 지지층과 비지지층을 확실히 구분 짓게 해준다.
측면부나 후면부 역시 투박한 느낌이지만 탄탄한 느낌을 준다는 매력이 있는 만큼 크게 아쉽거나 하지 않다. SUV만큼 큰 사이즈의 사이드 미러는 확실한 후방 시야를 확보해준다. 휠은 17인치 스펙이 쓰이며 215mm급 브리지스톤 투란자 EL400 모델을 사용한다.
인테리어도 3.6 모델과 완전히 동일하다. 3.6모델서도 센터페시아가 장착되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한 만족감을 표한바 있는데 2.5모델서도 이 부분은 강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시스템을 통해 Tpeg 내비게이션은 물론 라디오, DVD, DMB 등을 청취 또는 시청할 수 있다.
공간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단지 타사 모델 대비 꽉 찬 무엇인가(장비)가 없는 듯 보여지는 점이 아쉽다. 하지만 필요한 구성은 모두 담고 있어 동급 모델 대비 아쉬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시동키를 돌리면 수평대향 엔진이 회전하기 시작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특유의 박진감 있는 사운드가 들렸으면 싶다.
시내 주행서의 편안함은 3.6과 다르지 않다. 부드러운 서스펜션 덕분에 승차감도 좋다. 거친 노면에 접근해도 쇼크가 적고 AWD를 통한 안정감이 잘 살아나 미끄러운 노면서도 부담이 없다.
고속도로에 오르며 엔진 회전수를 올려본다. 2.5리터 엔진의 172마력이라는 출력은 배기량 대비 뛰어나진 않지만 큰 부족함을 느끼게 하지 않는다. 박진감 있게 치고 나가는 성향이라기 보다 부드럽지만 꾸준하게 밀어붙이는 타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히려 저속 영역보다 100km/h 이상에 올라 꾸준히 밀어붙일 때의 느낌이 더 좋은듯 싶다.
높은 속도에 도달해도 불안감은 없다. 아우디 및 일부 모델서 느낄 수 있는 4륜구동 승용차만의 안정감 덕분이다. 변속에 따른 쇼크가 없다는 점도 좋다. 일부 모델들의 경우 변속 때마다 전해지는 쇼크로 인해 순간적인 불안감이 생기기도 하지만 무단변속기의 채용 덕분에 변속 쇼크는 없다.
사실 계측기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출력은 다소 낮게 나왔다. 계측에서 불리한 무단변속기와 AWD라는 요소가 어우러져 2.0급 세단 정도의 성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차가 움직일 때의 체감으로 본다면 동급의 2.4리터 모델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쉽게는 최근 성능이 대폭 좋아진 국산 2.0급의 가속력을 가졌다고 생각하면 된다.
본격적인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VDC를 해제시키고 속도를 끌어올린다. 첫번째 코너를 맞이하며 제동력부터 확인한다. 마일드 하지만 후반까지 연장되는 느낌이 좋다. AWD 장착 모델들의 경우 2WD 모델에 비해 무게가 많이 나가는 편인 만큼 제동력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경향이 있는데 레거시에서는 그런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코너에 접어든다. 스티어링 휠의 조타각은 평균 정도지만 감각적인 면에서는 후륜 구동보다 조금 아쉬움이 느껴진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의 영향으로 바디롤은 있지만 불안감은 없다. AWD가 착실하게 차체를 밀어주기 때문이다. 한가지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면 스티어 특성이다. 레거시는 다른 AWD모델처럼 언더스티어를 기본적으로 보여주지만 후반으로 가면 오버스티어 경향을 보인다. 물론 VDC가 해제된 경우다. 운전자에 따라 스티어 특성을 조절하며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 될듯 싶다.
사실 다이내믹한 주행을 하다 보면 왠지 심심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부드러운 엔진과 무단변속기가 맞물리면서 너무 마일드한 주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각각의 소비자에게 단점이 될 수도 장점이 될 수도 있을 듯 하다.
사실 기본기로 본다면 분명 동급 모델과 견줘도 아쉽지 않은 수준이다. 굳이 단점을 지적하자면 타이어다. 역시나 4계절 타이어의 성능, 또한 215mm급으로 이차의 무게나 AWD의 특성을 이겨내기는 어렵다. 미국 사양의 일본차들이 타이어 부분에 대해 인색한 경우가 있는데 기본 성능 향상을 위해 조금의 조율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국내서 스바루의 판매량은 높지 않다. 어찌 보면 마니아적인 요소를 갖춘 브랜드이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올 겨울이라면 조금이나마 향상된 판매량을 노려볼 수도 있을듯 싶다. 눈길이라는 조건에서 AWD 승용차만큼 뛰어난 달리기를 자랑하는 차도 없기 때문이다.
첫댓글 츠자님 안녕?
자주 들어오지는 못하지만.. 가끔 들어와보면 츠자님 홀로 늘 바쁘시네요 ㅎㅎ
열심히 하시는만큼 좋은일 많이 많이 생기시길~ 홧팅요~
2.5에 관심이 있었는데 유용하게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