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가방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올라선다
굵은 끈으로 이어 어깨에 걸머진
크고 작은 종이 가방
영수증 한 장씩 붙어있다
한낮을 뚫고 온 듯 벌게진 얼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무겁다
앞좌석 앉은 이에게
앉아도 되겠냐는 공손한 인사말
대답도 듣기 전
옆에 앉아 스마트폰을 꺼내든다
주소지 확인하는 듯 또박또박한 그의 목소리
오선지를 읽는 사분음표 같다
몇 정거장 지나 사람들
빠져나간 뒷자리로 옮겨 앉으며
문 옆에 둔 가방 뭉치를 부탁하는 남자
고개 끄덕이며 너털웃음 터뜨리는 얼굴
말갛게 바라보는 그의 눈빛
흠뻑 햇살 머금은 나뭇잎처럼 푸르다
카페 게시글
이은춘 시인
종이 가방 / 이은춘
나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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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6
24.01.04 17:5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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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아니!
여기다 쓴다는 댓글이 줘터지지도 않았는데 얼떨결에 번지점프로 갔네
젠장
ㅋㅋ
빙판에 미끄러지신 듯~~^^