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헨리코 2세는 독일 왕 가운데서 성인 반열에 오른 왕이다.
성인은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부와 명예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어렸을 때는 사제가 되고 싶어 했을 정도로 신심이 두터웠다.
성인은 온화한 성품과 겸손한 태도, 합리적이고
자비로운 통치로 많은 이들에게 칭송받았다.
성인은 998년 룩셈부르크의 구네군다와 결혼하였는데
구네군다의 신심도 성인 못지 않았다.
둘 사이에는 아이가 없었는데
이는 헨리코 2세와 구네군다가 동정부부로 살 것을
하느님께 약속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헨리코는 독일과 이탈리아 왕으로 추대됐고
1014년에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되었다.
성인은 온 유럽을 평화롭게 다스렸고
학교와 수도원을 건립하는데 힘썼다.
이와 더불어 교회 개혁과 쇄신 운동을 펼쳐
가톨릭교회의 정화에 힘썼으며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지사업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성인은 특히 독일에 밤베르크 교구를 설립해
다른 교구에 모범이 될 수 있는 교구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성직자 부정부패를 엄중히 처벌했고
사제와 수도자 영성교육에 힘썼다.
이같은 노력에 밤베르크 교구는
가톨릭 교육과 문화의 중심지가 되었다.
헨리코는 로마에서 돌아오는 길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에 걸렸지만,
이탈리아 몬테카시노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에서
기도 중에 병이 낫는 기적을 체험하였다.
헨리코는 아내 구네군다가 먼저 죽자,
황제 자리를 내놓고 평수사로 살아가길 원했지만,
수도원에서는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성인은 스스로 수도자와 같은 금욕적 삶을 살며 생을 마감하였다.
헨리코는 1147년 시성됐고,
1200년 성인의 아내도 성인 반열에 올랐다.
성인 유해는 현재 독일 밤베르크 대성당에 안치돼 있다.
“하느님의 섭리와 자비로써 왕이 된 나 헨리코는
현재와 미래의 모든 교회 자녀들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구원을 주는 성서의 말씀들은 우리가 이 세상 재물을 제쳐 놓고
세상의 안락을 뒤로 미루며 영원히 있을 천국의 집을 얻은 데
온갖 노력을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가르칩니다.
우리가 이 세상의 영광을 소유하게 될 때
그 안에서 천상의 영원성과 관계있는
어떤 것을 찾지 않는다면
그것은 일시적이고 헛된 것이 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비하심으로
사람에게 유익한 치료제를 주셨습니다.
즉, 그분께서는 세상 것들을 통해서
천상 상급을 얻을 수 있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하느님의 인자하심을 기억하고
거저 주시는 하느님 자비의 섭리로써
내가 왕직에 오르게 됨을 알면서
나의 선대왕들이 전에 세운 교회들을 확장시키고
또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새 교회를 세워
나의 신심의 표시로써 이 교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주님의 계명에 귀를 기울이고
그분의 뜻에 기꺼이 순종하여
그분께서 우리에게 이토록 너그러이 베풀어 주신
재산을 하늘의 곳간에 쌓아 두기를 원합니다.
그곳에는 도둑이 들어와 훔치는 일이 없고
부패하거나 녹이 슬어 못쓰게 되는 것도 없습니다.
이렇게 하늘에다 우리 재물을 쌓아 둔다면
우리 마음은 사랑과 갈망 속에 그곳을 자주 향하게 될 것입니다.
나의 부친한테 유산으로 받은 밤베르크에
주교좌와 성당을 세우기로 결정했음을
모든 신자들에게 분명히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이것이 나의 선조들과 나 자신에게 훌륭한 기념비가 되고
또 거기서 모든 이들의 구원을 위한
희생 제물이 항상 봉헌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그의 축일을 7월 13일에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