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부터 성목요일이고 빠스카가 시작됩니다. 토요일에는 부활 달걀을 삶아야겠습니다.
오전에 쌀을 실으러 부평에 다녀왔습니다. 대성씨가 어제 사무엘 형제가 맡겨 둔 "하얀 민들레"(하얀 잡종 강아지)가 밤새 짖어서 걱정을 합니다. 아직 어려서 그런 모양입니다. 며칠 더 두고 보기로 했습니다.
금숙씨가 방세를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내어드렸습니다.
원식씨가 방세를 안냈습니다. 집주인이 찾아와서 방을 빼라고 합니다. 내일까지 방을 빼 주기로 했습니다. 보증금이 사라져버린 셈입니다. 원식씨는 미안해서 방세를 못 냈다고 제게 말을 못했다고 합니다. 사정하면 봐 줄 것 같아서 그랬다고 합니다. 월세받는 사람이 가난한 사람의 사정을 봐 주다간 월세를 못 받을 것입니다. 원식씨 살고 있는 옆 집에 방 한 칸 얻어놓은 것이 있습니다. 어떤 분에게 방을 얻어드렸는데 열흘이 넘도록 연락이 없습니다. 그 방을 청소하고 내일까지 원식씨와 모친이 집을 옮기시라고 했습니다.
3월 19일(수)
오전에 새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인천의제21 실천협의회 운영위원으로 위촉되어 회의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상임대표로 운영위원이 된 것입니다.
대성씨와 모니카 그리고 아가다 할머니와 바울라 할머니 또 서운동 본당의 효임 골롬바 자매님이 손님들 대접을 아주 잘 해 주셨습니다. 고마운 가족 분이 찾아오셨고요. 고맙습니다.
알콜의존증이 심한 우리 손님 몇 명이 교회 옆 담벼락에서 겨울동안 노숙을 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천원만 달라고 하고, 술먹고 싸우고 난리였습니다. 동네 분들이 참으로 참기 어려운 지경까지 온 것 같습니다. 겨우 달래서 장소를 옮기도록 했습니다.
온종일 손님이 참으로 많이 오셨습니다. 오늘은 장어를 고추장에 재웠다가 내었습니다. 참 행복하게 드십니다.
선호씨가 짜장면을 한 턱 내기로 했습니다. 저와 대성씨, 주헌씨, 성욱씨 다섯이 짜장면을 먹으러 갔는데 마침 쉬는 날입니다. 밴댕이 회덮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밴댕이 구이도 한 접시 주문하고 소주도 주문했습니다. 옥련동 민들레의 집에 선호씨가 들어온 지 만 삼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 동안 지난 해 한 달 아르바이트 했고요. 2006년도에 사나흘 아르바이트 한 것이 돈버는 일의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달부터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아주 부지런해졌습니다. 오늘 일해서 번 돈을 받았다고 합니다. 대견스럽습니다. 기다리니까 됩니다. 돈을 벌었다고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커피도 한 봉지 샀더군요.
3월 18일(화)
주헌씨가 어제밤에 넘어졌습니다. 술에 취했습니다. 그래도 예전처럼 속상하지는 않습니다.
월요일에 자기 통장에서 삼십만원만 찾아달라고 합니다. 찾아드렸더니 받아서는 그냥 가버립니다. 또 술을 드시려나 걱정이 되어서 뒤따라 가보았습니다. 이십만원을 봉투에 담아 베로니카께 드렸답니다. 돌봐줘서 고맙다면서 저와 저녁을 맛있게 사 드시라면서 약소하지만 받아달라고 했답니다.
동인천역 앞에서 주헌씨가 다른 노숙인 한 사람과 택시를 타는 것을 보았습니다. 남은 십만원으로 한 상에 오만원하는 술집에 간 모양입니다. 그래도 주헌씨가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녁에 많이 취해서 골목길을 내려가다가 넘어져서 머리에 상처가 났습니다.
정근씨가 오전에 왔습니다. 커피 한 잔만 드렸더니 마시고 금새 사라져버렸습니다. 동네에서 술 한 잔 얻어먹기가 참 힘들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