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 금요일 - 덕양 어울림누리 미술전 ''수하물의 한계''를 다녀오다
*독일 - 한국 현대미술교류전
생각이 젊은 화가 몇몇이 모였습니다. 자유로운 상상으로 행복하게 작업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전시회가 두 나라에서 열렸나 봅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갔습니다.
*전시회 제목, ''수하물의 한계''
모네전이나 비엔나미술사전 고흐전 등은 작품을 옮기는 데만도 엄청난 인력과 장비와 돈이 들어 갑니다. 완성된 그림을 넣은 틀(일명 ''액자''라 하지요^^)도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지요. 엄격하고 품위있고 거대합니다.
그러나 ''수하물의 한계" 사람들은 다릅니다. 그런 형식에 매이지 않습니다. 전시회 제묵이 ''수하물의 한계"인 것도 다 그런 이유입니다. 작품의 중량이 ''20kg''을 넘지 않도록 하자. 다들 조그만 가방 하나씩 작품을 넣고 들어왔다 했습니다. 습도를 맞추는 컨테이너박스에 안치되어 오는 걸작(?)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대우입니다.
* 작품의 의미는 무한대...
그러나 여기에 포인트가 있더군요. 너무나 평범한 대우를 받은 그들의 작품은 떨쳐버리고 싶은 게 있었던 겁니다. ''형식''이지요. 그들의 작품은 20kg의 무게를 완전히 뛰어 넘습니다. 연거푸 느끼지만 그런 그림 앞에서면 아이들은 자유롭습니다. 숙제가 없는 것 같거든요. ''에~이, 저게 뭐야?''랍니다.
제 생각에 작가들이 원한 게 그런 대답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끊임없이 회의하고 물음을 갖고 반항하라는 거지요.
* 고래, 외계인, 영혼, 괴물, 바람
어떤 그림 앞에 섰습니다. 푸르고 흰 덩어리가 세 그림마다 들어 있습니다. 창문을 타넘어 들어오고, 욕실 세면대에서 역류하는 듯 보이고, 거실에서 휘잉 휘몰아치는 것 같습니다. 그 덩어리를 보고 각자 말합니다.
유빈 - 외계인 같아.
진혁 - 고래 같아.
현- 영혼 같아.
희원 - 괴물 같아.
재형- 바람 같아...
* 또 다른 그림 앞에서
저도 잘 알 수 없는 그림 앞에 섰습니다. 아이들에게 또 물었습니다. ''저게 뭘까?''라고
희원 - 공이 튀는 것 같아.
진혁 정체 불명의 괴물 같아.
유빈 - 우주 같아.
재형 - 여러 색의 행성 같아.
현 - 행성 같아.
* 1000개의 메시지
종이배 1000개가 소용돌이를 치며 돌아갑니다. 마치 블랙홀로 빨려드러가는 모양 같습니다. 아이들은 그 종이배의 전시된 모양에 감탄을 하네요. 아이들에게 퀴즈를 냈습니다. ''저 종이배가 몇 개쯤으로 보여?''
현 - 만 개 정도...
희원 - 1050개 정도...
유빈 100개 정도
진혁 - 3000개 정도...
''딩동댕~'' 희원이가 맞혔습니다. 재형이는 시냇가 옆에서 종이배 작품을 요리조리 관찰하듯 살펴 보았습니다. 1000개의 종이배에는 비밀이 있었습니다.
300개는 세계지도로 만든 거고, 300개는 아무것도 없는 종이로, 250개는 잡지(사랑이 포인트인 책)로, 150개는 신문지로 만든거였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한 개는 ''top 시크릿''이라고 작가 해석해 놓았더군요. 재형이와 함께 갸우뚱갸우뚱 그게 뭘까 하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
* ''오늘 미술전은 네모다''
스폰지처럼 네모 안에 글자를 넣는 시간입니다. 오늘 미술전을 관람한 감상을 말하는 시간이지요. 단, 다섯 글자로 말해야 합니다. 그게 게임 규칙입니다.
유빈 - 오늘 미술전은 ''환상적이다'' / 오늘 미술전은 ''그래픽 최고!''
현 - 오늘 미술전은 ''인상적이다'' /오늘 미술전은 ''현대의 세계''
희원 -오늘 미술전은 ''신비로웠다./
재형 - 오늘 미술전은 ''ㅋ ㅋ ㅋ ㅋ ㅋ''/ 오늘 미술전은 ''ㅎ ㅎ ㅎ ㅎ ㅎ''
오늘 미술전은 ''마술의 세게''
진혁 - 오늘 미술전은 ''풍부한 세게''/ 오늘 미술전은 ''미래의 세계''/
오늘 미술전은 ''그래픽 나라'' / 오늘 미술전은 ''독일의 세계
* 자투리 시간에...
간식 먹고 높빛마슬 도서관에 잠깐 들렀습니다.
아일들이 책을 읽었지요.
현 - 돌아온 갈릴레이
재형 - 꿈꾸는 아인슈타인(특수상대성 이론편)/돌아온 갈릴레이
희원 - 그리스 로마신화(이아모와 메데이아5-9권)
진혁 - 꿈은 이루어진다 /카트라이더 세게일주(유럽-영국편)
유빈 - 일본에서 보물찾기
* ''양주방''에 들어가 보세요.
미술전은 원래 12월 2일까지였는데, 반응이 좋아 12월까지 연장한답니다. 아이들이 특히 오래 있었던 작품은 한국 작가들의 ''양주방''이었습니다. 혹시 가시게 된다면 그 방으로 한번 들어가 보세요.
* 골판지로 만든 시리즈 작품
골판지를 오려내 마치 판화처럼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처음엔 별 거 아닌 듯 지나치려다가 그림들을 하나하나 살피더니 놀라는군요.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져 있습니다.
* 그림보는 데 익숙해진 아이들
제법 미술관에 익숙해진 아이들입니다. 빠른 화면 (컴퓨터나 텔레비젼의 화면들)만 보다가 이렇게 정지된 화면 앞에 서는 건 사실 지루하죠. 그런데도 이제는 불평이 줄어들었습니다. 으레 그림 앞에 가서 잠깐이지만 서 있어 봅니다. 무슨 생각을 하며 보든 저는 그 모든 생각이 아이들을 성숙시킬거라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미술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